자연수.분수.곱셈... 기초를 잡아줘요

곱셈 마법에 걸린 나라 : 자연수와 곱셈 ㅣ 기초잡는 수학동화 1
팜 캘버트 지음, 웨인 지핸 그림, 박영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수학은 기초가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집짓기에 가끔 비교되는 수학은 아랫돌이 빠진 상태에서 웃돌을 쌓아 올릴 수 없듯이 기초가 허술할 경우 와르르 무너지기 쉬울 뿐만 아니라 견고하게 쌓거나 더이상 위단계를 밟을 수 없게 되니 말입니다.
원리 이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수학... 하지만 그 원리를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도움을 받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 하겠습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서 초등 1학년인 우리아이가 보는 책이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구구단을 외우지도 못하고... 저 또한 아직 아이에게 구구단을 가르칠 생각도 없던 터였기에 말입니다.  표지를 보니, 수학교과연계 자연수와 곱셈이란 도장이 찍혀 있는 이 책은, 초등 1~2학년 아이들 대상 도서라는게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랑비에 옷젖는다는 표현처럼 재미있는 동화라면 아이에게 읽혀도 참 좋을 것 같고, 그렇게 자주 자주 읽히다 보면,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곱셈의 원리를 이해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의 반응을 보고 참말 놀라웠습니다. 
우선, 이 책은 동화로서 손색이 없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학의 원리를 빼버리고 창작동화로서 읽혀도 전혀 무리가 없는 책입니다.  명작동화 한 편 읽는 느낌이 드는 이 책은, 피터 왕자의 열번째 생일날 불청객으로 찾아온 나쁜 난쟁이 마법사가 어떤 것이든 원하는 만큼 곱하기가 되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그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피터 왕자를 붙잡아가며 더욱 흥미롭게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난쟁이가 잠든 틈을 타 그 지팡이가 가진 곱셈의 비밀을 알게 된 피터 왕자는 그 지팡이를 가지고서 엉망이 된 나라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놓습니다. 그 못된 난쟁이도 없애버리고 말이죠.
우리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바로 난쟁이를 없애는 부분이랍니다. 못된 난쟁이를 없애는 것이니 흥미진진하기도 하구요, 더 재미있어 했던 것은, 곱셈 지팡이를 사용해서 난쟁이를 없애는 방법이였답니다.^^  
이제껏 덧셈과 뺄셈만 열심히 풀었던 우리아이에게는 조금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기만 했는데도 곱셈의 원리를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영을 만들어 버리는 방법만큼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지요~^^ 

이 책을 읽고나니, 왜 이 책이 수학의 기초를 탄탄하게 잡아 주는.... 초등 1,2학년 아이들이 읽어야 하는 도서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동화는 재미있어 자주 읽게 되고, 원리는 어렵지 않게 동화 속에 녹아 있으니 이해가 빠를밖에요.  
아직 구구단도 모르는데, 부록편에 실린 수학문제를 제법 잘 풀었습니다. 제가 조금 설명을 곁들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쉽게 곱셈 원리를 이해할줄은 몰랐네요. 특히 이 문제들이 숫자보다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더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