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여우 씨 동화는 내 친구 48
로알드 달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논장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보기스, 번스, 빈
뚱뚱보, 땅딸보, 말라깽이
이 지독한 악당들은
생김새는 영 딴판이지만
마음씨는 똑같이 치사하고 못됐다네. -13쪽 

다행이다. 이 책 속에 세 농부가 등장하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지독한 악당들로, 치사하고 못된 사람들이라니 말이다. 그것이 왜 다행이냐면, 그래야 여우씨에게 감쪽같이 당하고, 계속 고생을 하게 생겼으며, 자신들의 창고가 조금씩 털리게 되더라도 그리 불쌍하단 생각이 덜 들테니 말이다.^^
로알드 달 책답다 느껴지는 이 책은, 읽는 우리아이들에게 즐거운 모험과 함께 통쾌함을 안겨주는 책이다. 

보기스, 번스, 빈... 세 농부는 자신들의 창고에서 닭이며 오리나 거위, 칠면조를 훔쳐가는 여우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여우굴을 발견하고 여우굴에서 나오는 여우씨에게 총을 쐈건만 꼬리만 상처 입힌다.  이제 굴 속으로 다시 들어가 나오지 않는 여우씨를 잡기 위해 굴삭기까지 동원해 땅을 파지만, 자꾸 자꾸 안으로 깊숙이 굴을 파고 들어가는 여우씨를 번번히 놓치자 굴 앞에 텐트를 치고 총을 들고서, 배고파서 언젠간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을 여우씨와 여우씨네 가족들을 기다리기로 한다. 
이제껏 도망만 가던 여우씨... 끝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굴 밖으로 나와 세 농부에게 죽임을 당하게 될까? 하하. 하지만 영리한 우리의 여우씨는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이런 극박한 위기를 벗어날 아주 멋진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여우~하면 생각나는 게 교활함 혹은 약삭빠름? 이 여우씨는 제목에서처럼 멋진 여우씨가 아닌가! 그러니 그렇게 지독한 악당이며 치사하고 못된 농부 손에 잡혀 죽는다면, 그것도 가족들 모두를 잡으려는 농부들에게 당한다면 멋진 여우가 될 수 없을 터~~!! 머리 회전 빠른 여우씨의 이어지는 활약은 왠지 홍길동이나 일지매 이야기처럼 통쾌해진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은 우리아이도 여우씨의 멋진 계획이 이어지는 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가 무지무지 재밌다고 평(?)하는 부분이다.^^  

굶어서 기력없는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자신이 이제껏 다녔던 그 농부들의 창고 위치를 가늠하고는 땅 속으로 굴을 파며 그들의 창고를 뚫게 되고.... 그렇게 땅굴을 파다가 만난, 굶주려 있던 오소리 가족, 토끼 가족들에게도(세 농부가 숲언덕을 엉망으로 만드는 바람에 먹을 식량이 부족해졌다) 식량을 함께 나누어 주는 여우씨를 보니... 금은보화로 가득찬 부자들의 창고를 털어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는 의적처럼, 멋지단 표현이 걸맞지 않는가!^^ 

어떤 위기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여우씨의 모습이 인상적인 이 책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지만 읽어가다 줄 긋고 싶은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이 책을 재밌게 읽는 우리아이가 여우씨의 쉽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과 함께 어린 새끼 여우처럼 배려 많고 생각이 깊으면 참 좋을것 같기에.......^^ 

가장 어린 새끼 여우가 말했어요.
"아빠, 당근도 주세요! 저 당근도 꼭 가져가야 돼요."
여우 씨가 말했어요.
"바보같이 굴지 마라. 우린 입에도 안 대잖니."
"우리가 먹을 게 아니에요, 아빠. 토끼들 먹으라고요. 토끼들은 채소만 먹잖아요."
여우 씨가 소리쳤어요.
"아이고, 네 말이 맞구나! 정말 생각이 깊은 꼬마로구나! 당근 열 다발을 가져가자!" -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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