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왕따가 아니야! 웅진 세계그림책 108
도리스 렉허 글.그림, 박민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집단 따돌림... 왕따가 사회 문제시 된지 꽤 오래되었다. 어른들 사회에도 버젓이 있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진건 연령이 낮은 아이들에게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잊어버릴만 하면 뉴스에 보도 되는 왕따로 인해 파생된 심각한 문제들... 우리아이들 마음을 병들게 하는 그 문제는,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음은 나 또한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더 하다.  그 아이가 내 아이가 되지 말란 법이 없으니 말이다.  집단 따돌림에 대해서 다루는 책들이 많이 나오게 된 것도 사회 문제시 되면서인데~ 초등아이들, 청소년들에게도 읽히기 좋은, 이 문제를 다룬 책들이 나오고 있고, 유치.유아들에게도 제대로된 바른 친구관계를 심어 주려 그림책으로도 출간되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은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박쥐를 등장시켰다. 하지만 누군가를 따돌리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괴롭히는 건 인간사회만이란다. 동물들... 자연의 법칙에서는 있지 않는 문제라니, 그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일에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려운 법이다. 나는 책의 힘이 무척 크다고 생각한다. 책은 한 사람의 일생을 뒤바꾸어 놓을 수도 있고, 생명도 좌지우지 할 수 있을만큼 영향력이 크다고 믿는다. 이런 책의 힘을 빌려 이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 

의인화된 동물들로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는 <넌 왕따가 아니야>는 왕따를 당하는 실제 상황, 그 집단 심리, 피해자와 가해자등 개개인의 심리를 아주 세세히 묘사해 놓은 그림책이다.  
모두 모펠을 좋아해요.
박쥐들 중 힘이 가장 세기 때문이죠.
아무도 블라딘을 좋아하지 않아요.
모펠이 블라딘을 싫어하기 때문이예요. (본문 중에서)
블라딘이 왕따가 된 이유는 다른 이유가 없다. 그저 그 집단에서 가장 힘이 센 모펠이 싫어한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집단에 속한 다른 박쥐들은 힘센 모펠의 눈치를 보느라 마음에도 없는, 물론 이 중에는 모펠과 비슷한 마음으로... 블라딘을 못살게 군다. 블라딘을 도와주면 도와주었다고 되려 혼이 나기에, 도와주고 싶어도 위로하고 싶어도 용기있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거라고 집단 심리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섬짓한 것은 박쥐들의 갈수록 더 심해지는 따돌림 강도, 그리고 따돌림을 당하는 블라딘의 마음이다.  모펠은 블라딘에게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비웃는다. 블라딘에게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지만, 모든 박쥐들이 모펠을 따라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놀린다.  모두가 따돌리니 당연 위축된 블라딘을 이번엔 겁쟁이라고 놀리고, 그래서 더 주눅든 블라딘을 보고는 벌까지 자기들 맘대로 내린다는 거다.
그렇게 친구들에게서 놀림을 받는 블라딘은, 원래 잘 날지만, 날기도 싫고 날 힘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아래로 굴러 떨어져서 만난 고양이를 보고는 울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맛없을 거야! 냄새도 고약하다고......."
자존감도 없고 자신감도 이미 사라져 버렸다. 날기조차 싫고, 자신에 대한 친구들의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라니...... 따돌림의 문제는 이렇게 폭력에 의한 육체적 피해 못지 않게 정신적 문제가 크다하겠다. 

이 책은 블라딘의 계획에 고양이가 도움을 주면서 해결책을 찾게 된다. 블라딘이 그런 계획을 세울 수 있던 것도 고양이를 믿고서였지만, 그런 자신감과 용기, 적극적인 자세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아이들이 그런 문제를 당할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을 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누군가(어른)의 힘을 빌리는 것도 한 방법임을 알려 주고 있는 이 책은, 본문에 그려지는 따돌림의 상황들과 세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 집단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집단 따돌림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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