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주노초파남보똥 사계절 아동문고 72
김기정 외 지음 / 사계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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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재밌다. 일곱가지 무지개색에 왠 똥??  그런데 제목을 몇번 되내어보니 입에 착착 붙는것이 그 색깔이야말로 무지개 다움의 여덟번째 색깔이 확실한 모양인가보다.  본문 여덟편의 동화에 앞서 쓰여진 글쓴이의 말을 읽어보니 여덟명의 작가분들께서도 모여서 나머지 한 색을 고민하셨단다.. 그리고 정해진 색깔~똥색~!!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을 담아 동화를 쓰셨다는데 여덟번째 무지개색인 똥색은 평소에 똥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 온 어느 작가분에 대한 특별한 배려였다고....... 하하 

이 책은 여덟명의 작가분들이 좋아하는 색깔을 찾아 여덟가지의 색다른 맛이 나는 동화 읽는 재마가 참 쏠쏠하다.  여덟 편의 동화가 각각의 색깔과 각각의 맛을 드러내면서도, 아름다운 무지개 하나를 보고 있듯이 어우러져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주는데, 화성을 지구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화성에 처음으로 입주하여 사는 어느 가족의 화성탐사기를 다룬<침입자>는 화성에 사는 '퐁'이라는 생물체의 등장에 공상영화 보듯 쏘옥 빠져 읽었으며,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이 뜨거워졌던 <거짓말쟁이>는 가난으로 해체 되어가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유머 가득한 글로 펼쳐 놓아서 싱긋 웃으며 읽게 되는 <노란 잠수함>은 방글라데시인 아빠를 둔 아이의 눈을 통해 외국인 근로 노동자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잘못된 편견과 부당한 대우로 인해 마음 한 켠이 씁쓸해지면서, 결코 계속 싱긋거리며 읽을 수만은 없었다. 

<내 친구의 눈>에서는 '색맹'인 석찬이라는 아이가 나오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사실 나조차도 정말 그 색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햇빛에 반짝이는 초록 이파리들이 진짜 초록일까? 연두와 노랑과 갈색과 보라도 섞여 보일 때도 있으니 말이다.  또, 진짜 친구라면 무조건적인 보호보다는 그 친구가 뭘 원하는지 알고 행동해야 된다는 걸 일깨워 주기도~.  그리고, 카프카의 '변신'이 떠올랐던 <어느 화요일>은 어느 화요일날 아침에 돼지가 되어 깨어난 아이가 그 돼지 몸으로는 학교에 갈 수가 없어 집에 남아 엄마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 다니면서 이제껏 몰랐던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저 자신에게 공부만 강요한줄 알았던 엄마가, 엄마 또한 엄마나름으로 고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한다.  

엄마 아빠의 불화로 인해 엄마가 집을 나갔지만 자신의 그런 상황을 슬퍼하며 좌절하고 있지만 않고 꿋꿋이 받아 들이는 아이를 만날 수 있는 <OTL 금지>, 씩씩한 아들을 원하는 아빠!! 하지만 운동신경 제로, 대신 문학을 꿈꾸는 아들과는 불통되는 아빠다. 어느 날 아빠 자동차가 누군가에 의해 망가져 버린 사고를 풀어 나가는 추리소설 형식이라 더욱 재미나게 읽은 <X-파일>, 마지막으로 초등시절 누구나 겪어봤음 직한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좀 더 독특하고 특별한 똥을 만날 수 있는 <고마의 똥>까지... 한 편, 한 편, 모두 흡입력이 있는 단편 동화들로서, 또한 마지막 글 속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 아이들의 시선 속에 보여지는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사회의 모습들을 담담히 담아내면서도, 그 모습 속에 담겨진 문제점들이 하나 하나 껍질 벗겨지듯 도마에 올려져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을 아이들에게 각각의 이야기들마다 많은 생각들을 끄집어 내고 사고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덧붙여 박효미 팀장님과 남중 엄마를 만날 수 있어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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