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 미래 환경 그림책 2
유다정 지음, 박재현 외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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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태안반도에서의 기름유출사고는 당시 우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를 같이 접했던 제 아이 또한 마찬가지였나봅니다.  그 이후로 아이의 그림 속에서 또는 아이가 만드는 공작물 속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는 바다의 모습은 오염되어 까맣기 일쑤였습니다. 처음, 아이가 그 그림을 그렸을 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어른으로서 아름답고 멋진 우리네 자연을 보여주지 못할 망정 그런 모습을 보여야했으니 말이지요. 
 
물을 엎지른 후 그 물을 다시 주워 담으려면 담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난 후~ 많은 자원봉사단이 참여해서 깨끗하게 청소를 하려 애썼지만 오염 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듯이 말입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서해바다가 원상회복이 되려면 적어도 20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책 <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는 그 때의 기름유출사고를 떠올리게 합니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도시로 돈 벌러 가셔서 할머니와 단둘이 섬에 살고 있는 연지는, 푸른 바다를 좋아했던 연지의 엄마가 죽어서 인어가 되었다는 할머니의 말을 굳게 믿는 아이입니다.  연지는 인어가 된 엄마를 보러 평평 바위에 올라가 바다를 내려다보지만 뿔논병아리와 물범만이 만날 수 있을 뿐 엄마를 보지 못하자, 할머니에게 투정을 부립니다.  할머니는 그런 연지에게, 인어는 사람이 보면 안되니까 친구들을 보내는거라고 얘기해줍니다.  엄마 친구들인 뿔논병아리와 물범을 말이지요.  이제 연지는 뿔논병아리와 물범을 보면 항상 인사를 건네며 반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배에서 기름이 새어 나오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그 까만 기름은 따개비도, 갯가재도, 물범도, 연지가 인사를 하면 고개를 까닥이던 뿔논병아리까지도 모두 죽음으로 몰고 가버립니다. 그림 속에 까만 기름을 뒤집어 쓴 그 모습을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페이지 가득 퍼져 있는 죽음의 검은 색... 그 검은 기름에 휩싸여 뒤집혀진 채로 죽어가는 생물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픕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의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바닷사람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니 죽은거나 마찬가지라면서 말입니다. 희망이 사그라진 바닷가마을...  슬픔을 토로하는 마을사람들을 보며 연지는 인어가 된 엄마를 걱정합니다. 평평 바위에는 더 이상 뿔논병아리와 물범이 오지 않아 그 걱정이 더욱 커집니다.  그 때 도시에 돈벌러 나갔던 연지의 아빠가 돌아오고, 바다가 깨끗해지면 인어 엄마가 다시 돌아올 거라며 연지를 다독입니다. 그리고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바다를 청소하기 시작합니다.  연지도 자신이 자주 가던 평평바위에 나가 청소를 합니다.
 
연지의 코와 볼은 얼어서 빨개지고, 손은 기름 때문에 새까매졌어. 하지만 연지는 멈추지 않았어.
바다가 깨끗해져야 엄마가 돌아오고, 엄마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엄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꼭 푸른 바다로 되돌려 놓을께요!"(본문중에서)
마지막 페이지에 그려진 조그마한 연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추운 겨울 바닷가에서 작은 손으로 까만 기름 때를 벗겨 내는 모습을 보면 말이지요.  연지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리며,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금 곱씹게 해줍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에게 그 피해가 가게 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자연환경이 갈수록 오염이 심해지는 요즘은, 아이를 보면서 괜시리 걱정이 커집니다.  이번 기름유출사고는 말 그대로 사고입니다. 부주의로 생긴 일이였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바다에 나가 청소를 하는 모습보다는 바다에 나가 수영을 즐기고 먹거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기를 바라기에, 한번 쏟은 물 주워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만큼 더욱 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가는데에 모두가 함께 노력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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