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의 노란 우산 우리나라 그림동화 4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아이들 그림책을 읽어 주다가 가끔 가슴 뭉클 해지고 코를 시큰거리게하는 책을 만날때면 아이 모르게 살짝 호흡을 조절해가며 읽어 줍니다. 똑같은 책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때에 어떤 상황에 읽느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지요. 여섯살배기 꼬맹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그린 그림책을 볼 때면 제게 더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연탄길>이철환님의 그림책 <송이의 노란 우산>은 저를 울린 그림책 중 하나입니다. 처음 아이와 함께 읽다가 목이 콱~메여 잠시 뜸을 들여야 했지요.  우리나라 정서에 딱~ 와닿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그림동화여서 더욱 더 그러지 않나 싶습니다.  책 속에 그려진 송이의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아이의 모습이기 때문이지요. 주변 인물들도 마찬가지구요.  책 속의 꼬마 송이는 실제 이철환님과 같은 동네에 살던 아이라고 해서 마음이 더 짜~해집니다.  

송이의 엄마는 시장에서 장사를 합니다.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좌판으로 말입니다. 엄마를 따라 시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송이에겐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인형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 인형이지요. 엄마가 장사를 하는 동안 그 인형과 소꿉놀이를 하며 노는 송이.  송이 엄마의 좌판가게 옆에 채소가게가 있습니다. 채소가게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병으로 먼저 떠나 보낸 뒤에 술로 나날을 보내는데 송이는 그런 할아버지가 냄새도 나고 무서워서 싫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송이는, 시장구경하다 넘어지는 바람에 그만 깊게 파인 웅덩이에 안고 가던 인형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너무나 더러운~ 오물이 가득한 웅덩이에 떨어진 인형을 아무도 건져내 주려 하지 않지요. 그 때 채소 할아버지가 웅덩이로 들어가서 송이의 인형을 꺼내 줍니다.  

채소 할아버지입니다
채소 할아버지는 때 낀 옷소매로 인형을 조심조심 닦습니다.
"아가야, 어디 다친 데는 없니?"
"네......."
송이의 서먹한 대답에도 채소 할아버지는 웃고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더럽다고, 냄새난다고 무서워하던 채소 할아버지... 송이는 이제 예전처럼 할아버지가 무섭지 않습니다. 저녁부터 가을비가 내리는데... 역시나 술에 취해 방앗간 처마 밑에 누워 잠든 채소 할아버지의 젖은 모습을 본 송이는 자신이 쓰고 있던 노란 우산을 씌워 줍니다.  하지만 뒤돌아서 다시보니 우산이 뒤집혀 있고 할아버지는 오는 비를 죄다 맞고 있자~ 걱정이 앞서, 송이는 다시 뛰어가 할아버지를 처마 안쪽으로 넣으려 애를 씁니다. 송이 눈에 눈물이 고이는데, 주무시고만 있다고 생각했던 할아버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릅니다.  할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흘리는 송이의 눈물과 아내가 죽은 후 자신을 걱정해 줄 사람은 세상천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셨을 할아버지가, 송이의 그 작은 손길에, 전해지는 체온에 따스한 눈물을 흘립니다.
다음날 아침... 송이는 채소 할아버지로부터 예쁜 인형을 선물 받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모은 돈으로 채소할아버지가 사준 인형입니다. 이제 송이에겐 친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쁜 인형 친구가 둘입니다.^___^

마지막 페이지의 송이를 향해 개나리꽃처럼 피어 있는 노란 우산을 흔들며 활짝 웃는 채소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덩달아 저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송이가 씌워 준 노란 우산은 희망의 우산이였나봅니다. 지친 할아버지의 삶에 희망을 안겨 주었으니 말이지요.  나를 위해 진심으로 울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아이들이 송이의 예쁜 마음을 배웠음 좋겠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친절이라도 희망의 웃음을 선물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알았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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