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로렌의 <곰사냥을 떠나자>를 아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펼치고 읽었을때 그 작가가 이 작가가 맞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으니까요 <곰사냥을 떠나자>의 그 경쾌함과는 너무도 다른 회색의 우울함과 슬픔으로 가득찬 책을 만나게 될테니까요 책을 열면 한 남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왜소한 체격에 텁수룩하게 수염을 길렀지만 입을 벌려 활짝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글을 읽어보기 전까진 깜박 속을 수 있는 모습...그 모습은 정말 슬프지만 행복한 척하는 모습입니다 참 이상한것은 책을 처음 읽었을 때 행복해 보였던 첫 그림속 남자의 모습은 이 책을 덮고서 다시 꺼내서 읽게 될 땐 가장 슬퍼보이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행복을 가장한 그 표정이 더욱 슬프게 하더군요 이 남자에게 가장 슬플 때는 죽은 아들을 생각할 때입니다 펜으로 쓱쓱 그린듯한 회색톤으로만 채워진 그림 속 그 남자를 보고 있노라면 온통 슬픔 속에 빠져있어 도무지 헤어나올수 없는 표정입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인지라 그 남자의 슬픔이 스물스물 내게로 기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만큼 그 남자의 절망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더더욱 책을 읽는 내게 가슴을 아프게 했던것은 아들의 커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첩이였습니다 갓난 아기때부터 소년으로 청년으로....자라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첩 청년 이후에 찍혀 있어야 할 그 자리엔 텅빈 공간으로 남아서 읽는 나의 콧등을 시큰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줄 가족조차 잃어버린 이 남자의 슬픔은 이제 절망처럼 삶에 상처를 냅니다....너무 슬퍼서 미친짓을 한다는 이 남자.....샤워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이 남자를 보면서 제 목이 자꾸 메었습니다 이 남자는 이제 슬픔 속에 살아 가다 너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또한 슬퍼집니다 이 남자는 더 이상 슬픔이 자신에게 상처주는 것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은 사람들마다 모두 슬픔이 있다는 것이며 슬픔은 어디에나 있는것이고 언제라도 누구한테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슬픔이 아니다...라는 것을...이 슬픔은 읽는 독자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작가는 말합니다 이 남자는 ....그리고 추억을 떠올립니다.....이토록 사랑하는 아버지였으므로 그 추억은 얼마나 아름답고 많았을까요.....어쩌면 너무 아름다운 추억으로 인해 그 슬픔의 깊이가 더욱 깊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추억이 많다는 것은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청년이 되기까지의 그 시간 만큼의 추억이 자리잡고 있을테니까요 이제 이 남자는 추억속에 자신이 좋아했던 생일과 촛불을 기억해 냅니다 그리고 촛불을 켭니다 탁자 위에 한 개의 촛불이 이 남자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마지막 그림을 보면서 조금은 읽는 저도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제 이 남자도 이 절망의 늪에서의 돌파구를 찾은 듯 하니까요 작가의 실제 있었던 일들이라고 하니 더 뭉클하게 읽었던 책입니다 자식 잃은 슬픔 처럼 부모에게 가장 잔혹한 슬픔은 없을거라고 생각이듭니다 작가는 그 슬픔으로 자신이 얼마나 괴로웠는지를....하지만 그런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과 헤쳐나갈 돌파구도 같이 제시합니다 바로...아름다운 추억들이 가지는 힘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