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노루 밤비 - 파랑새 클래식 2
펠릭스 잘텐 지음, 김영진 옮김, 윤봉선 그림 / 파랑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번에 파랑새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파랑새클래식>시리즈를 보면 참 반갑다.  고전명작을 다루는 출판사가 어디 파랑새뿐이겠냐마는 1편인 <블랙 뷰티 : 어느 말의 자서전>에 이어 2편인 <밤비 : 숲속의 노루>를 보니 이어서 나올 3편까지 기대가 아주 크다.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은 고전들로 엮으며 또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목록으로 채워져 나갈 것 같단 생각이 들면서... 소장 가치 또한 충분하다 싶다. 

내 어린 시절 TV를 통해서 보았던 <아기 사슴 밤비>가 원작소설이 있었을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디즈니 만화로만 알고 있었는데~ 사실 그 만화도 본 적이 하도 오래 되다보니 지금은 만화의 내용은 거의 가물가물~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한 눈에 반할 만큼 예쁜 사슴이였던 밤비의 모습과 토끼 친구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가끔 아이들 노트나 스티커에서 그 이쁜 모습을 만나기도 하고~^^   

이 책을 보니, 밤비가 사슴이 아닌 노루란다~^^  원작의 노루 밤비가 디즈니사에서 만화로 제작되어지는 과정 중 사슴으로 바뀔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흥미로왔다.  원작을 보면 사슴은 노루의 친척으로 등장하는데 그럼 만화에서는 그 장면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싶어서 이 책을 보고 나니 밤비만화가 보고 싶어졌다.  디즈니사에서 제작기간이 길었던 만큼 지금도 디즈니사에서 큰 애착을 갖는 만화영화 <아기사슴 밤비>, 고전 애니메이션으로 꼽히는 밤비를 이렇게 원작으로 읽을 수 있게 되어 얼마나 좋던지~~^^.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표현한 숲과 동물들의 섬세한 묘사에 감탄하기도 하고, 사냥 당하는 동물들의 숨막히는 질주 묘사는 읽으면서 같이 숨이 차오를 만큼 흡입력있다.  유려한 묘사들에 책을 읽다가 밑줄 친 부분이 참 많은 책인데~ 숲을 묘사한 한 부분을 옮겨 보면 '빽빽한 나뭇잎들 사이로 이른 아침 햇살이 황금빛 실오라기처럼 새어 들어오자 숲 속 곳곳에서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중략) 지빠귀들은 휘파람을 불고, 피리새들은 지저귀고, 박새들은 재잘거렸다. 그 사이사이로 소리를 가르기라도 하듯 어치의 시비 거는 듯한 울음소리와 까치의 비웃는 듯한 울음 소리, 또 쇳소리처럼 찢어지는 꿩의 울음소리가 퍼지고 이따금 귀청이 찢어질 듯한 참새의 환호성이 그 모든 울음소리를 덮어 버리기도 했다(p11).'에서 보듯이 새들의 울음소리를 저렇게 다양하면서도 그 소리에 걸맞게 묘사해내다니 놀랍지 않은가~~^^ 

어느 숲 속에 아기노루 밤비가 태어나고 엄마에게 사랑스러운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는데 평온 할 것 같은 숲에 무적자로 등장하는 '사람', 그들에 의해서 엄마도 잃게 되었지만 꿋꿋하게 멋진 청년 노루로 자라며 사랑도 하고 자연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도 갖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기억되는 부분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동물들이 논하는 '사람'이다.  동물들이 우리들에게 말을 할수 있다면 딱~ 그렇게 말했을것 같단 생각이 들어... 왠지 서글퍼지고 부끄러지기도 했다.  동물들은 배가 고파서 사냥을 하지만 사람들은 취미로 사냥을 한다.  자신의 배가 채워 졌다 해도 더 쌓아 두고 싶은 욕심에 사냥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고 또 파괴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의 신음소리를 적나라하게 듣게 된다. 1920년대에 쓰여진 이 책이 그래서 더 놀랍다.  당시에는 자연파괴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다는데 이토록 흡입력있고 호소력 짙은 내용으로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니 말이다.  책이 출간되고 100년이 조금 못되었지만 100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을 책... 많은 아이들이 꼭 읽었음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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