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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 13 - 잘 살아보세 ㅣ 검정 고무신 13
도래미 지음, 이우영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1960년... 그 해는 내가 태어나지도 울언니가 태어나지도 울오빠가 태어나지도 않은 해이다. 그 1960년 11월 30일에 서울시민의 발이 되어주던 전차가 운행을 중지한 날이란다. 이유는 많아진 자동차들 때문이라는데... 그러고보면 6.25 전쟁으로 나라 전체가 무너져내린 후 7년 정도니..참 빠른 복구와 성장이다. <검정고무신>에 등장하는 기영이, 기철이는 그 시절 국민학생과 중학생이다. 전쟁의 폐허속에서 복구되었다 하더라도 참말 어려운 시절의 이야기들이 아닐 수 없다. 본문에 나오는 여러편의 이야기들 중 특히 학교 급식으로 나오는 분유이야기는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가늠케한다. 드럼통에 하나가득 담겨진 분유가루... 줄을 서서 그걸 배급받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프리카 난민들이 줄을 서서 빵을 배급받는 모습과 겹쳐지기도 했다. <검정고무신>은 빈민국 구호품으로..U.S.A가 선명하게 찍힌 드럼통 안에 든 분유 조차도 양껏 먹질 못했던 시절의 아이들 이야기이다.
16편정도 되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는 이 책에는 귀여운 초등학생아이라고만 느꼈던 기영이가 아빠가 되어서 나오기도 한다^^. 앞서 나의 어린시절보다 한참 앞서는 내용이라고 했지만 어떤 내용에선 내 어릴적과 겹치기도 했는데 텔레비젼에 관한 이야기가 그랬다. 내 어릴적에도 텔레비전이 동네에서 참 귀했다. 우리집이 잘살았다는 생각을 해본적 없지만(^^) 텔레비전이 있는 몇 안되는 집 중에 하나였는데 그 당시에 저녁시간대 드라마할 시간이 되면 우리집으로 동네분들이 모이셨고 우리는 우리집 텔레비전을 동네어른들과 동네친구들과 항상 공유하며 봤었다. 이 책 첫번째에 실린 이야기 '텔레비전 사던 날'을 읽다보니 그 시절이 절로 떠올랐다. 당시에 살던 집과 키우던 큰 개까지도~^^.
내 아이는 그런 공감대가 전혀 없을터인데도 이 책을 깔깔거리며 본다. 여러편이 실려있으니 어떤 이야기에는 세대를 떠나 공감을 하는 모양이다~^^. 당시 그 시대를 살아 온 어른들에게는~ 지난 시절의 그리운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또 아이와 함께 보면서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는 계기도 마련해줄 수 있는 <검정고무신>, 아주 나이 어린 아이들보다는 초등고학년이상의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