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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눈물 ㅣ 파랑새 청소년문학 5
안 로르 봉두 지음, 이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아마도 이 책은 누구라도 첫 장을 잡으면 마지막 장까지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들것이다. '안 로드 봉두'라는 내게는 생소한 작가의 이 작품은 밤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조금만 읽어야지 했다가 새벽까지 다 읽어버린 책이였다. 읽으면서 가슴이 아릿하기도 하고 읽으면서 행복해지기도 하고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사랑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책 <살인자의 눈물>... 안젤이 소년 파올로와의 관계를 통해서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왜 진즉 저런 만남을 가지지 못했는지 안쓰러웠다. 안젤이 지금처럼 냉혹한 살인자가 되기 전에 파올로와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그런 사랑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안젤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난 살인자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한가지는 알 고 있어....... 슬픔에 젖어 있을 때,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울 수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 어깨에 기대어 우는 거야."(본문 중에서)
자살하려는 파올로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안젤의 사랑이였다. 그런 파올로를 위로하였던 것은 안젤 자신도 어떻게 알게된 노래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노래였다. 그리고 슬플 때 기대어 울 수 있도록 어깨를 내어주는 안젤...... 살아가면서 이제껏 사랑도, 노래도, 기대어 울 어깨조차 얻지 못했을 안젤이였지만 처음으로 자신에게 행복한 마음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게 해 준 파올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던 부분이다.
이 책은 처음 읽을 땐 매우 극박한 느낌을 주었다. 외딴 집에 찾아든 낯선 사람,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살인과 자신의 나이조차 알지못하는 어린 꼬마와 살인자의 동거생활~~ 그리고 우연히 찾아든 손님과 함께 하면서 겪게 되는 미묘한 감정들 표현이 위태위태하기도 하지만 한장 한장 넘겨가다보면 이내 가슴뭉클한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안젤과 파올로, 그리고 루이스가 함께하는 여정~ 살인자 안젤이 끝내 체포되어 사형 당하기까지 눈을 떼기 어렵게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칠레 최남단, 세상의 끄트머리'라고 표현된 파올로의 집, 그 곳으로 도피해 온 안젤이나 여행을 온 루이스는 어쩌면 세상을 등지고 끄트머리까지 올 수 밖에 없었던 사회 속 외톨이들이였지만... 세상의 끄트머리라고 생각했던 막다른 그 곳에서 조금씩 피워내는 서로 간의 애정은 그 들 셋을 모두 변화시켜 주었으리라. 본문중에서 "어떤 변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가령,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매번 눈에 보이는 건 아니지요." 라며 안젤에게 벌목꾼 리카르도가 말하자 안젤은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 "사람의 본성도 바뀔까요?" 라고...
<살인자의 눈물>은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깊이 되짚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