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가끔 어렸을적 아주 재미나게 보았던 만화의 주인공 '형사 가제트'를 머리에 떠올릴 때가 많다. 가제트의 만능 팔다리처럼 팔이나 다리가 자유자재로 쑤욱 쑥 길어질 수 있다면 참 편하겠단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만능 팔다리보다 더욱 부러웠던 것은 가제트가 쓰고 다니는 모자 위로 필요할 때 마다 불쑥 튀어 나오는 프로펠러 장치였다~ㅎㅎ 가제트처럼 그렇게 조종장치를 이용해서 자유자재로 헬리콥터처럼 날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이런 상상을 자주 할 때는 도로에 자동차로 꽉 막혀 꼼짝하지 않을 때인데, 잠시의 그런 상상으로 기분전환이 되기도 한다.^^ <있다면? 없다면!>에서 만난 기발하고, 엉뚱하고, 희한하고, 놀라운, 열 일곱가지 상상중에서 이와 비슷한 상상을 만나게 되었는데 '만약 배낭 로켓을 메고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처럼 단순히 상상하는 것으로만 만족하지 않고 그 상상에 더욱 기발함을 덧붙여 번뜩이는 아이디어들로 채우는가 싶더니, 그 재미난 상상에서 방향을 틀어 과학적으로 고찰해보고 가능한 상상인지 불가능한 상상인지 비판을 가하는지라 읽는 내내 고개만 연신 끄덕끄덕~~^^ 거기다 유머 가득한 상상에 낄낄대기도 하고 페이지 곳곳에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재치만점 삽화덕에 아주 재미나게 읽혀지는 과학도서이다.^^ '상상에서 과학으로'라는 코너를 통해 과학지식을 전달해주기도 하는 <있다면? 없다면!>은 역시 과학도서답게 아주 많은 과학 지식을 얻을 수 있는데 캥거루에 관해서 잘못 인지하고 있던 부분들도 바로 알게 되었으며 우리말의 수를 나타내는 단어의 어원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기도 했다. 본문에서 다루는 열 일곱가지 상상들은... 처음 상상에 꼬리를 무는 또 다른 상상들도 참말 재밌지만 과학으로 접근한 비판 또한 매우 흥미롭다. 그 중에서 특히 '뿔...' 사슴뿔이나 소뿔이나 나는 같은 뿔로 알고 있었는데~ '만약 사람에게 사슴 같은 뿔이 있다면?'으로 시작된 상상은 잠잘 때 베는 베개의 크기부터 방안의 천장의 높이, 자동차 천장의 높이, 쓸모 없어질 모자까지 이어지는 상상이 재밌으면서도 그렇게 쏟아내는 상상들이 참 놀랍다. 거기다 덧붙여지는 상상...'그 뿔이 다쳤다면? 정형외과로 가야할까? 피부과로 가야할까?...' 그 상상은 이제 과학적 고찰로 이어지고 읽는 나로 하여금 절로 손뼉을 치게한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엉뚱한 상상을 상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치밀한 과학으로 되짚어 봄으로써 '과학적 상상력으로 충만한 예비 과학자'로 성장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정재승교수님의 서문은 바로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그저 엉뚱한 상상으로만 그쳤지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적 상상력과 더불어 비판적 사고를 안겨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에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꼭 읽었음 하는 바람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이런 식의 접근으로 과학시간을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싶은 마음도 갖게 되었는데 그러면 좀 더 상상력이 자극되고 사고력도 키워질테니 말이다. 거기다 아이들끼리 함께 머리 맞대고 뿜어내는 기발하고 재밌는 상상들은 과학시간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