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래고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2
이옥용 동시집,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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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래고> 이 동시집을 읽고 느낀 점을 한 줄로 표현해보라고 하면 딱...아이 눈에 비친 세상을 아이의 표현을 빌어 쓰고 있는 아이의 일기장을 보고 있는 느낌이였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첫 동시 <나랑 다르네>를 보면 '엄마한테 호두과자 세 개를 / 싸 달라고 했다. / 봉지를 열어 보니 다섯 톨이 들어 있었다. / 나 같으면 딱 세 톨만 넣었을 텐데. / 엄마는 다르네. / 나랑 다르네.' 에서 처럼 말이다.^^  당연히 세 개를 싸 달라고 했으니 자신 같으면 세 개를 넣었을 텐데, 엄마는 왜 두 개를 더 넣어 주었을까~~.  나하고는 다른 엄마... 그렇지만 이 아이는 두 개를 더 넣어 준 엄마의 손길에서 사랑을 느꼈을테고 그 느껴진 사랑만큼 호두를 먹는 내내 참 행복했을것 같다.  혹, 그 아이는 이제 친구들에게도 과자를 나눠줄 때 두 개 달라면 세 개를 주지 않을까~^^  이처럼 정말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는데... 어른이 쓴 동시라니~~.   

아이들을 위한 동시지만 어떤 동시는 어른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기도 하는데 이 동시집에 실린 동시들 중에 2부에 엮어 놓은 동시들이 특히 더 그랬다.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부분들을 동시로 표현한 시들로 그 시를 읽게 되는 아이들에겐 공감을~  그 시를 읽어주는 어른들에게는 부끄러움을 안겨주는 시가 아닐까 싶다.   2부에 실려있는 동시 중에 <빨리>라는 동시에선 '빨리 일어나고 / 빨리 밥 먹고 / 빨리 학교에 갔다. / 그러나 수업은 빨리 시작하지 않았다. / 빨리 놀고 / 빨리 배우고 / 빨리 싸웠다. / 그러나 키는 빨리 크지 않았다. / 빨리 물 주고 / 빨리 해 주고 / 빨리 꽃 피라고 빌었다. / 그러나 선인장은 죽어버렸다.'를 읽으면서  무엇이든지 사랑 한 줌 소금 한 줌 양식 한 줌 노력 한 줌... 그 에 따른  시간 한 줌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야 탄탄하고 건강할텐데......  그런데 언제부턴가 빨리 크길 바라는 마음에 성장촉진제를~  빨리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원작을 줄여 쓴 독후용 글들을~ 공부도 선행학습으로 하는 등...  부끄러운 현실이다. 

우리아이는 이 동시집 제목과 같은 동시 <고래와 래고>는 말놀이 같다며 좋아하고, 동시집을 다 읽고나서 어떤 시가 가장 기억나느냐고 했더니 <지구를 얼마나?>라는 시란다.  '말 많은 나 / 그 말 다 이으면 / 지구를 몇 바퀴나 돌까? / 금성까지 갈까? / ......'  이 시를 읽고선 자기도 쬐금 말이 많다고 생각하는 우리아이~ 자신은 하룻 동안 한 말은 달까지 가고 일주일 동안 한 말을 다 이으면 명왕성까지 갈 것 같다면서 낄낄댄다~.  이 시처럼 유머있는 시들도 있고, 짧은 동시지만 톡~ 쏘는 기발함을 느끼게 하거나 재치있는 시들도 많은~ 참말 재밌는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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