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귀찮아! - 아무것도 안 하고 살면 안 되나요? 파랑새 인성학교 4
모르간 다비드 글 그림, 이재현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아무것도 안하고 살면 안되나요?...아니 어떻게 아무것도 안하고 살고 싶을까~ㅎㅎ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녀석을 만났다.  그렇지만 놀라운 것은 내 아이는 테오를 이해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를 더 놀라게 했던 책이다.  이 책은 물론이고,  <파랑새 인성학교>시리즈 책들은 여러가지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내 생각들을 다시금 점검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으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아이의 다른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또, <파랑새인성학교>시리즈의 책들은 앞면지 부터 뒷면지까지 그림도 다 살피고 다 읽어봐야 되는 책들이지만 그 중 이 책은 앞과 뒤면지에 바뀐 테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선생님이 놀이공원으로 현장학습을 간다고 하자 다른 친구들 모두 신나하면서 반기는 반면 테오는 '쳇......' 이라고 한마디 한다.  배운것을 이해하기도 싫고 친구들이 축구하자는것도 귀찮아하는 테오.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도 못본 척, 선생님 말씀에도 무조건 귀찮아하던 테오의 손바닥에 갑자기 이상한 털이 막 자라기 시작한다.  그 털은 점점 자라서 테오를 휘감아버리고......  끈적거리는 털에 감싸인 테오는 살려달라 외치는 데,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모두 그런 테오를 도와주지는 않고 쳐다만 보면서 한마디씩 한다 '에이, 귀찮아!...'라고... 평상시 항상 테오가 입밖으로 내었던 말들을 다시 테오에게 되돌려주듯이 말이다.   혼자 힘으로 빠져나오기 힘들자 테오는 다시는 귀찮다는 말 하지 않을거라고 맹세하게 되고..갑자기 그 맹세의 말을 들은걸까? 손바닥의 그 털이 줄어든다.   몸을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다고하니까 털이 사라지고 있음을 알게된 테오는 자신에게 남아있던 게으름의 싹까지 싹둑 잘라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방도 정리하고 엄마도 도우고 친구들과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게 된다는 내용이다.

처음에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어떻게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어할 수 있을까~ 라고 지나가는 말처럼 얘기를 했더니만 내 아이가 분명하게 동조하면서 자신도 테오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한다.  언제 왜 그러는지 물어보았더니만 '그 일이 힘들 때'라고 대답한다.  어른인 내가 생각하기에는 쉬운 일이지만 아이에겐 힘이 들어서 하기 싫을 때도 있었겠지~~~.  테오와 같이 어떤 무기력증에 빠진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심리학자 세실 왈로의 글을 보니 아이들의 무기력한 행동은 숨겨놓은 고통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우정과 연대감에 눈을 떠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하니.. 혹 매사에 아이가 그렇게 행동한다면 잘 살펴보고 얘기를 나눠서 바르게 이끌어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책가방을 질질 끌고서 걷는 테오의 모습이~  마지막 페이지에선 당당하고 활짝 웃는 모습이다...그런 테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을 잘 살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밝은 모습으로 이끌어주어야 할 몫도 우리 어른들의 몫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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