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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ㅣ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완독하지 못했다. 언젠가 꼭 끝까지 읽겠다는 다짐만 반복하던 중에 그의 사상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누가 스미스 씨를 모함했나>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는 <국부론>이 아닌 <도덕감정론>을 먼저 읽게 되었다. 애덤 스미스가 더 심혈을 기울인 책이 바로 <도덕감정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덕감정론>도 <국부론> 못지않게 볼륨이 있는 책이지만 읽기 어렵지 않아 술술 넘어갔고, 읽는 도중에 밑줄도 많이 그었다.
이렇게 애덤 스미스의 두 책 이야기로 서평을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세계척학전집-훔친 부편>의 저자가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의 핵심을 단 몇 문장으로 압축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 책이 관통하는 주제, ‘돈의 문법’에 맞춰 두 권을 하나로 꿰어내면서 말이다. 거기에 현재의 시장 상황과 최근 이슈까지 연결해 독자의 이해를 높여 주는데,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고작 몇 페이지 안에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경제 개념과 사상들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촘촘히 다루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상가 중에 발터 벤야민의 <종교로서의 자본주의>는 특히 흥미로웠다. 내게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아우라’ 개념을 통해 예술을 논한 인물로 익숙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를 ‘제의(祭儀)’로 바라본 벤야민을 새롭게 만났다.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통찰하고자 한 사상가답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대한 그의 관점에 현대를 사는 누군들 수긍하지 않을까 싶다.
이 한 권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이 상당하다. 지식적 정보만이 아니라 ‘부’의 원리를 통찰하게 해 준다. 저자는 이 책은 ‘시간은 돈이다’로 압축되는 자본주의의 기본 공식을 의심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그러한 저자의 사유 체계가 이 한 권의 책을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