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어원 이야기 - 지적인 생각을 만드는 인문학 수업
패트릭 푸트 지음, 김정한 옮김 / 이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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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들은 어원이 분명히 있다. 그 단어의 기원이 어디서 어떻게 비롯되었는지를 연구하는 어원 연구가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단어가 그 형태를 띠기까지 중간 단계의 형태 그리고 근원적 형태를 파악하는 과정 그 자체도 매우 흥미진진한 탐구가 될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런던 태생의 영국인이다. 그러므로 자국의 언어인 영어 단어의 어원을 밝혀 책으로 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단어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 그리스어와 라틴어 그리고 영어도 큰 역할을 한다고 적고 있는데, 이 언어들은 모두 알파벳을 문자로 사용하는 언어들이라는 것이다. 같은 알파벳 사용 문화권에서는 단어들이 비슷하게 형성되고 변형되었으리라 생각하면서 읽었다.


본문은 열다섯 챕터로 어원의 테마를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사람과 관계된 것부터 시작하여, 식물로 이어지고 색과 원소, 건물과 장소, 음료와 형용사까지 다룬다. “성씨” 관련 챕터에서는 “호로비츠, Horowitz” 성씨에 대해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고 기억에도 남는다. “식물” 관련 챕터에서는 “몬스테라 델리시오사, Monstera Deliciosa”도 재미있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이라서 그 식물 이름의 어원을 알게 되어 좋았다. 특히 ‘델리시오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맛있는 delicious’의 의미를 가지고 있듯이 이 식물의 열매가 잘 익었을 경우 먹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기 때문이란다! 집에서 키우고는 있었으나 만약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면 꽃이 필 때 그냥 잘라버렸을 터인데 그 열매의 맛을 보기 위해서라도 잘 키워서 언젠가는 그 열매를 맛보리라 생각했다. “건물” 관련 챕터에서는 “학교, School”라는 단어의 어원이 흥미롭다. 어원에 담긴 뜻이 ‘쉬는 시간, 여가, 여유, 휴식’ 등이라고 하는데 이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학교에 오는 것은 방학이 있기 때문이라는 어떤 학생의 말이 떠올랐다. 방학이 끝나는 순간 디데이 다음 방학을 체크하는 학생들에게 옛 어원은 학교가 방학과 비슷한 뜻으로 쓰였다고 말하면 뭐라고 대답할까 싶다. 이 어원은 그리스어 ‘스콜레 skhole’에서 유래했고, 그리스인들은 학교에서 행하는 연구, 탐구, 공부들이 즐거움이고 쾌락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 것이라고 한다.


어원을 밝혀 놓은 단어를 읽다 보니 이렇게 알게 된 단어는 잊히지 않고 잘 기억된다는 점에서 이 책에 쓰인 부제목처럼 ‘지적인 생각을 만드는 인문학 수업’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말의 어원도 우리나라 학자들이 그 기원을 잘 밝혀 놓은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그 어원을 아는 일은 언어의 발전과 역사를 이해하는 학문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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