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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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 깊이 사무치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표현된 ‘뼛속’은 마음속 깊은 곳을 뜻한다. 마음속 깊은 곳을 ‘뼈’로 빗대어 표현했다. 아마도 사람의 몸을 이루고 있는 것 중에서 피부와 근육을 거쳐 들어가야 나타나는 것이 뼈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의 몸을 이루는 뼈, 그 뼈의 속까지 사무칠 정도라면, 이 말이 주는 어감은 그야말로 얼마나 깊숙하게 스몄는지를 진저리가 칠 만큼 느끼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숨겨진 뼈’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관용 표현이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이 책은 ‘뼈’를 두 영역을 나누어 다룬다. 첫 번째 챕터인 ‘숨겨진 뼈’는 그 말의 의미 그대로 우리 몸속뼈를 다룬다. 눈에 보이지 않고 몸속에 숨겨져 있지만 “세계 최고의 건축자재”(204쪽)로서의 뼈는 참으로 대단하다. 그 뼈의 기능, 생성 원리 등등 뼈에 대한 과학적, 생물학적 지식과 정보를 담아 놓은 것이 첫 번째 챕터이다.

두 번째 챕터인 ‘드러난 뼈’는 밖으로 드러나 있어서 눈에 보이는 뼈의 이야기다. 돌출되거나 부러져 피부 밖으로 튀어나온 뼈가 아니라 즉 민족, 국가 차원에서 혹은 문화, 종교, 예술 차원에서 다루는 “지구의 역사와 인류 문화의 탁월한 기록자”(205쪽)로서 뼈의 이야기다. 인류 문화와 함께한 뼈 이야기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뼈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다룬다. 문화인류학 관련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챕터였으며 저자가 뒤에 쓰고 있듯이 인류학자는 물론이고 예술, 종교, 문화 관련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다.


본문에는 놀랍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정말 많이 실려 있다. 자기의 다리에 뼈를 이식하는 실험을 한 의사가 후유증으로 여러 번 수술을 거쳐서 어렵게 회복하고서는 또다시 자신의 허벅지에 자가 실험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의사라는 직업적 소명에 대해서 생각하기도 했다. 엄지손가락이 손의 기능 중에서 60퍼센트나 차지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엄지손가락을 잃었을 때 그 손가락을 복구하는 수술 방법도 흥미로웠다. 뼈를 깎고 새겨서 만든 여러 가지 모형과 관련된 이야기는 그 모형 사진이 함께 실려 있는데 정말 정교해서 놀랍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단백질 화학에서부터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362쪽) 우리 몸의 ‘뼈’에 관한 모든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단백질 화학’과 ‘대중문화’가 어떻게 ‘뼈’로 연결되는지를 책을 읽어 보니 확연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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