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위험한 과학책

아주 위험한 과학책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아주 위험한 과학책>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어떠한 엉뚱하고 황당한 질문에도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서 합리적으로 답변을 해놓은 책”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NASA에서 근무한 공학자로서 현재는 사이언스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위험한 과학책”이라는 이름으로 랜들 먼로의 책들이 몇 권 더 있는데, 독자들이 랜들 먼로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그 질문과 관련하여 과학적 답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것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고 있고, 이 책도 그렇게 출간된 책이다.

저자가 애용하는 졸라맨 그림은 여전히 이번 책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 그림의 효과는 꽤 크다. 과학적이며 논리적인 답변은 글줄로만 쓰여 있을 때 자칫 지루할 수 있다. 또, 독자가 그 답변을 잘 이해를 못할 수도 있거나 혹은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이 되도록 일어나지 않도록 저자는 그 상황과 결과들을 그림으로 그려 답변을 적었다. 그 그림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졸라맨 때문이다. 이 졸라맨 사람은 질문 풀이 과정에서 황당한 상황임에도 꿋꿋하게 진지하거나, 매우 생각이 많거나, 처참(?)한 결말 상황에서도 별로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다치기도 한다. 아마 동그란 머리통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선으로 표현된 인간이기에 가볍게 보여서 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괜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따라 하다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책 제목이 “위험한” 과학책이 되었다. 이 책의 첫 장을 열면 경고 문구도 그래서 적어 놓은 듯하다.

황당한 질문에 따른 저자의 답변은 매우 논리적이다. 그래서 매우 설득력을 갖췄다. 왠지 진짜 그럴듯하다. 답변을 읽으면서 나의 뇌는 계속 답변을 읽으며 사고 실험을 한다. 그러고는 이해한다. “그럴 것 같네. 맞아! 바로 그렇지!”라고 중얼대기도 하면서, 책 속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연상하여 결과를 이해하기도 한다. 물론 나는 과학적 지식이 얄팍하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본다.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모든 답변들이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걸까? 라고. 그러기에는 답변으로 제시되고 있는 근거들이 꽤 합리적이기 때문에, 또 저자가 과학자이기도 하므로 믿기로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답변보다도 더 놀라운 ‘질문’을 읽고는 그 질문을 한 사람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막대 빵을 끝없이 먹으려면 얼마나 천천히 씹어야 할까요?”라니, 난 한 번도 무엇이든 먹으면서 끝없이 씹고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유머러스한 질문도 있다. “... 새가 내 차와 완벽하게 같은 속력과 방향으로 날고 있는데, 내가 방향을 바꾸어 새를 내 차 안으로 넣으면 새가 당황하는 것 말고는 어떤 일이 있을까요?...” 하하하. 나는 이런 유머가 참 즐겁다. 질문자의 유머처럼 랜들 먼로도 정말 유쾌한 답변을 들려주기 때문에 참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두툼하지만 두렵지 않은, 과학책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창의적 사고력이 왠지 쑥쑥 자랄 것 같은 유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