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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힘 생각의 격 - 교양인을 위한 70가지 시사이슈 찬반토론,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허원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평점 :
자기주장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타당하게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밝혀, 설득적으로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그 과정 안에 갖추어야 할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 논리적 사고를 위해서는 주어진 논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논제와 관련된 정보를 비교, 대조, 분류, 분석 등과 같은 인지적 기법을 사용하여 수집한 뒤에, 그 정보들을 종합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타당하고 객관적인 논증 절차를 걸쳐 자기주장을 전달함으로써 합리적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토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논설위원으로 일하는 저자가 신문 사설을 쓰면서 다룬 주제 가운데 70가지를 골라 담은 책이다. 현대사회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를 찬성과 반대, 상반된 관점으로 기술하고, 그 시각을 중립적으로 접근하여 생각거리를 정리했다. 제목에 쓰인 '생각의 격'은 이 구성에 의해 70가지 주제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형성이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좋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주장에 힘을 실으려면, 혹은 주장하는 사람의 생각의 격이 높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인지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자기주장과 상반되는 반론을 정확하게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주제에 찬성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기 의견만 내세우기보다는 그 주제에 반대하는 시각은 어떤 이유로 반대하는지 알고 있으며, 거기다 중립적인 대안까지 가늠하고 있으면서도 찬성하는 이유를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면 상당한 설득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책은 그러한 사고의 흐름을 탈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70가지 주제 중에 실제 어떤 주제는 읽기 전부터 찬성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져 있었던 주제였는데 반대 관점과 생각하기를 읽고 나서 관점이 바뀌는 주제도 있었다. 관점이 바뀌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논거를 들어 쓰고 있는 반대쪽 글을 읽다 보면 수긍이 가기도 해서 가파르던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주제도 있었다. 평소 관심이 없던 주제는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어떤 주제는 잘 모르는 부분이어서 주요 개념부터 탐구하듯 읽어야 하는 주제도 있었다. 이래저래 핫이슈에 대한 다양한 지식도 쌓고 비판적인 사고 틀을 형성하는데 꽤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