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 -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가장 불쾌한 감정의 힘에 대하여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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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가 한국 독자들에게 쓴 서문에는 이런 글이 있다.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후회'를 주제로 탐구한 결과에서 도출한 것이 '삶의 가치'였다는 것이다.

핑크는 후회라는 감정을 세 파트로 나눠서 다뤘다. 첫 번째는 후회에 대한 전반적인 사람들의 생각, 예화, 후회를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는 이유 등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후회한다.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후회의 강도가 다르고 후회를 처리하는 과정이 다를 뿐이다. 후회가 생길 때 이것을 잘 다루지 못할 경우에 우울증으로 빠질 수 있는 무거운 감정이 후회다. 그래서 후회는 잘 처리해야 한다. 핑크는 그것을 후회의 '최적화'라고 표현한다. "모든 결정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29쪽)

후회, 과거에 잘못된 선택을 했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렸거나 그토록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현재가 더 나을 것이고 미래도 더 밝을 거라고 생각하는 구역감을 느끼게 하는 감정

1장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은 인생을 망치는 허튼소리 / 28쪽

핑크는 이 책의 목적을 "후회를 필수불가결한 감정으로 정의하고, 후회의 많은 장점을 활용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직장과 학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며, 삶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데 있다."(35쪽)라고 쓰고 있다. 예화를 많이 들어서 설명하고 있기에 그의 주장이 잘 수용되었던 것 같다. '세계 후회 설문조사'에 제출된 후회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여러 나라의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후회를 살펴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후회를 범주화했다. 후회의 표층을 설명하면서 촘스키의 <통사적 구조>를 근거로 제시해서 흥미로웠다. 모든 언어는 보편적 규칙 틀인 '심층 구조'에서 생성되고 개별적으로 언어가 다른 것은 '표증 구조'에서만 다르다는 촘스키의 주장을 '후회'에 적용하여 '후회도 표층구조와 심층구조를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후회의 심층구조에는 '기반성 후회', '대담성 후회', '도덕성 후회', '관계성 후회'가 있으며 각각의 후회 구조에 관하여 실험과 예화를 제시하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후회의 심층구조를 표현하는 방식과 인간의 욕구로 나누어 도식화한 표도 내용 중에 삽입되어 있다. 한눈에 그 구조를 살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세 번째는 이러한 후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적어도~~"라고 말하여 위안을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후회했던 행동을 고치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초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참으로 많은 예화들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는 핑크 자신의 예화로 설명한다. 물론 매번 '적어도'를 실행하면 좋지 않으니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자기노출·자기연민·자기거리두기를 통해서도 후회를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세 가지 중에서 '자기거리두기'는 그 선택과 행동에 대한 후회를 분석하고 전략을 짜는 방식으로 객관적 관찰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꽤 솔깃했다. '후회하지 않을 일곱 가지 다른 기술'에서도 매우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회 최적화 프레임워크이다. 과학적인 후회 예측과 후회의 새로운 심층 구조를 결합하면 마음의 모형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른 네 가지 원칙도 제시하고 있다.

책의 마무리에서 다니엘 핑크는 현재 자기가 후회하고 있는 것을 나열한다. 후회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므로 후회했던 부분을 얘기하는 것이 문제 되지 않는다. 그렇게 후회를 나열한 후에 이 감정에 대한 과학과 경험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것을 자기에게서도 발견했다고 쓰고 있다. 마지막 세 문장은 다니엘 핑크가 '후회'라는 감정에 대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후회는 나를 인간으로 만든다. 후회는 나를 더 낫게 만든다. 후회는 내게 희망을 준다.

<후회의 재발견> '나오며' 마침글, 280쪽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들락거렸던 생각들이 있다. 내 삶에서 후회했던 것들, 지금도 후회스러운 것들, 후회할까봐 시도하지 않고 있는 것들이 그것이다. 선택에 따른 결과를 곱씹어 보기도 했다. 특히 셰릴 존슨과 젠의 이야기는 마음을 끝까지 붙잡았다. 본문을 읽는 내내 그들의 우정이 어찌되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관심이 갔는데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핑크가 다루어 주어서 좋았다. 셰릴과 젠의 관계처럼 그와 비슷한 우정이 내게도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관계를 '표류'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참 적절한 단어 선택이다. 표류하고 있는 나의 우정을 그대로 둬야할 지 아니면 용기내어 연락을 시도해볼 지 여전히 선택하지 못했지만, 가장 소중한 가치를 점검하고 삶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는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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