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카시마 젠야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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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전읽기와 토론을 접목한 수업에 대해 알아보다가 동·서양 모두에서 추천하는 고전 목록들은 무엇인지 궁금해, 세인트 존스 대학교의 고전 목록과 서울대 추천고전 목록을 검색한 적이 있다. 세인트 존스 대학교는 4년 동안 고전 100여권을 읽고 토론하는 커리큘럼으로 유명한 대학인데, 이 대학과 서울대 목록 모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곳의 목록에서 애덤 스미스의 또 다른 책 <도덕감정론>은 없었다. 후대 사람들에게 <도덕감정론>보다 <국부론>이 더 자주 회자되는 것을 애덤 스미스가 알면 어떤 느낌일까? 그로인해 도덕철학자라기 보다는 경제학자로 머리에 떠올리게 된다면 말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생애, 사상과 작품에 대한 해설서라 하겠다. 애덤 스미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일본 저자의 글인데, 읽다보니 매우 오래 된 책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살펴보니 1968년에 출간된 책이다. 저자의 말을 빌면 애덤 스미스 수입(일본에 <국부론>번역서가 나온 지) 100이라는 역사 시점과 메이지 100년을 반성해보려는 의미가 부여된 작업으로서 펴낸 책이라 한다. 애덤 스미스의 재고찰 통해 현재(1960년대 후반의 일본)의 모습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혹은 수용방식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깊은 성찰을 요구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한 저자의 심도 깊은 탐구 자세 때문인지 본문에 담긴 애덤 스미스에 대한 견해가 꽤 깊다.

 

자유주의자이면서 민족주의자로 애덤 스미스를 평한 저자는 스미스의 생애를 다루면서 18세기 유럽의 상황을 살피며 애덤 스미스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확립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국부론>의 해석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도덕감정론>을 통해 애덤 스미스가 추구하고자 한 핵심 사상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으며, 애덤 스미스가 바라 본 시민 사회에 대한 고찰을 통해 현재의 우리 상황을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국부론>, 이 책의 정식명칭은 <국가의 부()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고찰>인데, 일본에서 처음 번역될 때 <부국론>(경세가로서의 애덤 스미스로 읽혔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적고 있다.)이었다가, 1923년 쯤 학술가로서의 애덤 스미스로 읽히며 <국부론>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종전 후에는 원문 그대로 <제 국민의 부>(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부흥을 위한 기반으로 보았기 때문) 출간(물론 일본 내에서)되었다 한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일제 강점기 때 <국부론>으로 처음 읽혔을 게다. 그리고 여전히 그 제목으로 출간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재고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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