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 촘스키 - 현대 아나키즘과 반제국주의의 기원을 찾아서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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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언어학에서 어휘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면 문장 중심으로 그 연구 방향을 바꾸어 준 변형생성문법의 창시자로 알고 있는 촘스키(Noam Chomsky)에 대해서 매우 새롭게 알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언어학 위치에서 촘스키는 대단한 인물이다. 그가 발표한 이론은 현대 언어학에서 매우 뚜렷한 발전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철학, 컴퓨터공학, 심리학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하겠다. 이런 촘스키를 언어학자로만 알고 있었다가 이 책을 통해 현대 아나키스트이며 반제국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어 꽤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사회활동가로서의 촘스키를 보니, 당시 미국의 적국인 베트남의 하노이를 방문해서 강연하고, 미국 국방성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투옥되기도 했으며, 미국의 대외정책 비판에 앞장서 활동함으로써 국가의 적이라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매우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가라 하겠다. 흥미로운 것은 군수산업체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고 있는 MIT에서 1961년 종신 교수가 되었다는 것과, 같은 MIT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스티튜트 프로페서Institute Professor’로 임명되었다는 점이다. 베트남 전쟁 중 하노이에서 미국을 비판한 자국의 교수에게 주어진 명예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비교하여 생각해보니 미국이라는 국가도 참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그런데 교수로서, 연구하는 학문에 대한 가치는 인정하여 그의 모든 저술은 학문 업적으로 인정했지만, 촘스키의 많은 글들은 미국 언론에서 거의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촘스키에 대한 현재까지의 행보 중에서 아나키즘과 제국주의 비판에 초점을 두고 개략적으로 펼쳐 놓은 책이다. 촘스키가 가지고 있는 사상을, 본문에 삽입해 놓은 촘스키의 글을 통해 훑어 살펴보기에 꽤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촘스키의 다양한 저술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과 관심을 자유롭게 창조적으로 계발하는(본문 38)’ 것이 교육이라는 존 듀이의 사상과 버트런드 러셀의 인간 중심 교육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은 촘스키는 교육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적은 없지만 언론 통제와 같은 방식의 교육 통제를 비판하여 쓴 책, 그 중에서 특히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2002)>,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2000)>이라는 책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두 권의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

저자가 머리말에 이 책을 통해 촘스키의 책을 직접 읽도록 유도하는 안내 길잡이 역할(머리말 14-15)’을 하고자 했다고 했는데 내겐 그 길잡이 역할이 된 듯하다.

 

마치며, 이 책의 저자가 본문에서 독자들에게, 이 책과 촘스키에 대한 자신의 의도를 전하는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스스로 분석하고 해석하며, 비판적 사고를 갖추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확실한 주장을 갖는 것이 그것이다.

이처럼 그런 논의를 소개하면서 나는 나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는 독자들에게 그런 입장을 강요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참고 자료로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스스로 비판적으로 판단하기 바란다. 촘스키가 무엇보다도 바란 것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갖는 것이었고, 그것이 그의 아나키즘의 본질이다(본문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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