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아리아 - 스물세 편의 오페라로 본 예술의 본질
손수연 지음 / 북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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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편의 오페라 아리아와 명화의 접점을 찾아 묶은 책이다. 아리아와 명화의 만남이 흔치 않은 듯해서 호기심을 끌었던 책인데, 읽기 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우아한 필체로 이야기를 끌어내어 표현하고 있는 오페라 이야기와 명화 읽기는 읽는 내내 매우 만족스러웠다.

책을 읽기 전 저자를 소개한 토막글을 읽었는데 읽는 도중에 다시 한 번 책날개를 들췄다. 분명 오페라 평론가였지 싶은데 명화를 읽어내는 수준 또한 예사롭지 않아서다.

 

화가의 눈에 들어온 푸른 하늘은 미처 겨울의 공기를 지우지 못한 듯 선명하고 눈부신 푸른빛이 아니라 조금은 빛이 바랜 듯한 채도가 낮은 푸른색이다. (본문 101)”

겨울의 공기를 미처 지우지 못한 푸른 빛, 빈센트 반 고흐 <꽃 피는 아몬드 나무>의 배경이 되는 푸른색에 대한 저자의 묘사다. 1월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몬드 꽃 이야기와 함께, 우애 깊었던 동생 테오에게 태어난 아들을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는 설명도 곁들어져 있다. 여기에 접목된 오페라 아리아는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중에서 카바티나 , 믿을 수 없어라(Ah, non credea mirarit)’와 카발레타 , 내 마음 속에 충만한 기쁨 (Ah, Non giunge)’이다. 환희의 벅찬 정서를 노래한 아리아와 고흐의 아몬드 꽃을 접목시킴으로써 더욱 톡톡 화사하게 터지는 꽃망울이 느껴지게 만드는 글이다. 저자의 필력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오페라의 내용을 먼저 설명하기도 하고 명화를 먼저 설명하기도 한다. 오페라를 설명하면 뒤에 접목할 명화가 어떤 작품일지 궁금해져서 자꾸 페이지를 미리 넘기기도 했다. 오페라의 아리아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보니 읽는 동안에 찾아 들어 본 아리아가 꽤 많았다. 아리아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명화를 읽고 오페라의 내용에 가슴아파하기도 하고 익숙했던 명화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청각과 시각이 함께 즐거웠던 책 읽기 시간이라고 해야겠다. 책 속에 실린 명화들을 다른 책에서 만나게 되면 이젠 아리아도 함께 들려올 듯한데,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바> 그림을 볼 땐, 미미를 향한 그대의 찬 손아리아가 들리지 않을까 싶다.

에필로그에 저자는 이 책에 대해서 애착과 공을 들였노라고 쓰고 있다. 수긍이 갈 만큼 꽤 멋진 책이다. 글을 쓰면서 연민의 감정까지 느꼈다는 저자의 글처럼 오페라 인물들, 특히 리골레토에겐 무척 진한 연민이 느껴졌다.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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