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OSEN)
이산
방송회차도 그렇지만 그 꽤 많은 분량의 드라마인데도 오랫동안 인기가 식을줄 모른다.
일일이 챙겨보지는 못하다가 흥미진진한 부분들만 골라보다 지난주 화요일 방송분에서
홍국영이 왕후를 암살하려다 발각되어 귀양을 가게 되는 장면을 보았다. 원래 사극을 보면서
그리 눈물을 훌쩍거려 본건 처음이라 어제 방송분을 다시 챙겨보게 되었다.
지난회에서 정조의 아량으로 귀양을 가게 되면서 그를 따르던 무관들과 작별하게 되는
장면도 나오는데 사나이들의 충정과 의리가 그리도 가슴 아프게 다가올줄 어찌 알았으랴.
귀양지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낚시를 하고 돌아오던 그 장면이 해질녘 주황색 배경으로 물들었는데 마치 영화에서나 봄직한 빼어난 영상처리였다. 그 빼어난 영상과 홍국영의 말로가 대비되면서 극의 절정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으니 감독의 역량이 실로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수 없겠다.
(사진출처:NEWSEN)
다시 어제의 장면.
귀양보낸 홍국영을 마음에서 영원히 내칠수 없었던 이산은 대수로 하여금 홍국영을 도성으로
데려오게 한다. 꼭 할말이 있다면서. 귀양지에서 대수는 홍국영의 병세가 심상치 않음을 알고
이산에게 급히 전갈을 띄우게 되고 그 밤으로 말을 달려 홍국영에게 간 이산은 말한다.
“미안하네 자네를 이렇게 내버려 둔 걸 용서하게 이렇게 자네를 늦게 찾아온 걸 용서하게 홍승지. 아는가 홍승지 내 한 번도 자네를 원망한 적이 없네.”
그에 홍국영은 대답한다.
“이리 소신을 찾아 주신 것만으로도... 전하를 모신 그 충심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결국 홍국영은 30대 초반의 파란만장한 삶을 귀양지에서 마감하게 된다.
역사에는 귀양보내진후 사약을 받고 죽는것으로 나오지만 극에서는 그토록 충심으로 모셨던
왕을 배신했다는 자괴감과 못다 펼친 개혁에의 꿈이 마음속에 회한으로 응어리져 병세가 악화되어 죽는것으로 그려진다.
왜 아니겠는가. 그 야심만만한 패기로 뭉쳐진 개혁가였는걸.
이산이 왕이 되고 홍국영이 권력을 잡으면서 오만과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군주에 대한
충성이나 뛰어난 개혁가였다는걸 감안하면 그의 배신과 음모에 대해서 꼭 비난만 하기에는 지나친 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제 홍국영은 이산에서 사라졌지만 그의 패기찬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될것 같다.
아울러, 뛰어난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해 오랜만에 진정한 드라마의 감동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