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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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난 '땅'에 돈을  낸다는 것을 충분히 의문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땅은 지구가 만든 것 아닌가. 물론 그렇게 따지면 공기가 물도 지구가 만든 것이니 사이다와 자동차 타는 것도 돈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게 바로 핵심이다. '내 것'이라는게 '천부인권'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합의한 약속에 지나지 않고,(합의라고 쓰고 억압이라고 읽는다.) 그 약속은 전부 임의적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인간이라는게 원래 그냥 지구에 빌붙어 사는 존재이니 그냥저냥 적당히 챙기면서 지구의 비위를 맞춰주면 될 것을 전부 내거야, 하고 나댄 결말이 지금의 기후위기 아닐까. 사이토 고헤이는 <지속불가능자본주의>(다다서재)에서 'common'을 이야기한다. 자본주의의 발전이란 결국 이런 'common'을 사유화,시장화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종전에는 공짜였던 공유지의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은 저자의 부모님이 88올림픽을 전후로 해서 토지가 시장화하는 과정에 편승해 부자가 되었다가 다시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지방에서 무작정 상경해 '집장사'로 부를 모아 부촌 아파트의 상류층 생활을 즐기다 아이엠에프의 직격탄을 맞아 다시 계층하락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내 일이 아닌 담에야 남의 흥망성쇠는 원래 흥미를 끄는 법이고, 저자가 정말 쉬운 문장으로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게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읽고 나면 당시의 도시개발 사업이 현대의 인클로저 운동 같다는 느낌이 든다. 자본주의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이렇게 공유지에 울타리를 치거나-빌 게이츠가 인도의 종자산업에 하는 것처럼(<누가 지구를 망치는가>반다나시바,책과함께)- 지적재산권이나 디지털 플랫폼 등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다.-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처럼.(<아마존 언바운드>(브레드 스톤,퍼블리온). - 요즘엔 이런 공유지가 없으니까 코인이라는 인공적인 공유지를 만들어 낸 것 아닐까. 지금까지 내가 지하철에서 읽은 책 중 가장 쉽게 읽은 책이다. 단점은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지만 두 번 읽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는 것. 수십년 전 몇 억원 하던 송파구의 한 아파트는 지금 22억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내가 금생에 정말로, 확실히, 반다시, 틀림없이,절대로, 그 곳에 살 가능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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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1인가구가 이제는 대세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제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사회단위로 등장한 개인이 모든 것을 시장에서 해결하기 때문이다. 즉, 모든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돈이 사회를 살아가는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뭐니뭐니해도 money가 최고라는 수십년전 농담)
문제... 계속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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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 - 철학자의 탄생
아먼드 단거 지음, 장미성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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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교양다큐. 넷플릭스 마걸님의 자극적인 영상이 이제는 약간 피곤하게 느껴지는 분께 추천.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된 것..

1. 소크라테스는 중상류 가문출신이었다: 요새로 치면 분당이나 동탄 거주자 정도? 물려받은 유산과 부동산이 있었다는데 부동산임대수익이 있었다는 썰까지. (소크라테스가 건물주였다는?). 물론 가난하게 살았지만 먹고 살만했으니까 철학했다는 얘기다

2. 게다가 그렇게 못 생긴 것도 아니었다: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가 젊은 소크라테스의 외모를 트집잡지 않은 게 증거. 중년이후 갑상선이상으로 눈알이 튀어나왔을까? 젊은 소크라테스는 여타 청춘처럼 세상이 전부 자기 것처럼 보이는 청춘이다. (게다가 호색한이었다는 썰까지)

3. 크산티페는 두번째 부인 혹은 정부였다: 소크라테스가 50대 때 크산티페를 들였다는데 당시 크산티페는 20대였다. 더 놀라운 건 그러고도 아들 하나를 낳았다는 것. 당시 그리스 여성의 결혼 적령기는 10대였다고.

4. 책에 등장하는 아스파시아는 마릴린 먼로 더하기 허난설헌 또는 신사임당 이미지. 제우스라 불린 남편 페리클레스는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이미지다. 둘의 나이 차 역시 두 배 이상 난다고. 아 제우스 되고 싶어라…이런 남자의 아내를 사랑했으니 그게 이루어질리가 없지,,,저자는 야망이 넘치던 청년 소크라테스가 철학으로 방향을 튼 것은 다이몬과 아스파시아와의 만남을 계기로 본다(향연의 디오티마의 말은아스파시아와의 경험이 원전일까?)

고대 그리스 생활상을 히스토리 채널 보는 기분으로 재밌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당시 생활상과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 낸 것은 아마 저자가 대가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단 정작 책 제목인 소크라테스와 아스파시아와의 관계는 어물쩍 넘어간게 함정. 그래도 읽을만 하다. 대체 알키비아데스가 얼마나 미남이길래?


ps.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가 죽기 전 한 마지막 말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마리를 갖다주라" 때문에  의견이 분분하다. 니체는 노인네가 죽기 전에 혀가 풀려서 삶을 혐오하는 본성이 드러났다고 맹비난 했고, 이 책의 저자의 의견은 아스파시아(혹은 플라톤)이 병에 걸렸고, -당시 플라톤은 병에 걸려 스승의 마지막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파이돈에 나온다- 소크라테스가 쾌유를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빌었으며 그 보답으로 닭 한마리를 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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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을 읽으면 사랑에 관해 능숙해질까? 인간들이 덕과 행복을 얻는 일과 관련하여 가장 권위있는신인 에로스에 관해 말이다.


파이드로스; 결국 에로스는 애인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추한 것들에 대한 수치심을,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갖는 것 이다. 그러한 덕을 갖출 때 애인은 상대방을 우러러보고 , 애인에게 중요한 사람이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무엇이 덕인지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에로스 자신이, 덕을 향한 열망을 갖도록 신지핀 상태로 만들어 나면서부터 아주 용감한 자와 비슷하게 되도록 하지 못할 만큼 그렇게 비겁한 자는 없네. ....실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죽으려고 하네-문장이 왠지 이펙트가 있다. 이런 게 원문의 힘일까?

 

사랑하는 자가 소년 애인보다 신적이거든. 신 지펴 있으니까 그렇지

 

파우사니아스가 뒤를 잇는다:

행위 자체로만은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네....이것들 가운데 아무것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은 없네. 다만 행위 속에서 어떻게 행해지느냐에 따라 그러그러한 것이라고 드러나게 되는 거지 -자연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버트런드 러셀의 무신론 에세이를 떠올리게 한다. 나름 그렇지 않은가? <화양연화>는 불륜을 권하는 영화인가요? 하고 앙코르와트를 설명하던 가이드가 물었다. 아마 이게 답일까? “

 

파우사니아스는 잇달아 지금의 통념과 그리 벗어나지 않는 말을 한다...

천상의 에로스는 본성상 더 건장하고 지성을 더 많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겨 남성에게로 향한다네...(이들은) 전 생에 동안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과 함께 삶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말이네-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는 것은 그리스시대부터 미덕이었다. 게다가

여기 법이 말해주는 바에 따르면 신들도 인간들도 사랑하는 자에게 마음 놓고 행동할 수 있게 허용해 주었네“- 즉 사랑을 위한 8,90년대 식 깽판도 그리스 시대에 통용되었다는? 지금은 스토킹인데.

 

범속한 사랑은 영혼보다 몸을 사랑하는 것이고,그는 또 확고부동하지도 않은데, 이는 그가 사랑하는 대상이 확고부동하지 않기 때문이지. 그가 사랑했던 몸의 꽃이 시들자마자 그는 날아가 버린다네 -파이돈 때부터 일관되게 등장하는 플라톤의 논리는 불교의 염오라는 개념이 떠오를 정도로 물질적인 것, 육체적인 것에 대한 배척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무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문장은

 

덕을 위해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에게 살갑게 응하는 것은 전적으로 아름다운 것이네

 

살갑게 응한다는 것은 성적인 함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즉 성인남자는 어린 애인에게 덕을 가르치고, 그 어린 애인은 성인남자를 성애의 대상으로 삼는 관계를 이상적으로 삼는 건데 역설적으로 육체가 에로스에서 빠질 수 없다는 반증 아닌가?

 

에뤽시마코스: 의사답게 가장 나이브하고 쿨한 에로스 묘사. 에로스는 자연의 생명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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