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 암, 임사체험, 그리고 완전한 치유에 이른 한 여성의 이야기
아니타 무르자니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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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체험이나 유에프오, 초능력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그리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결국 현실이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도피처로 삼는 것 아닐까. 이 책은 림프종 암에 걸렸다가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암이 저절로 완치된 한 여성의 수기이다. 저자는 죽음이라는 상태에 다다랐을 때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기기묘묘한 임사체험 이야기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힐링서적이고 자기계발서의 양상을 보여준다. 나는 아직 암에 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기적같이 암이 완치된 저자의 사례에 관심을 가지는 환우분도 있을 것 같다. )건강서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담 정도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저자의 임사체험의 진실성을 따지지는 말자.저자는 홍콩에서 태어난 인도인인데, 한번 파혼한 전력이 있고, 잘 교육받은 코스모폴리탄이다. 결혼 후 림프종암에 걸려서 거의 죽음직전까지 갔는데 저자가 묘사하는 임사체험은 힌두교의 세계관과 비슷하다. 에르고 아 숨, 우리가 실은 영원한 일자의 한 단면이고 우리의 본질이 바로 브라흐마라는 힌두교의 세계관가 비슷하다. 세상이라는 것이 결국 브라흐만 같은  일자가 보여주는 일종의 연극이라는 관점을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힌두교의 세계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는 인도 요기들이 보여주는 이적이 연상되기도 한다.  때문에 냉소적인 사람은 저자의 임사체험이 결국 저자의 문화에서 영향받은 결과이고 과학적으로 설명가능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임사체험 후 암이 극적으로 감소했는데 "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아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 후 저자의 이야기는 자기계발서나 힐링서적으로 손색이 없다.  명상가 한바다의 이야기인데 인간의 고통에는 대부분 자학구조가 있다고 한다. 이상적인 자기를 설정하고 그렇지 못한 자기를 대비하며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는 효과적인 처방을 제시한다. 내가 브라흐만이고 내가 조건없는 사랑인데 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한단 말인가?  이기심이니 뭐니 다 쓸데없는 소리고 저자의 요지는 "무조건 자신을 사랑하라" 이다. 이게 왜 특이한가 하면 불교같은 인도의 다른 전통은 자신을 초월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are you enlightend?/ No, i'm just highly eliminated" (아잔 브람,"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불광출판사) 나 "no self, no problem" 같은 선불교의 경구처럼 자신의 행복에 연연하는 중생들에게 불교의 무아이론은 일종의 최고의 밑장빼기 같은 래디컬함을 보여준다.그런데, 저자는 이제는 주류(?)이론이 된 무아이론에 반격하는 또 다른 래디컬한 "자기사랑"을 설파한다. 그리고, 이게  힐링이 된다. 아직 잘은 모르지만 불교에 염세적인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수행이라는 것이 해탈하지 못하고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가.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일자의 상태에서 이 세계에 온 이유는 우리 자신의 본성을 을 표현하기위해서라고 말하며 삶을 긍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니 일종의 수행 반대론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한 가장 큰 장애물은 기존의 권위에 대한 두려움이니(특히 인도출신의 저자에게 성차별이 중요한 허들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네 자신(그게 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의 삶을 살아라"가 일종의 자기계발서의 지침처럼 제시되는 것이다. 저자가 임사체험 후 보여준 삶의 태도를 자신의 삶에 응용해볼 여지-쉽지는 않겠지만, 쉽게 말해서 그냥 가슴의 울림을 따르라는 얘기다-  도 있을 것이다. 마치 스타워즈의 포스가 자신을 돌보듯 자신의 가슴을 따라가면 우주가 자신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비슷한 류인 마이클 싱어의 "될일은 된다"와 비슷한 느낌이다. 단, 차이점은 싱어는 자신의 에고를 포기하려고 했고, 저자는 "조건없는 사랑이 본질인"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일단 진정한 자기와 에고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두개의 주장을 합칠 수는 있겠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런 시도까지는 하지 않는다. 다른 영성서적과 같은 듯, 다른 듯 하다. 아주 사기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번 읽어 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임사체험 후에 추상적인 단어가 늘어나서 뜬 구름 잡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책의 흐름은 매끄럽고 코스모폴리탄 저자의 인생이야기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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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데 부인 - 그림 동화 같은 이야기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한나리 옮김 / 시공사(만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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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원이라는 가격에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한 밥상을 받은 기분.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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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헌터 1 : 지(地)편 요괴 헌터 시리즈 1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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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분을 이토 준지 곁다리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 분이 메인이고 이토 준지가 곁다리였구나.. 지금 봐도 볼 만한데 70년대에는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아마 그 때에는 헐리우드에서 만든 환상특급 보는 기분이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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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교실
이토 준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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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가격이 8천원인데 8천원으로 요즘 뭘 할 수 있을까. 영화 한편에 만원이던가? 중급(?)규모의 식사 한끼? 이토 준지가 다작+작품 질 저하 로 노선을 바꿨나? 한 번 쓰윽 볼만하긴 하다. 보고 난 뒤의 감상은 "8천원으로 요즘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이다. 


ps 세모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는 기사를 읽고 이 만화가 떠올랐다. 아마 아자와 유우마같은 심리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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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은퇴해도 될까요? - 순조로운 은퇴 생활을 위한 지침
데이브 휴즈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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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는데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간결한 문장에 핵심만 짚어 말하는게 일본 저자가 쓴 자기계발서같다. 엄청 쉽게 읽힌다. 대상은 아마 "백인 중산층 사무직 은퇴자"가 아닐까. 오늘 리어카 끌고 가는 할아버지를 두 명 봤는데 저자는 은퇴 후를 "생계에 관계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로 보는 것 같다.  비현실적이라고 무조건 내칠 필요는 없다. 추상적이긴 해도 들어두면 좋은 이야기들이 있다. 티비 시청이나 컴퓨터 등 수동적인 활동을 자제하라고 저자는 거듭 강조하는데  능동성이 은퇴 후에 필요하다고 한다. 일로 형성된 유대감은 생명력이 그리 긴게 아니고, 일단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사회화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그게 불가능하니 결국 자신의 적극성이 필요하게 된다. 혼자라도 좋으니 집에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 는 게 저자의 충고다. 은퇴전에는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고 자신에게 부과된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시기로 은퇴 후에는 자신의 삶의 열정과 의미를 다시 찾는 시기로 대별시킨다. 어째 조지 클루니가 출연한 "인 디 에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해고 통보를 고용주 대신 해주는 주인공처럼 독자를 안심시키고 설득시키는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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