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9 - 블러디 선샤인 신미양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9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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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굽신은 고우영처럼 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은어를 읽다보면 용어 검색을 하면서 읽게 된다. 정작 이런 은어를 쓰는 독자층이 이런 역사책을 볼까 싶긴 하다마는 굽신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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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타르, 왜 철학을 하는가?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지음, 코린 에노도 해제, 이세진 옮김, 이성근 감수 / 북노마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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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학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록을 이 나이에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은 느낌으로 읽는다는게 자괴감을 넘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그래도 가끔 이해할 것 같은 문장을 만나면 길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강신주 강의를 직강하며 철학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다. 기억에 강신주는 세계를 컨시스턴시하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던 것 같다. 이 책에도 통일성이라는 말이 유독 자주 등장한다. 일자에서 다자로의 분화, 어쩌면 철학은 세계에서 "의미찾기" 같은 것일까?  

저자는 욕망에 관한 담론에서부터 시작한다. 왜 철학을 하는가라는 질문도 결국 욕망의 문제일 테니까.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이유는 현존의 부재, 혹은 부재의 현존 때문이다. 철학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결핍을 느끼 때문이고 현존과 부재가 충돌하는 현실을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하기 때문일까? 알쏭달쏭한 문장에 속이 막히지만 "어떻게 철학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답니까?" 라고 물으며 마무리짓는 마지막 문단은 , 결핍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분투하는 인간상이 떠오르며 묘한 감동을 준다. 철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이해가 안가는 건 순전히 나의 탓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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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장사는 자기 집 자식한테는 절대 어묵 사 먹지말라고 얘기하고, 젓갈장사는 자기 집 자식한테 절대 젓갈 사먹지 말라고 얘기한다" ,"어휴 그런거 따지면 다 못먹어" 내가 8살 정도 에 들은 대화이니 거의 4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그 족발집' 얘기를 들으니 정말 변한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 40년 동안 난 얼마나 실상을 안다면 구토를 할 만할 것들을 먹어 왔을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냥 죽진 않아, 하고 그런 염려를 하는 것은 쫄보 같은 짓으로 치부하고 살아가야 할까. 오래전에 읽은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책이 떠올랐다. 짐멜부터 이상, 유하나 보들레르같은 학자와 예술인들을 자본주의라는 키워드로 묶으며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라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책이다. 초반 등장하는 화폐에 대한 통찰은 왜 그 족발집 종업원이 자신의 발과 손님이 먹을 무우를 같은 레벨로 놓았는지 설명해준다. 우리는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 그건 확실하다.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김포공항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가슴이 설레고, 차범근이 유명한 건 알겠는데 뛰는 모습을 티비로 볼 수는 없었다. 지금은 클릭한번에 손홍민과 메시를 볼 수 있고, 다니는 직장 대리는 호날두보러 이탈리아로 간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로운가?  그 부유함은 화폐라는 권력아래서의 자유다.자본주의는 잉여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업체계를 구축하고, 그 체계 사이를 돈이라는 혈액으로 순환시킨다. 이 화폐가 인간에게 어떤 사회적,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를 연구한 학자로 짐멜을 소개한다. 만약 조선시대 주막의 주모라면 자기 동네 마을사람에게 발로 닦은 무우를 먹일 수 있었을까? 뭐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동네사람들에게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짐멜은 화폐가 등장한 이후 교환에 있어서 인간적 관계가 사라지고, 개인은 자신의 내면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한다. 화폐가 가진 익명성 덕분에 그 종업원은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아마 그런 '바이토 테러'에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그 사람들에게는 그게 혁명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짐멜은 그런 익명성 덕에 진정한 개인주의가 출현했다는 분석까지 이르지만 그건 '고립'에 가깝다. 우리는 대체로 '엔드유저'다. 내가 쓰는 것, 먹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막스가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말한 것처럼 소비자도 자신이 소비하는 물품에서 소외되어 있다. '쇼핑 중독'이 가능한 것은 자본주의의 소비가 이미 말초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지금은 절판됐는데, 당시에는 '거리의 철학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선한 충격 플러스 재미를 안겨주었던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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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교과서 - 당신이 몰랐던 진짜 철학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김윤희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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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철학이 죽음이라는 부조리, 혹은 불행이라는 부조리를 견디게 해 주는 대안이 될 것인가. 보통 철학입문서는 철학이 일상과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마련인데 저자는 철학적 재능은 소수의 것이며 철학적이라는 게 "통찰력이 있다", 혹은 "교양이 있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며 허들을 높여 버린다. 저자가 마주하는 세계는 죽음과 불행이라는 커다란 부조리이며 철학의 유용성은 이런 부조리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천착은 이 저자의 메인테마인데-일곱살 때 부터 죽음에 대해 고민했다니 할말 없다- 이 책은 결국 저자만의 철학관을 서술한 책이다. 아마 철학이란 학문은 물리학이나 화학과는 달리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과 끝이 맞물려 있는 것 같다. 다른 학문이었으면 출발점이었을 "00은 무엇인가?"가 철학에서는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철학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순간 그 사람만의 철학이 완성되는 것이다. 저자에게 철학은 보편적 물음-어떻게 살것인가가 아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을 답이 없을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온몸으로 회의하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철학은 반사회적이고 병적이며 무용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회의를 끝까지 몰아붙일 때 세계를 보는 시각이 바뀌고, 삶에 대한, 삶의 부조리에 대한 감수성이 바뀔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정밀한 언어로 치밀한 논리를 구사하는 것이 철학의 이미지이고 저자도 그걸 강조하지만 결론은 지극히 감성적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철학이란 "자기 인생에 대한 자기 고유의 절절한 느낌을 충실하게 표현하고 거기에 보편성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언어로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는 행위"이며 "상대방 개인의 실제적 감각에 호소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책의 중간에 저자가 선수행은 인정하지만 그게 이해는 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서술한 부분이 있는데 저자의 결론 역시 선수행 비스끄리 하게 나가는 거 아닌가 싶다. (물론 스토아 철학이 비슷한 느낌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저자가 선수행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누군가는 저자의 철학관과 감성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그럼 죽음에 대한 감수성도 없고, 당장 내일 취업과 결혼이 문제인 사람에게 철학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입문서가 보통 친근감을 주는 것에 비하여 이 책은 오히려 허들을 높여버린다. 철학이라는 거, 결국에 나의 일상과 무관한 거 아냐?   저자도 이런 부분을 의식했는지 "자신의 결점을 키워나가라"는 대목을 추가한다. 아마,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자신이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끝까지 추적하고 음미하라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저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주시하고 음미하는 것이다. 거기에 왜라는 물음까지 추가된다면 영락없이 철학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일본 출판연도가 1994년인데 그래도 동시대, 같은 문화권의 철학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는 철학책을 읽는 법, 철학으로 먹고 살기의 현황, 동양인의 입장에서 서양의 철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등등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팁을 말해준다. 인생론을 곧잘 쓰는 작가 답게 내용과 어조가 학술적이지는 않아서 읽는데 부담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읽고 나서 철학은 과연 나와 무관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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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21-08-2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카지마 요시미치에게 철학의 재능이란 오히려 감성적인 성격을 띈다.
 
철학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
에드워드 크레이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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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와르와 사르트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천국에서 지옥까지"에는 철학교사가 직업선호 1위로 나오지만 지금 철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고개를 젓지 않을까.  철학은 과연 무용할까?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우리가 따르는 가치관이 우리의 행동을, 나아가 우리의 현실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철학은 과연 나와는 상관없는 딴나라 이야기일까? 저자는 우리 모두 어느정도는 철학자이고, 철학으로 들어갈 수 있는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저자가 바라보는 인간은 각자 세계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가 생각하는 중요한 철학적인 물음이 도출되는데  "나는 누구인가?(존재란 무엇인가?)"(세계상과 관련된 질문),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치관과 관련된 질문)", 이 명제를 연결시키는 "나는 어떻게 아는가?"이다. 철학은 이러한 질문들의 콤비네이션이고 변주라는 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철학의 정의이다. 사유에 반대하는 불교의 선수행조차 치열한 사유의 결과물이라고 하면서 저자는 인간이 세계관과 세계상을 버릴 수 없음을 강조한다. 또 저자는 철학이 "구원의 방편"이며 "절박한 동기나 절실한 믿음"에서 생겨났다고 낭만적으로 서술한다. 고리타분하고 꾀죄죄한 지금의 철학이미지와는 반대로 철학은 문명의 행로를 바꾸기 위한 ,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모험이다. (철학에 관심있는 분은 이 대목에서 짠할 듯.)  사실 철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철학이란게 대체 무엇인지? 하는 질문에 한번쯤은 머리를 긁적였을 것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 정석 집합론에서 더 나가지 못한 것처럼 지금도 철학의 정의가 아리송하다.) 거기 비추어 저자는 철학을 넓게 정의하는 것이 좁게 정의하는 것보다 덜 해롭다고 하며 이런 열등생들을 안심시킨다. 철학의 외연과 의미자체가 시대를 거치면서 변해왔고, 동시대인에게 철학이 같은 뜻으로 받아들여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후 저자는 앞의 세가지 물음의 샘플로 삼을 수 있는 세권의 책(소크라테스, 흄, 나가세나)을 소개하며 사유하는 예를 보여준다. 때문에 이 책을 정확히 읽으려면 앞의 참고도서를 읽어야 한다. 저자는 책 내용을 요약하는 게 아니라 같이 독자와 사유하기를 원한다. 이후는 철학의 주요 용어나 래퍼런스들을 조금씩 소개하고,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자들을 조금씩 소개한다. 철학입문서를 읽을 때 난점은 입문서에서는 결국 다른 철학자들을 소개하게 되는데 ,그 내용이 단순한 요약정리이면 금방 질리게 된다는 것이다.(이걸 내가 왜 대체 알아야 하지?) 저자도 다른 철학자들을 요약하고 있지만, 크게 지루하거나 어렵지는 않다.  어조가 무난하고 상식적이라 가독성이 좋다. 제기하는 이슈들이 결국 우리 삶과 관계가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철학입문서만 해도 오거서가 넘을 것이다. 글자 그대로 "short introduction" 이지만 철학의 첫출발로 삼고싶은 사람에게 적당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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