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
티부이 지음, 정재윤 옮김 / 내인생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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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베트남 전쟁이후 어린 나이에 가족과 미국으로 망명했다. 흔히 말하는 보트피플이었다. 어린나이에 외국에 입양된 한국인들 이야기를 가끔 접하는데 예상할 수 있듯 저자도 자신의 뿌리와 역사와 갈등을 겪었나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부모님과의 갈등이다.)  저자의 목적은 이런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었으리라. 부모님의 생애부터 시작해서 가족의 망명, 자신의 출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당연하게도 이들의 인생에는 식민지부터 베트남 전쟁까지의, 격동의 베트남 현대사와 얽혀있다. 40대인 나는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전쟁에 대한 공포는 교육받았던 것 같다. 이들의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접한 베트남 전쟁의 이미지는 반공이데올로기로 무장한 태극기 우파 시선이거나, 올리버 스톤감독이 그리는 그 반대 시선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당사자의 시선이라는 것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당사자조차 모든 베트남인을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저자의 부모님은 베트남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응우이"(가짜라는 뜻)라고 부르는 계층이었다. 이 만화를 통해 한가지 알게된 것은  유명한 "거리 처형 사진"의 진실이다. 당시 베트남은 어째 한반도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남과 북이 대립하고 있었고, 한반도와 달리 북이 승리한 것이다. 저자의 아버지는 "그런 좁고,가난하고, 잿빛인 세계를 누가 좋아하겠니?"하고 반문한다. 저자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재미있다. 게다가 해피엔딩이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현실말고, 다른 현실을 추체험하고 싶은 분께 권한다. 


ps. 근데 이 만화보면 문제의 근원과 시작은 프랑스가 아닌가 싶다. 영국, 프랑스 이런 애들, 사과는 제대로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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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아가는 기쁨 - 진짜 삶을 방해하는 열 가지 거짓 신념에서 깨어나기
아니타 무르자니 지음, 추미란 옮김 / 샨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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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중학생이었던 수십년 전에도 "알파파인간" 이니 "ESP 초능력"이니 하는 책들이 있었던 게 기억한다.  읽고나면 왠지 내가 슈퍼맨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을 안겨주던 책들. 인문학자들은 대체로 자기계발서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고, 그런 의견을 받아들인 나도 그간 자기계발서적엔 손을 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영성+자기계발 장르라는 자기계발서 장르의 한 양상을 보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이 책에 등장하는 웨인 다이어도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는 영성과는 무관한 자기계발서저자였다.(그 때 내가 읽은 책 제목이 "어떻게 살것인가, 한번 뿐인 내인생"이다 ㅎㅎ) 그런데, 그 이후로는 영성쪽 방면으로 자신의 특화 업종을 찾은 것 같다. 그리고, 아마 그 흐름의 랜드마크가 론다 번의 "씨크릿"아닐까? 10여년전 책하고는 100% 인연이 없을 팀장이 "씨크릿이란 책을 보면 말이야.."하고 뜬금없는 가오를 잡던 책. 하지만, 욕하는 소리도 많이 들어서 당시에는 패싱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관심이 생겨 도서관을 뒤졌다. 과연 낡고 너덜너덜해진 책은 당시에 이미 수백쇄를 넘겼다. 고대의 지혜을 적당히 잘라와서 포장해서 파는 일종의 과장광고 상품이라는 느낌이 드는, 시키는 대로 하면 부와 성공을 차지할 수 있지만 부와 성공을 왜 원하는 지는 묻지 않는 책이라는 감상이 들었다.  이 책 역시 영락없이 자기계발서의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의 무게를 어디까지 달아야 할지 판단해야 했다. 저자의 주장이 진실성이 있을까? 저자가 말하는 대로 나는 나의 일상을 바꿔야 할까?  

전작에서 자신의 암투병과 임사체험을 진술한 저자는 이 책에서 임사체험에서 얻은 자신의 지혜를 챕터별로 나누어 하나씩 진술한다. 즉 이 책에서 저자 논지의 전제는 저자의 임사체험이다. '스켑틱'한 분들은 여기서 벌써 한 수 접고 들어가겠지만, 저자의 주장이 임사체험의 진실성 여부를 떠나 적어도 내게는 어필하는 바가 있었다. 림프종 암으로 투병하던 저자의 임사체험은 힌두교의 세계관과 비슷한데, 자신의 본질이 영원한 일자(브라흐만?)이며 현실은 선과 악같은 이원성의 세계지만 죽음 후에는 오직 조건없는 사랑과 무한한 연민과 공감만이 있다고 한다. 거기서 사망한 아버지를 에너지 형태로 만난 저자는 "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아라"라는 말을 듣고 삶으로 귀환하고 ,림프암에서 의학적 기적에 가까운 회복을 했다고 한다. 여기서 나온 저자의 만트라는 "자신을 무조건 사랑하기","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아라" 이다.  임사체험에서 자기자신의 본질이 조건없는 사랑이고 신의 현현이며, 자신이 충분히 강하고 완벽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또 자신이 암에 걸린 이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았다고 한다. 임사체험 전의 저자는 흔히 마음 여린 사람들이 겪는 심리상태, -타인의 기분을 맞추는데 연연하고, 혹시 자신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질 않을까 고민하는 - 를 고백하는데 극적인 체험이후 일종의 반작용이 온게 아닌가 싶다. 처음 자신을 사랑하라는 저자의 주장을 접했을 때 왠지 닭살이 돋았다. 꼭 아버지와 침대에서 손잡고 자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 보면 어쩌면 저자가 핵심을 찌른 건지도 모른다. 명상가 한바다는 종교학자 성해영과의 대담("다시이어지다:궁극의 욕망을 말하다"(김영사))에서 "인간의 고통에는 대부분 자학구조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대부분 자학구조가 이상적인 나를 설정하기 때문이고 그 이상적인 나는 역시 대부분 외부의 권위에 의해 설정된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도덕,문화를 포함한 외부의 권위, 심지어는 의학적권위까지 무시하는 관점을 보여준다. 약간 뜬금포같지만 저자의 이야기는 철학자 니체가 말하는 순진무구한 "어린아이"가 연상되기도 한다. 니체 역시 "도덕의 계보"를 밝히며 "선악을 넘어서"  자신만의 윤리를 창조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여기서 저자의 시도는 자기비판과 자책감을 약화시키고 "삶을 가볍게" 하는 것이다. 피의자가 포토라인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면 "염치없다"라고 말하는게 일반적인 우리네 정서지만, 저자는 과거의 잘못도 그 조건과 상황에서는 최선이었다는 식으로 자기비판과 자책감을 약화시키려고 한다. 또한 나의 본질이 이미 완벽한 존재이기 때문에 구루, 스승이 아니라 내면의 메시지를 따르라고 하는데 이 대목에서는 외부의 권위에 무작정 따르지 말라고 했던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가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는 오래된 역설이 있다. 저자의 이야기조차 외부의 권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만트라인 "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아라"에서 두려움은 외부의 권위에 대한 두려움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나"는 각각의 고유한 본질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권위에 "나"의 힘을 내어주고 있다. 때문에 저자는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영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내게 와닿지 않는 점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느낌이 잘 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자기자신에 대한 사랑이 지나친 사람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근본적으로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다. 나만 덜 떨어진건가?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저자의 비장의 카드도 이미 수십년전에 들은 레토릭이다. 저자는 마치 각각의 개인에게 본능처럼 "마음의 소리"같은게 있고, 그 본능을 따라 살라고 , 어떻게 하면 그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자신만의 노하우까지 소개하는데 그런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단지 "빈서판"에 문화적,사회적 영향을 써넣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내면의 목소리"가 단지 편견이거나 변덕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 대신 열정으로, 자신에게 "옳은 일"을 하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상당히 힐링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니체식 비유로 "독수리"가 아닌 (나를 포함해서)"양떼"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논리적 설득력을 따지기 보다 마치 그림이나 이미지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저자의 주장을 접해본다면 좋을 것 같다. 내 느낌에 적어도 엄청난 과장광고는 아니다. 반드시 자신처럼 암이 낫는다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이 정도 자기계발서라면, 한번 권해도 될 듯하다. 


ps 출판사의 제목 선정과 표지는 아무래도 오류 같다. 요즘 정신과의사나 심리상담사들이 써 제끼는 책들 같은 느낌인데, "만약 이 곳이 천국이라면"라는 원제가 더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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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원조 괴짜가족 6
하마오카 켄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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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 보고 나면 우라야스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라야스 철근가족 기획 투어 패키지 같은 거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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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 암, 임사체험, 그리고 완전한 치유에 이른 한 여성의 이야기
아니타 무르자니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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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체험이나 유에프오, 초능력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그리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결국 현실이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도피처로 삼는 것 아닐까. 이 책은 림프종 암에 걸렸다가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암이 저절로 완치된 한 여성의 수기이다. 저자는 죽음이라는 상태에 다다랐을 때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기기묘묘한 임사체험 이야기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힐링서적이고 자기계발서의 양상을 보여준다. 나는 아직 암에 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기적같이 암이 완치된 저자의 사례에 관심을 가지는 환우분도 있을 것 같다. )건강서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담 정도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저자의 임사체험의 진실성을 따지지는 말자.저자는 홍콩에서 태어난 인도인인데, 한번 파혼한 전력이 있고, 잘 교육받은 코스모폴리탄이다. 결혼 후 림프종암에 걸려서 거의 죽음직전까지 갔는데 저자가 묘사하는 임사체험은 힌두교의 세계관과 비슷하다. 에르고 아 숨, 우리가 실은 영원한 일자의 한 단면이고 우리의 본질이 바로 브라흐마라는 힌두교의 세계관가 비슷하다. 세상이라는 것이 결국 브라흐만 같은  일자가 보여주는 일종의 연극이라는 관점을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힌두교의 세계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는 인도 요기들이 보여주는 이적이 연상되기도 한다.  때문에 냉소적인 사람은 저자의 임사체험이 결국 저자의 문화에서 영향받은 결과이고 과학적으로 설명가능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임사체험 후 암이 극적으로 감소했는데 "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아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 후 저자의 이야기는 자기계발서나 힐링서적으로 손색이 없다.  명상가 한바다의 이야기인데 인간의 고통에는 대부분 자학구조가 있다고 한다. 이상적인 자기를 설정하고 그렇지 못한 자기를 대비하며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는 효과적인 처방을 제시한다. 내가 브라흐만이고 내가 조건없는 사랑인데 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한단 말인가?  이기심이니 뭐니 다 쓸데없는 소리고 저자의 요지는 "무조건 자신을 사랑하라" 이다. 이게 왜 특이한가 하면 불교같은 인도의 다른 전통은 자신을 초월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are you enlightend?/ No, i'm just highly eliminated" (아잔 브람,"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불광출판사) 나 "no self, no problem" 같은 선불교의 경구처럼 자신의 행복에 연연하는 중생들에게 불교의 무아이론은 일종의 최고의 밑장빼기 같은 래디컬함을 보여준다.그런데, 저자는 이제는 주류(?)이론이 된 무아이론에 반격하는 또 다른 래디컬한 "자기사랑"을 설파한다. 그리고, 이게  힐링이 된다. 아직 잘은 모르지만 불교에 염세적인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수행이라는 것이 해탈하지 못하고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가.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일자의 상태에서 이 세계에 온 이유는 우리 자신의 본성을 을 표현하기위해서라고 말하며 삶을 긍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니 일종의 수행 반대론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한 가장 큰 장애물은 기존의 권위에 대한 두려움이니(특히 인도출신의 저자에게 성차별이 중요한 허들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네 자신(그게 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의 삶을 살아라"가 일종의 자기계발서의 지침처럼 제시되는 것이다. 저자가 임사체험 후 보여준 삶의 태도를 자신의 삶에 응용해볼 여지-쉽지는 않겠지만, 쉽게 말해서 그냥 가슴의 울림을 따르라는 얘기다-  도 있을 것이다. 마치 스타워즈의 포스가 자신을 돌보듯 자신의 가슴을 따라가면 우주가 자신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비슷한 류인 마이클 싱어의 "될일은 된다"와 비슷한 느낌이다. 단, 차이점은 싱어는 자신의 에고를 포기하려고 했고, 저자는 "조건없는 사랑이 본질인"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일단 진정한 자기와 에고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두개의 주장을 합칠 수는 있겠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런 시도까지는 하지 않는다. 다른 영성서적과 같은 듯, 다른 듯 하다. 아주 사기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번 읽어 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임사체험 후에 추상적인 단어가 늘어나서 뜬 구름 잡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책의 흐름은 매끄럽고 코스모폴리탄 저자의 인생이야기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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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데 부인 - 그림 동화 같은 이야기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한나리 옮김 / 시공사(만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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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원이라는 가격에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한 밥상을 받은 기분.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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