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인공지능의 영화로 나오는 사람이 총 4, 5명이 다다. 그래서 다른 인공지능 영화보다 볼거리는 없다. 인공지능, 쳇GPT 만든 인공지능 소녀로 미성년 성범죄자를 잡는 내용인데 썩 볼거리는 없는데 가장 현실과 흡사하다.
김태웅 의장이 말하는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이 영화를 보면 현실적으로 알 수 있다. 다른 영화처럼 인공지능이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지금 현실의 챗디피티처럼 자기 학습을 통해서 인간에게 다가오는 걸 잘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영화적 허용으로 끝이 나지만 김태웅 의장의 요즘 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나름 흥미롭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같은 인공지능의 수준이 지금 애플이나 구글, 앤비디아 같은 회사에 비해 떨어지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영화와 무관하지만 우리나라는 신뢰비용이 들지 않는 부분이 많은 나라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끈 덕분에 거기에 충당하는 비용이 들지 않아서 그 비용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간혹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카페에서 자신도 모르게 노트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화장실에 갔다가 와서는 아! 내가 한국사람이 다 되었구나. 싶을 때가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테이블 위에 가방을 올려놓거나, 노트북 심지어는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화장실에 가도 그 누구도 노트북을 가져가거나 휴대전화를 훔쳐 가지 않는다. 신뢰 덕분이다.
특히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가장 이해할 수 없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 것이 택배라고 한다. 아파트 복도에 택배가 문 앞에 널브러져 있어도 그 누구도 그 택배를 들고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시티브이가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라는 질문이 있는데 런던의 6. 6%, 베이징의 몇 퍼센트더라? 아무튼 세계 1, 2, 3위의 도시에 비해 터무니없이 카메라가 적다. 즉 신뢰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이 적게 든다. 만약 신뢰가 바탕이 없다면 경찰을 부르고 카페는 한 동안 장사에 지장이 있고 매니저가 나오고 사람들이 커피를 대기하는 등,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 신뢰비용이 하루, 한 달, 일 년 정도 쌓이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특히 기차를 탈 때 예전처럼 일일이 수검하여 펀치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으로 치면 하루에 몇 만 명, 돈으로는 얼마, 시간으로는 엄청난 시간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이 사기의 나라, 사기꾼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다. 사람들이 서로 신뢰로 이어져 있는데 어째서 사기가 판을 치는 나라가 되었을까. 사기를 치는 건 신뢰로 묶여 있는 일반 사람이 아니라 권력을 지닌 사람, 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들끼리의 리그 속에서 똘똘 뭉쳐서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해 먹을 대로 해 먹어도 수감되지 않거나 들어가도 곧바로 나온다. 그래서 사기가 판을 치는 것이다. 미국의 사기를 다루는 학자(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한국을 엘리트 사기 카르텔의 나라라고 했다. 아주 예전부터 늘 이런 카르텔이 있어 왔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투명해진 요즘 그들의 행각이 드러나니까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뭘 어쩌지 못한다.
그래서 권력을 가지려고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다. 검사와 정치인을 보면 된다.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면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되고 요만큼의 투자로 이만큼의 돈을 벌 수 있다는 허황된 욕망이 꿈틀거리게 된다. 이것이 후광효과다. 사기는 사람들의 불온한 마음에 붙어서 점점 커진다. 그래서 사기가 사라질 수 없다는 현실이 허망하기만 하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독재자들의 권력에 혀를 내두르다가 그들을 처단하는 혁명을 이루었다. 프랑스나 영국에서 이미 오래전에 그렇게 했다. 피노체트의 이야기를 비틀어서 만든 영화 ‘공작’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오랫동안 독재자들은 권력을 휘둘렀다. 거기서 죽어나는 것은 일반 서민들이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라는 망발을 한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단두대에서 목이 날아간다. 그렇게 사람들은 독재자들을 혁명으로 끌어내렸는데, 그런데 혁망가들에서, 일반 사람들에서 수장이 된 사람이 독재자들보다 더 악랄하게 사람들을 괴롭히고 사기를 치는 것이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인간이란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어가고 있고 되어 버렸다. 그래서 사기꾼이 점점 많아지고 판을 치는 나라가 되었다. 수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전세사기(뭐 다르게 불리는 말이 있던데)가 나오고 있는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수원에는 평균 4천 건의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 지금은 만 팔천 건의 사건이 밀려있다. 그러니까 사건을 돌봐야 할,,, 아무튼 그렇다. 자세하게 쓰려고 해도 나도 무섭다.
이렇게 되면 신뢰비용이 들어가게 되는데 삶의 터전이나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종교에 귀의하여 그 이후의 문제가 또 터지는 연쇄가 일어난다. 무한굴레의 늪. 인공지능아 너의 좋은 능력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