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공포영화를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좋아한다면 어떤 류의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는지. 공포영화는 탄생이래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유전자처럼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영화감독이 되려는 어떤 사람은 정말 끔찍하고 무서운 공포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말을 했다

 

공포영화가 이렇듯 끊임없이 생성되고 이어지는 이유는 ‘공포’가 인간 생활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공포라는 건 한 번 들기 시작하면 축소되지 않는다. 확대되고 다시 확대되고 풍선처럼 점점 부풀어 오른다

 

공포영화는 다양하나 우주에서의 공포는 공포의 종류 중에서 큰 편에 속한다. 우주라는 공간은 인간에게 있어서 알 수 없는 공간이며 그 속에서 어떤 공포라는 건 상대를 알 수 없기에 더 무서운 권투경기와 같다

 

미지적인 절대적 우주존재의 공포는 러브크래프트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러브크래프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공포 너머의 공포를 인간 곁으로 끌고 왔다. 단순히 우리 곁에 늘 있던 빛을 가지고 공포를 만들어냈고 광활한 우주에서의 나약한 인간은 우주적 존재에게 그저 찢기는 종이 같은 것이 되기도 했다

 

이 우주적 공포영화는 이종을 다룬 공포에서 벗어난 기괴한 영화다. 영화 자이고트는 20여 분짜리 짤막한 공포영화로 숨 막히는 공포만 담은 영화다. 약간 살이 오른 다코타 패닝이 주인공으로 어떤 유전자 변이로 인해서인지는 몰라도 자이고트, 인간 접합체에게 쫓기며 우주선을 탈출하는 내용이다

 

영화 속에서는 자이고트의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면 자이고트의 자세한 모형을 볼 수 있다. 인간이 자이고트에 흡수되고 흡수되어서 접합체가 된 모습인데 다리는 다리로 가고 팔은 팔끼리 붙는 게 아니라 그냥 막 접합된 것 같은데 또 손은 손끼리 붙어있다. 또 눈알은 모두 한 곳으로 모였다. 자이고트가 생명체이기 때문에 살아 꿈틀거리고 계속 인간의 육체를 흡수해서 키워가는 종족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영화 내용의 앞뒤를 상상하게 된다. 어떤 식으로 자이고트가 생성되었는지, 또 탈출에 성공한 다코다 패닝이 이후 어떻게-그러니까 자이고트의 손을 절단해서 문의 버튼을 눌러서 탈출했는데 그 손이 점점 더 번식을 한다던가, 아니면 완전하게 탈출하지 못했다던가- 지구로 돌아오는지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유튜브로 풀렸기에 영어가 되면 자막이 없어도 그냥 보면 된다. 대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냥 봐도 된다. 공포에 집어 삼켜 들 것 같은 새로운 괴 존재에 무서움을 다코다 패닝은 잘 표현했다

 

인간접합체인 자이고트는 무척 소름 돋고 기괴하고 징그럽지만 피규어로 나오면 갖고 싶다. 사일런트 힐의 붕대감은 그 간호사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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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오는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그래서 토비오를 닮은 로봇을 만든 것이 우주소년, 원작으로는 철완 아톰이다. 아톰은 태어날 때 10만 마력으로 태어난다. 마력이란 말이 끄는 힘을 말한다. 그러니까 10만 마리의 야생마가 끄는 힘을 지니고 태어났으니 어마어마한 힘인 것이다

 

자동차도 100마력이라면 굉징한데 10만 마력으로 태어난 아톰은 굉장한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 하지만 아틀라스(아톰의 설계도를 훔친 와루프로기스 남작이 만든 로봇으로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졌는데 원자력인가 힘이 더 좋음) 때문에 후에 100만 마력으로 바뀌게 된다

 

어쩌면 그건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건드리기만 해도 전부 가루로 만들어 버릴 수 있기에 친구들과 친구들의 부모님은 당연하게도 아톰을 괴물처럼 여기고 멀리하려 할 것이다. 클라크가 그 이유로 학창시절에 고뇌에 휩싸였던 것처럼 말이다. 클라크는 슈퍼맨의 이름이다. 100만 마력이라고 하면 그래? 그렇군, 할지도 모르지만 마징가제트가 60만 마력이다. 마징가제트의 900분의 1? 1000분의 1정도 크기에 100만 마력이라는 건 슬픈일이다

 

아톰의 인공심장은 가슴에 하트 모양으로 심어 놨는데 아톰은 인간이 아니기에 심장이 아닌 인공두뇌가 아톰을 움직이게 한다. 그 인공두뇌를 가슴에 심어 놓은 하트인 것이다. 놀라운 건 그래서 어쩌면 아톰은 인간보다 더 절실하고 진정으로 가슴으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사고하고 가슴으로 사람을 대한다

 

아톰은 7가지 특수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전투기능으로 현재의 과학기술력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만화적 허용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요컨데 엉덩이의 기관총과 손가락 레이저, 눈에서 나오는 라이트 등이 있겠다. 60개 국어를(아스트로 보이 이후에는 160개국으로 늘어난다) 하고 인간보다 1000배가 넘는 청력을 지니고 있다

 

토비오의 아버지였던 텐마 박사는 아들과 똑같은(토비오의 유전자를 이식해서) 아톰을 만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들처럼 대할 수 없는 아톰을 버리고 만다. 그 아톰을 다시 탄생시킨 박사가 오차노미즈 박사다. 후에 텐마 박사는 종적을 감춘 후 마지막에 나타나 아톰을 죽이려 하고 아톰은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아톰은 오차노미즈 박사의 도움으로 동생과 부모님도 생겨 가족을 이루고 인간처럼 생활하지만 예술이나 자연의 감동을 느낄 수 없고 무엇보다 겁이 없어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데 그런 아톰을 위해 박사는 감정의 레벨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인공심장을 심는다. 그래서 아톰은 인간의 감정을 느끼지만 일시적이었다

 

아톰은 7가지 특징 중에 전자두뇌의 기억은 15조8000억 비트 메모리를 장착했다. 이를 바이트로 환산하면 1조 9759억 바이트이다. 기계치인 나는 이 소리가 뭔 소린지 잘 모르지만 현재 컴퓨터 저장 용량이 몇 테라바이트가 최고인 것으로 보아 아톰은 엄청나다는 것이다. 게다가 토비오의 유전자를 심어서 인공지능이지만 근래에 나오는 인공지능 영화에 나오는 AI를 능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톰을 탄생시킨 데츠카 오사무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래서 아톰은 1930년대(정확히는 1928년) 미키 마우스와 1940년의 피노키오를 닮았다. 월트 디즈니를 우상으로 여겼다. 처음 아톰을 디자인 했을 때 미키마우스를 따라 손가락을 네 개만 그렸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인간의 손가락과 같아졌다. 하지만 오사무는 미키마우스의 손가락 네 개를 따라 아톰의 손가락을 네 개로 계속 그렸는데 미키마우스의 손가락이 왜 네 개인지 몰랐는데 65년에 뉴욕박람회에 취재차 갔다가 월트 디즈니를 만나 그 이유를 듣게 된다

 

데츠카 오사무는 이후 일본의 여러 감독들에게도 영향을 줬고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와이 슌지도 데츠카 오사무를 좋아한다. 하나와 엘리스에는 데츠카 역이 나오고, 학교에서 창밖으로 아톰의 풍선인형이 서서히 옆으로 지나간다

 

2018년이 아톰 67주년으로 프랑스에서 데츠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의 원화 1장인가?가 3억 5,000만 원에 경매가 되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인스타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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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보이는 햇살은 따뜻해서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치즈처럼 녹아내릴 것 같은데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한껏 어깨를 구부리고 미간에 내천 자가 흐르고 있다. 칼날 같은 추위가 햇살이 가득한 환한 세상에 상처를 준다

 

참 기이하지? 사람의 마음에 상처로 인해 구멍이 생기면 어떤 인간은 거기에 쓰레기를 룰루랄라 버린다. 또 어떤 인간은 그 모습을 이렇게, 이런 삐딱한 자세로 서서 구경을 한다. 마치 영화를 들여다 보듯이

 

그런데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X ? ray 앞에 SE를 써 놓은 사람은 누구일까. 어쩌면 그 사람이 사랑병원에서 사랑을 나눌 때 딸깍하며 버튼을 눌렀는지도 모르겠어

 

우리는 우주에 대한 동경이 너무나 커. 영화 콘텍트를 봐, 그래비티를 봐봐, 잴 수 없을 만큼 넓고 검은 공간을 바라보며 한 없이 고독한 유영을 하며 절대적 신과 같은 그 흡입력에 빨려 들어가 버리잖아. 어쩌면 우리는 우주에 전부 갈 수 없으니 우주와 닮은 인간의 몸을 엑스레이로 찍는 것이지. 그리고 세엑스레이는 그 찬란한 우주 그 위에 있는 소중한 행위고 마리아

 

경진은 그런 말을 해. 내가 개를 고양이라고 우겨도 믿을 사람은 믿고 떠들 사람은 떠든다고 말이야. 메기가 부르르 뛰어 오르면 도로에 구멍이 생겨. 구멍이란 여기저기에 늘 생기게 마련이지

 

구멍은 늘 인류를 위협해 왔지. 구멍은 그래. 구멍이라는 건 한 번 생겨버리면 구멍을 메꾸기 위해서 누군가 투입이 되어야 하고 또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본을 불어 넣어줘야 하지. 구멍이란 꼭 그런데만 생기는 것이 아니야. 구멍은 인간의 머리에도, 사람의 마음에도 생기게 마련이야. 구멍은 인류가 낳은 상처지

 

크르르르르. 포크레인을 몰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봤어? 꽤 멋질 것 같지 않아. 포크레인의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가기위해 포크레인 자격증을 따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말고 메기를 선물해 주고 싶어

 

우리가 이 힘든 세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사람들에게 준 상처보다 내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몰라. 상처를 줬다면 가만히 생각해봐. 그 상처가 만든 구멍에 퐁당 빠져서 나오지 못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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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몇 번을 계속 보는지 모를 토이 스토리4에서 이 장면은 무척 감동적인 장면이다. 소외된 자, 소외된 것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내가 상대방을 향해 도와줄게,라고 말하는 부분은 무척이나 공감하게 된다. 나처럼 하찮은 인간은 늘 소외된 자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촉망받았던 엘리트였다고 해도 사회에 뛰어 들어 조직 속에 스며들어 버리면 그저 하찮은 존재로 전락하기도 한다. 나는 소외된 자가 아니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나는 소외된 자이다

 

그래서 소외된 자, 하찮은 것, 작은 것들에 대해서 노래를 한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방탄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그렇게 전반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50명 중에 서너명 정도가 좋아한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흐름을 타야한다. 음악만 듣고 가사만 듣고, 이러면 깊이 빠지기 어렵다. 그들의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온 사람들, 방탄 음악세계의 깊이를 아는 사람들, 뮤직비디오의 미학적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방탄에 깊게 빠져든다. 안무부터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은 서태지와도 흡사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지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태지의 음악세계와 패션, 손짓 하나하나 깊이 있게 좋아한다. 음악이 세상을 바꾼다는 보브 딜런의 의식에 빠져 들려면 보브 딜런의 음악을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꾸준하게 들어야만 한다

 

소외된 자들, 왕따에 관한 이야기는 외국에서 많이 만들어져 나오고 있다. 최시원과 친하며 최시원의 얼굴길이만한 에드리언 브로디가 나온 ‘디테치먼트’도 소외된 자들에 관한 영화 중에서는 좋은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에드가 알렌 포의 어셔가의 몰락의 스산하고 불안한 첫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다. 말미에 태양의 빛이 에리카를 밝게 비출 때 아, 하는 잘 표현 할 수 없는 것이 올라온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그 거리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한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에 따라 우리는 울고 웃게 된다. 그 거리를 조절하는 건 다름아닌 나 자신이다

 

디테치먼트에서 좋은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모두가 고통을 느끼고 누구나 혼돈 속에서 살아가니까 삶은 몹시도 혼란스럽지,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고, 하지만 네가 이걸 잘 견뎌낸다면 모두 괜찮아질 거야,라는 대사가 있는데 토이 스토리4의 저 장면에서 간단하게 내가 도와줄게,라고 소외된 자가 소외된 자에게 마음을 여는 장면과 교차된다. 디테치먼트에서 제목이 왜 디테치먼트일까. 그런데 디테치먼트의 반대말이 어테치먼트였다는 것을. 영화라는 게 한 편 만들어지는 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최근 ‘뭉쳐야 찬다‘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초기 시절의 무한도전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초기 무도는 뭐든 도전을 했다.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무모하게 닥치는 대로 도전을 했다. 가수와 배우에 비해 그들만큼 인정을 덜 받는 개그맨들과 가수지만 가수 같지 않은 가수와 방송 일을 하고 있지만 여기저기에 제대로 들지 못하는 방송인이 모여서 아주 무모한 도전을 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무도는 도전을 해서 성공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은 세상에 적응 못하고 루저로 살고 있는 하찮은 나 같은 인간도 도전을 하면, 무모하지만 도전을 하면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주었다. 그들의 도전은 친밀했고 위로였고 감동이었다

 

뭉쳐야 찬다를 보면 멤버들은 무도 멤버들과는 다르게 이미 세계 1위를 한 슈퍼스타들이다. 자존심도 하늘을 뚫을 듯하고 자기 분야에서는 타인이 넘볼 수 없는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랬던 멤버들이 평소 관심 없었던 축구를 하니 엉망진창인 것이다. 무도멤버들보다 더 수준미달에 다른 멤버에게 잘못을 떠넘겼다. 왜냐하면 팀의 패배가 최고였던 ‘나’라는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이들이 있다 보니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는 것도 귀찮다

 

오합지졸도 이런 오합지졸이 없다. 세월의 흐름을 정통으로 맞아서 전성기 때와는 다르게 살도 올랐다. 이런 고집 세고 자존심 강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왕년의 슈퍼스타들이 축구를 통해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무엇을? ‘나’라고는 자신을 극복해 나간다

 

무도 멤버들이 더 떨어질 곳 없는 사람들이 불가능에 도전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 뭉쳐야 찬다 멤버들은 세계의 꼭짓점을 찍은 슈퍼스타들이 미개척세계였던 축구를 통해 일반인들과의 대결에서 패배를 맛보면서 성장해 나간다. 축구에서는 소외된 자들이 팀을 위해서는 희생을 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무도의 초기 멤버들에게서 받았던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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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디오와 함께 엄마를 찾아 모험을 하는 마르코의 이야기, 엄마 찾아 삼만리는 요즘도 애니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그리고 웃기지만 어린이들이 티브이 앞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엄마 찾아 삼만리의 마르코를 보며 질질 짜고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일본 티브이 시리즈인데 플란다스의 개 인기로 후속작이다. 일본 제목은 엄마 찾아 삼천리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엄마 찾아 삼만리로 바뀌었다. 검색하면 왜 그런지, 또 엄마 찾아 삼만리에 대한 리뷰가 상당하다

 

그림의 작화가 마음에 들어오는 이유 중 하나도 장면 설정이나 레이아웃을 젊은 시절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맡았다. 그 외 당시 최고의 작화 화가들이 엄마 찾아 삼만리에 매달렸다 총 52화로 마르코의 엄마 찾아 가는 길은 험하고 고단하고 지치고 힘들지만 울며 웃으며 엄마를 찾으러 간다. 마르코의 엄마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정부 일을 하러 갔는데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에 머나먼 길, 삼만리 라는 어마어마한 길을 엄마 찾아 혈혈단신으로 가게 된다. 벌써부터 눈시울이 따가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시대 상황을 찾아보면 마르코의 엄마가 왜 그 먼 곳까지 갔는지 알게 된다. 그 당시 아르헨티나는 밀을 수출하는 신흥 부국이었다. 때문에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이민자들을 오냐오냐하며 받아들였다

 

마르코가 얼마나 긴 거리를 가느냐 하면 1880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출발하여 마르세유를 거쳐 바르셀로나, 말라가, 다카르를 지나 대서양을 종단한다. 그리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배를 타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지나 바이아블랑카에서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로사리오, 코르도바, 투쿠만에서 결국 엄마를 만난다. 엄마를 만날 때 정말 눈물이 철철 난다

 

그리고 마르코는 반대 여정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마르코가 물어물어 힘겹게 엄마가 있는 집에 가면 이사를 가 버리고, 또 미칠 듯 엄마가 있는 집에 가면, 어떡해? 또 이사를 가버렸다. 또 찾아가면 일주일만 일찍 오지, 같은 말만 듣는다. 얼어 죽을 놈의 이사

 

이렇게 마르코가 다닌 거리가 25,910킬로미터다. 지구 둘레의 70%를 돌아다녔다. 저 조그마한 몸으로

 

마르코의 여정도 딱하지만 시작하는 마르코 주제가가 시 다.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끝 부분에서 혈관 터질 뻔하지만 이 노래는 한 편의 장엄한 시다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나는 찾아가리 외로운 길 삼만리

바람아 구름아 엄마 소식 전해 다오

엄마가 계신 곳 예가 거긴가

엄마 보고 싶어 빨리 돌아오세요

아아아 외로운 길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삼만리

 

삼만 리는 끝이 없다. 정말 끝없다. 한하운 시인의 전라도 길을 읽어봐도 맨발로 전라도까지 가는 길도 험난하고 끝이 없어 문둥이 발가락이 다 떨어져 나가 끝에는 하나만 남는데, 마르코는 삼만 리를 엄마가 보고 싶어 지치지 않고 간다

 

마르코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뱃사람, 철도원, 서커스 단원,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 소매치기 등 인간 군상은 죄다 만난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고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 마르코의 이야기는 여행하는 로드무비 식의 형식이 아니라 마르코라는 어린아이의 성장기다. 그래서 이 만화를 유심이 보면 감동이 밀려온다

 

만화 주제곡 주제에 산 설고, 물길 설다는 표현도 참 애틋하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은 울먹이며 부르는 것처럼 들린다. 이 가사는 당시에 너무 슬퍼서 개사가 되어서 다시 불렸다. 요컨대 ‘엄마가 계신 곳 내가 거기 있다’로 바꼈다. 주제가는 두 곡이다. 이 슬픈 버전이 있고 빠른 버전으로 한 곡이 더 있다

 

 

원작은 이탈리아의 아동작가 에드몬드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에 실려있던 단편 ‘아페니니 산맥에서 안데스산맥까지’인데 그걸 주욱 늘려서 52부작으로 만들었고 엄마 찾아 삼만리는 극장 에니메이션 편도 있다. 극장판도 좋으니 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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