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보이는 햇살은 따뜻해서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치즈처럼 녹아내릴 것 같은데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한껏 어깨를 구부리고 미간에 내천 자가 흐르고 있다. 칼날 같은 추위가 햇살이 가득한 환한 세상에 상처를 준다

 

참 기이하지? 사람의 마음에 상처로 인해 구멍이 생기면 어떤 인간은 거기에 쓰레기를 룰루랄라 버린다. 또 어떤 인간은 그 모습을 이렇게, 이런 삐딱한 자세로 서서 구경을 한다. 마치 영화를 들여다 보듯이

 

그런데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X ? ray 앞에 SE를 써 놓은 사람은 누구일까. 어쩌면 그 사람이 사랑병원에서 사랑을 나눌 때 딸깍하며 버튼을 눌렀는지도 모르겠어

 

우리는 우주에 대한 동경이 너무나 커. 영화 콘텍트를 봐, 그래비티를 봐봐, 잴 수 없을 만큼 넓고 검은 공간을 바라보며 한 없이 고독한 유영을 하며 절대적 신과 같은 그 흡입력에 빨려 들어가 버리잖아. 어쩌면 우리는 우주에 전부 갈 수 없으니 우주와 닮은 인간의 몸을 엑스레이로 찍는 것이지. 그리고 세엑스레이는 그 찬란한 우주 그 위에 있는 소중한 행위고 마리아

 

경진은 그런 말을 해. 내가 개를 고양이라고 우겨도 믿을 사람은 믿고 떠들 사람은 떠든다고 말이야. 메기가 부르르 뛰어 오르면 도로에 구멍이 생겨. 구멍이란 여기저기에 늘 생기게 마련이지

 

구멍은 늘 인류를 위협해 왔지. 구멍은 그래. 구멍이라는 건 한 번 생겨버리면 구멍을 메꾸기 위해서 누군가 투입이 되어야 하고 또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본을 불어 넣어줘야 하지. 구멍이란 꼭 그런데만 생기는 것이 아니야. 구멍은 인간의 머리에도, 사람의 마음에도 생기게 마련이야. 구멍은 인류가 낳은 상처지

 

크르르르르. 포크레인을 몰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봤어? 꽤 멋질 것 같지 않아. 포크레인의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가기위해 포크레인 자격증을 따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말고 메기를 선물해 주고 싶어

 

우리가 이 힘든 세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사람들에게 준 상처보다 내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몰라. 상처를 줬다면 가만히 생각해봐. 그 상처가 만든 구멍에 퐁당 빠져서 나오지 못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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