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면 바른 것,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평범한 것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모호하게 된다.


이 세계에서 소외된 자들이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모두가 자신의 비틀어진 감정은 꽁꽁 숨겨둔 채 나는 그러지 않아 하는 얼굴을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고 있다.


그래서 정작 돌처럼 겉과 속이 같은 사람들은 소외당하고 이상한 취급을 받는다.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벌레 취급을 한다.


비상식과 비정상을 규정짓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들은 정상일까. 그저 겉으로 멀쩡하면 정상일까. 장애가 있으면 단지 불편할 뿐이지만 아픈 사람으로 본다. 정신이 아픈 사람이 얼마나 많나.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뉴스로 매일 접한다. 그런 사람들이 비정상이지만 정상인이라 칭하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규제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기류는 말한다 “나는 늘 지구에 유학 온 기분이었어. 자연스럽게 살 수 있는 사람한테는 이 세상은 정말 재미있는 곳일 거야. 내가 상처받는 하나하나가 다 즐거움이고 나도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누리고 싶었어. 평생 딱 한 번이라도.”


사사키는 말한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잖아. 그건, 다들 내일 죽고 싶지 않거나 죽지 않는 사람을 위한 게 아닐까? 내일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죽음을 개의치 않는 사람을 위한 게 아니야. 그런 흐름에 섞이는 게 사회의 일원이라는 거겠지.”


멜론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에게 멜론의 맛을 설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멜론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멜론의 맛을 모르기에 멜론의 맛을 듣기만 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소외된 자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 세계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평범함을 규정짓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난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좋아,라고 말하지만 그 평범함은 무엇일까.


이 영화를 보면 나의 모친이 생각난다. 나의 모친은 조카가 그저 평범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그 평범이라는 범주에 개성이라는 건 말살되어 있다. 조카는 이미 미술에 미쳐있다. 학교에서 전교생 통틀어 그림으로 1등이고, 미술 학원에서도 1등이라 다른 걸 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물론 나중에 프로로 뛰게 되면 좌절도 하고 울기도 하겠지만 지금은 엄청난 실력과 노력으로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런 조카의 모습이 모친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남들처럼 똑같이 수업받고 성적 좋아서 자랑도 하고 싶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아야 된다는 주의다.


거기에는 조카의 무뚝뚝한 성격도 모친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옆집 아이들처럼 싹싹하지 못하나 한다. 옷 입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조카 옷을 구입해서 늘 나와 마찰을 일으킨다. 조카는 할머니가 사준 옷을 입지 않는다. 할머니의 눈 높이에서 산 옷을 입지 않은 조카 역시 모친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일반적인 흐름에 속하지 못하는 아주 개성이 강한 소외된 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일 수 있고 그들을 소외시키는 사람의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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