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한국인터뷰를 재구성 한 파인딩 하루키의 한 페이지입니다. 한국의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고 일본 정치 시스템에 대해서 NO라고 외친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어요. 마지막에는 한국의 젊은 독자들이 일본인들보다 자신을 더 많이 알아보고 아는 체 하는 것에 즐거워했다는 인터뷰도 있습니다. 하루키는 스토리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데, 스토리가 세상을 재건한다? 뭐 이런 대사도 왕좌의 게임 시즌8에 나오는데 스토리, 즉 상상력이 사라지면 인간의 삶이란 단단히 망가지게 되어있다고 늘 말하죠. 일큐팔사만큼 긴 장편 ‘태엽 감는 새‘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장편이전에 단편이 있죠.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 이라는 단편이 있습니다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에 등장하는 여자는 총 세 명이다. 여자들은 주인공에게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수화기 너머의 기묘한 여자는 발가벗고 누워서 주인공에게 전화를 해 10분 동안 우리들을 알아가자고 한다. 무엇을요? 기분 말이에요. 수화기 너머의 아내는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보라고 한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 찾아보라고 한다. 골목은 편의상 골목이지 골목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험하고 난해한 지역으로 아내는 그곳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고 했다. 나에게 말도 없이. 라고 주인공은 생각한다. 모두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라고 명령만 내리는 것 같다. 와타나베 노보루, 아내 오빠의 이름을 딴 고양이를 찾으러 그 골목에 들어갔다가 16세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질문을 계속한다. 손가락이 여섯 개의 여자와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가슴이 네 개인 여자는?처럼 당황스러운 질문을 계속한다. 소녀는 눈이 좋아서 같이 고양이를 기다리자고 한다. 나타나면 소녀가 보고 알려준다고 한다. 소녀와 쓸데없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고받는 동안 주인공은 의식의 사각지대에 대해서 생각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 계기를 따지고 보면 법학과에 입학하는 순간부터였다. 그 이전까지는 희망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꽤 괜찮은 삶이었다. 내가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에도 아내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은 꼭 하지 않아도 괜찮지않겠냐고 했다. 낮에 통화했을 때 골목에는 왜 들어갔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일 때문에 급하게 끊고 말았다. 기억이 나면 물어봐야겠다. 아내가 퇴근시간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고 밥을 먹고 어두운 주방에 혼자서 앉아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아내는 잘못된 장소에 있는 것처럼 안타깝고 평소보다 왜소해보였다. 고양이를 못 찾았다고 하니 고양이는 더운 날씨에 음지에서 팔팔 떨다가 죽었을 것이라며 아내는 울었다. 그리고 고양이를 죽인 건 나라고 했다. 예전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도 나는 많은 것들을 죽여 왔다고 했다. 고양이에게 밥을 준 것도 나인데 어째서 아내는 그런 말을 할까.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와 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24번의 울림이 있은 후 전화는 끊어졌다. 마치 사각지대의 의식이 꺼져버리듯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단편은 짤막하지만 앞뒤 상상을 굉장히 하게 합니다. 미지의 존재에게서 전화가 오는 건 이후 ‘여자 없는 남자들‘에서도 계속 되고 버닝에서도 종수는 그런 존재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내 의식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떤 존재가 전화를 걸어오는 것처럼. 하루키 소설 중에는 아주 잔인한 장면이 묘사된 소설도 있어요. 목을 자르고 그 시체를 숨기기 위해 거꾸로 들어서 피를 다 뺀 후 처리하는 장면이 있어요. 칼로 목을 자를 때 그 서늘한 기분과 서걱거리는 부분도 꽤 세밀하게 묘사를 했습니다. 하루키 답지 않은 것 같은데 하루키 답군. 하는 소설이에요. 하루키스트들, 무슨 소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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