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생활하면서 정말 필요 없는 곳이 동물원이다. 좁은 공간에 동물을
잡아와 가둬두고 우르르 몰려가서 시끄럽게 구경하고 인간들이 먹는 과자나 던지고 재미있다고 웃고 즐기면서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그로 인해
동물들은 치아가 빠지고 입이 비뚤어진다. 같은 생명의 시간을 고통으로 보내다 죽고 만다. 동물원은 돈이 많이 들고 어떤 나라는 전쟁이 나면
동물원 먼저 폭파시키는 메뉴얼이 있다. 인간을 즐겁게 해주었던 야생의 동물들은 인간의 전쟁 때문에 가장 먼저 죽게
된다
이 영화에 나오는 동물원은 그런 동물원이 아니다. 방사를 위해 다친
야생동물들을 치료하고 멸종위기의 동물을 보존하는 동물원이다. 이 동물원을 지키는 사람들, 동물을 자신보다 더 아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화는
동물을 위해 생활을 바치는 이들을 그리는 영화다
다친 새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이들은 인상을 쓰고 고민하고 약을 투여하고
붕대를 감는다. 이들은 다친 동물들에게는 자신밖에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서 다친 동물을
치료한다
돈도 많이 못 벌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친구들은 동물 똥 치우러 가냐고
비아냥거리고 동물가둬 놓고 괴롭힌다는 소리도 들어가면서 이들은 방사를 위해 동물 치료에 힘을 쏟는다. 이들을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게
‘신념’이다. 이 세상은 천 명 중에 한 두명 숨어 있는 신념이 있는 사람들로 인해 삐거덕거리지 않고
돌아간다
이들은 나이가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멸종위기의 동물을 보존하려고 한다.
다친 동물을 치료하고 동물의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새끼 새를 살리려 필사적이다. 때로는 야생의 동물들에게 공격을 받아서 상처가 나고 피를
흘리기도 한다. 이들이 그러면서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저 동물이 좋아서다
부리가 틀어져 야생에서는 먹이를 먹을 수 없어서 구조된 독수리가 치료되는
동안 살이 쪄서 날 수가 없게 되었다. 여기에 동물 야생재활치료사가 붙어서 몇 달을 훈련을 시켜 2미터밖에 날지 못하는 독수리의 체중을 줄이고
비행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모습은 꽤 감동적이다. 감동적이라는 감정은 인간이 느끼는 것이고 동물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왜 이러는지 알지
못한다. 인간이 자신을 괴롭히는 줄 안다. 그래서 인간에게 공격적이 되는데도 수의사들과 사육사들은 그런 위험을 뛰어 넘어서 독수리의 방사를 위해
애쓴다. 정말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는 일이지만 이들은 자신의 일처럼, 자신의 가족처럼 그 일을 한다
점박이 물범 에프소드는 새끼 물범이 물에서 뭍으로 나오지를 못해서 그냥
뒀다가는 물범이 물에 빠져서 죽는 이상한 일이 발생하기에 물에서 새끼를 건져 올려준다. 그런데 또 물범 엄마 입장에서는 새끼를 보호해야 하니
인간이 다가오면 으르렁 거린다. 거리를 두고 밀대 같은 것으로 새끼가 물에 빠져 죽지 않게 하려고 밀어 올리며 사육사와 수의사들이 새끼 때문에
물범우리를 24시간 돌아가면서 돌본다. 새끼는 젖도 잘 못 빨고 던져주는 물고기도(먹으라고 풀어 놓은 미꾸라지를 보고도 뭐지? 하는 표정과
미꾸라지가 팔딱 거리면 놀라기도 한다) 잘 못 먹는데 나중에는 치료가 잘 되어서 물고기도 잘 먹게 되고 서식지인 백령도 바다에 방사를 하는
계획에 돌입한다
이 다큐 영화의 압권은 말미에 모두가 매달려 호랑이 박람이의 건강을
지키려고 애쓰는 장면이다. 박람이는 항공이와 함께 새끼때부터 이곳에서 자랐는데 이제 항공이는 없어졌고 혼자 쓸쓸하게 좁은 우리 속에서 늘 엎드려
있다보니 살아있는데도 욕창이 심해지고 근육과 뼈가 퇴화되었다. 이들은 박람이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과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을 쏟아
붓는다
영화 제목이 동물원이 아니라 ‘동물, 원‘인 이유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야생의 동물이 다쳐서 이곳, 다큐의 장소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 계속 원을 그리며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동물, 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살=48.6살, 5살=56.8살, 7살=62.1살, 10살=67.8살,
13살=72살, 15살=74.3살, 18살=77.2살, 19살=78.1살, 20살=78.9살
이것은 개의 나이를 인간나이로 환산한 것이다. 개는 반려견이라 말하지만
집이 마치 동물원처럼 그저 갇혀 지내는 개도 많다. 개는 주인과 떨어져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다. 개는 친구보다 주인이 더 필요한 이상한
존재이기에 집을 동물원처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외로워서 개를 키우면서 개를 외롭게 하는 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잘못 되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