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이 어촌에도 여기저기 들려올 때가 있었다. 노래방의 화면에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의 뮤직비디오가 늘 나오고 있었고 옷 가게에서 또는 카페에서 심지어 바닷가 가로등에 달린 스피커에서도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나올 정도로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인기가 있었을 때가 데인저러스 앨범이 나왔을 때가 아닌가 싶다.

어쩐지 근래에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찾아듣지 않으면 잘 들을 수 없다. 한국이고 한국인이 가요를 듣는 게 너무 당연하지만 마이클 잭슨의 노래는 비틀스처럼 끊어지지 않고 흘러나와야 뭔가 지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군,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창 엠티비라는 것이 붐을 이루었고 엠티비 시상식이 미국에서 매년 열렸으며,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엠티비 뮤직비디오 부분이었다. 쟁쟁한 그룹들의 뮤직비디오, 요컨대 에어로 스미스 ‘겟 어 그립’의 뮤직비디오(리브 타일러와 알라시아 실버스톤이 뮤직비디오를 장식했다)와 건스엔 로지스의 ‘노벰버 레인’의 뮤직비디오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마이클 잭슨의 데인저러스의 뮤직비디오는 그야말로 지구인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영상이 되었다.

이 앨범의 뮤직비디오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마이클 잭슨과 같이 했다. 에디 머피, 나오미 캠벨, 마이클 조던, 크리스 크로스, 맥컬리 컬킨 등이 함께 했다. 맥컬리 컬킨은 블랙 오어 화이트 뮤직비디오 첫 화면에 등장을 하여 존 굿맨인지 존 굿맨을 닮은 아버지를 록으로 사막까지 날려 버린다.

맥컬리 컬킨은 마이클 잭슨과 상당히 친하다. 마이클 잭슨이 어린이 성 추문에 휩싸였을 때 법정에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증언을 하기도 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세세한 모든 것이 법과 문서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특히 정점에 있는 인기스타가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마이클 잭슨이 성 추문에 휩싸였을 때 우리나라 김혜자도 그건 이상한 언론 오보라고 했다.

이 언론의 오보는 한물간 스타들을 괴롭히기를 좋아하여 그간 맥컬리 컬킨을 궁지로 몰아넣는 기사를 참 많이도 냈다. 한국 언론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적으니 사람들은 그걸 보며 정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맥컬리 컬킨은 생각하는 것처럼 방탕하고 망가지고, 그렇지 않다. 아버지와의 문제가 있어서 돈도 많이 까먹었지만 그래도 190억 정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여타 어린이 스타들처럼 방탕하게 생활하지 않고 절제와 절약 같은 것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간의 행보를 보면 ‘나 홀로 집에’의 캐빈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나 홀로 집에’를 비트는 웹드라마도 찍고 밀라 쿠니스와 오랜 열애 끝에 헤어지고 난 후 다시 연애를 하며 잘 지내고 있단다.

마이클 잭슨의 데인저러스 앨범의 노래 중에 Jam의 뮤직비디오에는 마이클 조던과 크리스 크로스가 나온다. 잼의 시작은 굉장하다. 콰쾅 하면서 시작을 알리는데 아직 이만큼 시작의 임팩트가 좋은 노래가 없다. 마치 첫 소절이 가장 좋은 소설 같다.

크리스 크로스는 당시 가장 뜨거운 가수였다. 어린이들이었는데 랩으로 미국의 음반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두시의 데이트 김기덕은 연일 크리스 크로스를 칭찬했고 서태지는 크리스 크로스의 노래를 흥얼흥얼 거렸다. 크리스 크로스의 노래는 아침저녁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서 흘러나왔다. 아마도 박진영은 크리스 크로스를 보고 량현 량하를 기획하지 않았나 싶다. 그랬던 크리스 크로스였는데 한 명은 이미 몇 해 전에 죽었다. 그렇게 잊혔다.

팝 하면 또 김광한이었다. 김광한 디제이가 김기덕보다 팝에 대해서는 더 알차고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랬던 김광한도 2015년에 죽었다. 전태관도 며칠 전에 죽었다. 김종진은 아파하는 친구 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물론 마이클 잭슨도 죽었다. 따지고 보면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그럼에도 나는 왜 죽음 속에 나를 집어넣지 않고 있을까. 내일이라도 당장 죽을 수 있는 날이어서 문득 김수영 시인의 시가 떠오르네.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에서 조그마했던 딸이 지금은 태풍 성장을 해서 누드도 찍고 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먹고살기 힘든데 마이클 잭슨은 무슨 얼어 죽을,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이면 그만의 이야기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마이클 잭슨은 이 앨범에서 이전의 앨범과는 다른 목을 긁는 강렬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서서히 슈퍼스타에서 존 레넌처럼 메시아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지구를 노래하고 인간을 노래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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