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공포영화 다운, 공포영화 같은 공포영화를 봤다. 아르헨티나 영화로 영화 시작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죽 끌고 간다. 서스펜스나 미스터리물이 아니라 호러물이다. 이종이 나오는 영화로 근래에 드물게 이종의 등장이 상당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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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나서 욕실에 가보니 이유 없이 아내가 욕실의 벽에 얼굴을 박아서 뭉그러지는 장면이나 무덤에서 이유 없이 돌아온 아이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움직이는 장면이나 무엇보다 집 안의 틈을 통해 이종의 존재가 인간의 삶으로 틈입을 하는데 이종은 신선하다. 얼굴과 다리가(몸통이 꺾였는지) 같이 보인다거나 하는 장면이 점프 스케어로 등장하여 보는 이들의 무서움을 두 배로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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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놓지 않고 죽 끌고 가는 가운데 점프 스케어가 군데군데 적절하게 등장한다. 섬뜩하면서 우이씨 하게 된다. 이런 초자연적인 일들이 일어나면서 전문가들이 등장을 한다. 이 전문가들은 이 존재가 왜 공격적인지 어째서 틈으로 오는지, 물을 이용해서 인간의 세상에 온다든지, 어떤 것을 무서워하는지 오래전부터 일어나는 현상의 주체인, 이 이종의 존재를 알고 있고 연구를 해오고 있지만 틈에서 이종의 손이 쑥 나와 목을 꺾어 버리고 벽으로 잡아당겨 그대로 죽여 버린다. 그러니까 까불면 다 죽는 것이다. 그리고 죽은 사람은 기이한 모습으로 전부 변하게 된다. 요컨대 사다코 같은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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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포스터가 심상치 않다. 보통 이렇게 포스터를 잘 만들어 놓으면 내용은 예고편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예고편은 포스터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포스터도 무섭고 영화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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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현상과 해괴한 모습과 두려운 주변과 공격적인 무서움의 이종. 이렇게 무서운 공포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 일어나는 기괴한 일들과 이상한 모습의 이종에 ‘인간’을 대입해도 딱 맞아떨어진다. 영화 속 무서운 일들이 사실 현실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짓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한국의 폭력이 등장하는 영화는 다른 어떤 외국의 영화보다 더 무섭고 더 폭력적이고 더 파괴적이며 더 눈을 돌리게 된다. 한국 영화는 지나친 폭력 영화가 많다. 그것이 언어폭력이든 실제 폭력이든


이 영화의 감독은 그저 무서운 영화가 아니라 스토리에 중점을 둔 공포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는데 그 노력이 드러나는 영화였다

 

 

감독과 꼬마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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