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촌스러운 인간이고 촌스러운 생각에 촌스러운 복장을 늘 하고 있고 촌스러운 말을 하며 지낸다. 그러다 보니 촌스럽게 광복절이라 리뷰하게 된 허 스토리. 나는 비록 촌스러우나 영화는 촌스럽지 않다. 영화는 깊고 울림이 컸고 무엇보다 촌스럽게 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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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를 따라 90년대 초로 간다. 정숙(김희애)은 잘 나가는 여행사 대표다. 하지만 팀장이 몰래 매춘 투어를 하는 도중에 사람이 죽고 문 사장, 즉 문정숙은 경찰서에 끌려가면서 여행사는 내리막의 길에 접어든다. 남편 없이 사업을 이만큼 크게 하는 동안 딸과의 사이는 벌어지고 집안 살림과 딸의 식사를 챙겨주는 건 도우미인 배정길 할머니다. 딸은 김학순 할머니가 증언을 하는 티브이를 보고, 정숙은 밥을 먹다가 ‘저 할매처럼 한 번 삐끗하면 니 인생 끝이 데이, 이 시대에 태어난 걸 감사하고 빠릿빠릿하게 살아라이”라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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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성 경제인 연합회에 속해 있는 정숙은 멤버들과 함께 위안부 사무실에 들러 보여주기식 성금을 전달하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여행사 사무실에 정신대 접수 사무실을 차리면 할머니들의 억울한 사연을 받게 되고 그러면 여행사도 알리게 되고 좋은 일도 하게 된다는 말에 딱 3개월만 하기로 하고 정숙은 사무실을 열고 할머니들을 만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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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가 아닌 정신대라고 불렸던 90년대 초. 직접 만난 위안부 할머니들은 정숙을 박대한다. 그리고 할머니들은 가족들에게 마저 더럽다는 소리를 듣고, 할머니들은 살아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 살아있어서 더러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정숙은 사무실로 찾아온 한 할머니를 본다. 그 할머니는 다름 아닌 딸의 식사를 챙겨주던 집안 도우미 배정길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사연을 알게 된 정숙은 그만 자신의 과오와 사람들의 차별 속에 자신도 있었다는 것에 입을 틀어막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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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의 간판을 내 걸은 여행사에는 욕설을 하는 전화가 오고, 돌을 던져 창문을 깨고, 일본 거래처는 거래를 끊는다. 그때는 그랬다. 택시를 타면 운전기사가 김학순 할머니의 이야기를 라디오로 듣고, 어떤 정신머리 없는 여성이 쪽팔리는 것도 없이 저리 씨부리샀노, 몸 팔았다고 방송에 나와서 저리 난리고. 저게 다 돈받아쳐물라꼬 저라지. 해방된 게 언젠데 인제싸 기어 나와가꼬 저리 씨부리샀노.라고 한다. 그것이  한국인 대부분의 인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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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도에는 그랬다. 우리가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르고 밝게만 지냈던 그때의 사회는, 그때의 나라는 그들에게 냉대하기만 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르면 무섭도록 차갑고 잔인하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사람들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 잔인하기만 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영화를 보는 우리는 점점 설명 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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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기 위해 찾아다니는 정숙. 하지만 할머니들은 전혀 입을 열려고 하지 않고, 가족들은 입 밖에 꺼내려 들지도 않는다. 위령비 문제로 시장을 만나러 갔을 때는 시장은 충혼탑 옆에다가 더러운 여자들의 위령비를 세우면 유공자의 가족들이 몰려온다는 말을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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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991년부터 98년까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23번의 재판이 있었고, 10명의 원고단, 그리고 13명의 변호인까지. 나이가 많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네 명의 할머니는 재판마다 시모노세키로 가서 재판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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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녀 할머니가 일본의 료칸에서 목욕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다가 배가 칼로 다 잘린 흉터를 본다. 그리고 그 옆에 적힌 일본어의 조선보지. 그리고 박순녀 할머니는 일본 칼로 배를 가르고 핏덩이를 꺼내고 아기집도 잘라버린 이야기를 마치 타인의 이야기처럼 덤덤하게 할 때 우리는 소리 없이 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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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서귀순 할머니는 등을 보이며 그날의 일을 이야기한다. “내가 말을 안 듣는다꼬 칼로 베고, 찢고 살려 달라고 애원해도, 피를 철철 흘리는데도 이래 다리를 벌리고 물건을 들이밀고
“ 서귀순 할머니가 법정에서 말을 하는데도 일본 측에서는 더러운 몸 보이지 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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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구석 1열에서 변영주 감독은, 당시 일본 군인은 위안부에 들어갈 때 옆에 칼을 차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고 했다. 위안부 여성들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군인을 맞이했고 군인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칼을 휘둘렀다고 했다. 일본 위안부 여성도 있었지만 칼에 난도질을 당한 여성들은 조선의 여자들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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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죄를 짓자마자 누가 보지 않아도 하느님이 알고 있기에 자신의 죄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일본은 죄를 지으면 수치심을 느낀다고 한다. 수치심이란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알았을 때 느끼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니라고 끝까지 발뺌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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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은 법대를 나와서 영화감독이 되었고 95년부터 99년까지 위안부 할머니들을 따라다니면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낯선 목소리’ 총 3편의 감독이다. 돌 같은 변영주 감독이 펑펑 울었던 때가 나라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할머니들을 인정하고 도움을 주면서부터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을 때, 할머니들이 집에서 가장 높은 사람으로 큰 소리를 칠 때 변영주 감독은 펑펑 울었다고 했다. 나라가 인정을 하면 모두가 이렇게 쉽게 인정을 하는구나, 그것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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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위안부 한국 할머니들이 있는데 그 할머니들은 중국에서 높은 대우를 90년대에서부터 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있는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고 사람들에게 잔인할 정도로 차별을 받아오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적은 이중적인 적, 바로 내 편이라고 생각한 쪽에 있는 적,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이 느껴질 때 그것이 적으로써 제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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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숙은 영화 속에서 6년 동안의 시간이 흐르며 같이 늙어간다. 민규동 감독은 영화를 질질 끌지 않는다. 배정길 할머니가 여고에 가서 여고생을 만나는 장면도 아주 짧게 끝나고 화면을 전환시킨다. 여고생들은 할머니에게, 할머니 예뻐요, 참말이에요,라고 한다. 그 짧은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누군가 슬플 때 슬퍼하지마 기운을 내라, 같은 말보다 미안하다,라는 한 마디가 더 의미가 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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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의 말로 현재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도움을 주로 오는 사람들 중에는 일본인도 많고, 특히 수요일마다 열리는 집회에는 늘 여고생들이 자리를 가득 매웠다고 했다. 영화 귀향에서도, 아이 캔 스피커에서도 참고 참아도 결국 울고 만다. 허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눈물의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눈물의 결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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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런 영화가 지겹다고 한다. 내가 늘 하는 소리지만 지겹다는 말은 담백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위안부 문제는 간단하다. 공식적으로 잘못했다는 사과 한 마디. 시간이 갈수록 일본인들의 봉사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사죄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할머니들이 하나의 상징이 아니라 한 명의 여성으로 돌아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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