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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따분한 동물의 생태 이야기가 아니다. 수달, 족제비, 살쾡이 등은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시골에서 자란 작가가 어렸을 때는 동네 마당에서, 야산에서, 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동물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직접 경험한 이야기, 나이 많은 동네 어르신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집오리, 수달, 족제비, 살쾡이, 들쥐, 개를 주인공으로 각각의 6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많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우리 조카에게 책 선물을 해야겠다. 내가 이 글을 추천하는 이유는
1. 동물들의 생태를 알기쉽게 어린 아이 관점에서 재미있게 전개하고 있다.
2.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전설적이고 동화같은 이야기가 재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살가지와 족제비의 복
수 이야기. 살가지 귀신이 씌어진 아주머니와 무당 이야기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3. 이 세상은 인간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며, 자연과 동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는 것과 생명 존중 사상을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4.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 가장 무서운 힘이라는 것에 반성하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1. 살기 위해 야생의 본능을 가르치는 처절한 집오리 이야기.
집오리는 애초 날수 있었다. 사람들의 오리를 옆에 두고자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결국 오리로 하여금 새의 기본적인 습성인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날개짓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게 만들었다. 집오리의 삶은 '사느냐 죽는냐'의 싸움이다. 청둥오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을 구렁이, 살쾡이, 너구리로 부터 살리기 위해 하늘을 날아가는 방법을 가르친다. 자식과 헤어지는 고통이 따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자식에 대한 모성본능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똑같은 것이다. 살기위해 야생의 본능을 가르치는 처절한 집오리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인간의 이기심으로 야생 동물의 본능을 잃어버리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2. 인간의 욕심에 멸종되어 가는 수달 이야기.
수달. 동네 사람들이 강가에서 보았다던 물귀신. 그것의 정체는 수달이다. 동네 할아버지의 말씀 속에 들어있는 인간의 잔인함. 인간의 욕심. 우리 모두 야생 동물들에게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인간의 손에 의해 멸종되어가는 수달. 한번 짝을 이루면 평생 같이 살아가는 지고지순의 사랑. 평생 배가 고프지 않으면 육식 동물들은 절대로 다른 동물을 잡아 먹지 않는다는 가장 기본적인 법칙만은 우리가 꼭 배워야하지 않을까.
3. 동물도 사람처럼 감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족제비 이야기.
예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족제비. 주로 쥐를 잡아먹고 살기에 목도리용 털을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은 족제비 가죽을 벗긴다. 동네 형 문태가 족제비를 사로잡아 자기나름의 방법으로 길들이려 했다. 철사로 코를 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학대하면 못쓴다.'고 동네 어른들이 말씀하시지만 그마저도 무시한다. 자기 코를 찢어가면서까지 탈출에 시도한 족제비는 문태네 병아리들을 하나 둘씩 물어 죽인다. 정말 어른들 말씀대로 족제비가 영리하여 복수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확실치않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동물도 사람처럼 분노하고 웃을 줄아는 감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잊으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어른들의 말을 빌어 전달하고 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다 마찬가지라는 사실. 절대로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4. 인간의 한없는 욕심의 결과을 보여준 살쾡이 이야기.
농촌에서 살가지라고 불렸던 살쾡이. 동네 닭들꽤나 잡아 먹는 고약한 짐승이다. 집고양이보다 약간 덩치기 크면서 무척 영리하고 행동도 빠르다. 예전에 살쾡이들이 닭서리를 시작하면 아예 그 집은 가축을 장에다 내다팔았다고 한다. 그만큼 살쾡이가 닭서리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 왜 인간의 가축을 잡아먹을까? 원래 산에서 쥐, 토끼, 다람쥐, 개구리 같은 동물을 잡아먹고 살지만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가로 내려오는 것이다. 살쾡이의 먹잇감을 인간이 빼앗은 결과. 인간의 한없는 욕심이 불러 온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5. 눈물겨운 삶의 몸부림을 보여준 들쥐 이야기.
예전 할아버지집에 가면 밤이면 천정으로 돌아다니는 쥐발자국 소리에 잠을 한참이나 설쳤던 기억이 난다. 땅 속에 굴을 파고 사는 들쥐의 생태. 살쾡이, 족제비 같은 동물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굴을 파고 살지만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오히려 굴 밖으로 나온다. 뱀이 굴로 들어오면 새끼들을 몽땅 잡아먹기때문에 아예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것이 쥐 나름의 생존 전략인 것이다. 방에 들어온 들쥐를 기어코 잡아 죽이리라 생각하며 산 기간이 무려 44일. 처음에 잡아서 죽이겠다는 생각은 들쥐의 눈물겨운 삶의 몸부림에 항복하고 나중에는 불쌍한 생각으로 바뀌었고, 잡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결국 탈출에 성공해 방 밖으로 나간 들쥐와의 추억은 비록 작은 동물일지라고 살고자하는 욕망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똑같은 것이므로 함부로 동물들을 다루거나, 생명을 빼앗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주고 있다.
6.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 동물 개 이야기.
개를 사랑하는, 옆집에 이사온 여자. 그 여자가 갖고 온 여러마리 개 중에 낮익은 개가 있다. 바로 보더. 그 개에 얽인 이야기이다. 보더는 원래 그 집에 전에 살았던 조폭이 기르던 개였는데 동네 사람들의 눈총을 받은 개이다. 주위 사람 아랑곳하지않고 개를 대책없이 기르는 조폭과 조폭마누라. .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 동물인 개. 인간의 삶 속에 함께 살아가자면 기본적인 규칙들은 서로 지키며 살아가야한다. 반려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기적인 생각은 버려야한다. 결국 조폭의 개 콜리는 떠돌이 개가 되어 돌아다니다 차에 치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