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놈은 반응이 매우 무딘 편이다.
황우석 박사의 쾌거에도 별로 기쁘지 않았기에
그의 추락에도 나라가 망한 것처럼 슬퍼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내가 건강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물만두님의 페이퍼를 보고서야 슬퍼지기 시작했다.
많이 아프신 만두님은 나같은 인간과는 다르게
황박사의 쾌거가 더 기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내가 건강하다는 것, 그리고 마음껏 걷고 놀 수 있다는 것이
미안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난 세상이 온통 잿빛이니 뭐니 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
역시 미안한 일이다.
황박사의 추락이 나라가 망할 슬픈 일은 분명 아니지만
이로 인해서 황박사의 연구가 중단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냉정히 말해서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그렇게 윤리적인 나라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