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위더스푼을 만나는 데 사흘이 더 걸렸다. 비디오 대여기간은 1박2일이지만 그걸 안지키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연체료를 부과한다는 말이 써있으면 뭐하나. 연체료 내라고 하면 거래를 끊어버리니 간이 웬만큼 크지 않으면 연체료를 물리지 못하는데.
예쁘고 금발이며 "가슴도 큰"-이건 내게 이 영화를 추천한 사람의 말이다-여자가 명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딱지를 맞는데, 그 여자는 떠난 남자를 잡겠다고 남자가 입학한 하버드 법대에 진학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여자도 그렇지만 남자도 한번 떠나면 대개는 끝이다. 그럴 때 매달려봤자 짜증만 나지 마음이 돌아서지 않는다. 세상은 넓고 이성은 많다. 굳이 싫다고 도망가는 상대를 잡을 필요가 뭐가 있담?
하여튼 남자가 여자를 떠난 이유는 "명문가의 머리좋은 여자"를 찾기 위해서다. 명문가의 중요성은 미국에서도 큰가보다. 엊그제 만난 커플매니저 친구는 "가입조건에서 집안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거 아냐?"는 내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냐, 그렇지 않아.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나는 굉장히 중요해"
이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연 그런가. 이렇게 생각해 보자. 아버지가 재벌인데, 허구한 날 바람만 피고, 당연한 권리인 노조 설립도 못하게 한다. 아들은 기부금 입학을 했고, 아버지와 비슷하게 여자만 후리다 회사를 물려받아 연봉 1억짜리 사장이 된다. 이 사람은 아마도 결혼정보회사의 프리미엄 회원, 아마도 특에이급이 될 것이다. 반면 가난해도 바른 가치관을 가진 부모님 밑에서 교육받은 아들은 그저 그런 대학을 졸업해 성실한 회사원이 되었지만, 회원 가입조차 못한다. 자, 당신이 여자라면 누굴 택하겠는가? 프리미엄 회원인가, 가입조차 못한 사람인가.
이 영화의 결론.
1) 리즈 위더스푼은 예쁘다
2) 속편은 보지 말라니 안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