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위가 프로로 전향해 첫 대회를 치렀다. 막판에 실격되긴 했지만 4등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고, 2라운드에서는 절정의 감각을 보여주며 7언더파를 치기도 했으니 과연 대단한 소녀, 수천만달러의 스폰서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게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증명된 것 같다. 일부에서는 그녀의 프로행이 너무 이르다고 우려하지만 난 그녀가 적절한 시기에 프로로 갔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말해본다.


지금 여자골프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18언더파, 2위와 여덟차 차이로 우승해버린 소렌스탐 때문이다. 소렌스탐은 이 우승으로 올시즌 8승째를 거뒀는데, 그녀가 독하게 마음먹고 출전대회 수를 늘린다면 10승 이상은 무난할 것이다. 그녀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한 선수는 2승을 한 폴라 크리머, 독주라고 해도 지나친 독주다. 로레나 오초아나 박세리도 소렌스탐을 견제하긴 역부족이고, 한때 라이벌이었던 캐리 웹은 젊은 나이에 한물간 지 오래다. 소렌스탐이 나오기만 하면 우승을 해버리니 여자골프가 점점 재미없어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나. 이런 판국에 미셀 위가 등장했으니, 여자 골프계로서는 반갑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녀가 제발 소렌스탐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주기를 바라면서. 우승을 못하더라도 최소한 1등을 다투는 모습 정도는 보여준다면 여자골프의 인기가 되살아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년도에 미셀 위는 이상한 짓을 많이 했다. 툭하면 남자 대회에 참가하고 그랬는데, 그녀의 행동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됐다. 소렌스탐이 남자 대회에 참가한 것은 여자 골프계에 더 이상 적수가 없기 때문이었는데, 그런 소렌스탐도 남자 대회에서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하며 실력차를 드러냈다. 그런 마당에 아직 여자대회에서 1승도 없는 미셀 위가 남자대회에 참가하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런 이벤트성 행동보단 여자골프계에서 우승을 먼저 하는 게 순서일 듯싶다. 타이거 우즈가 프로에 데뷔했을 때 “왜 타이거 타이거 하는지 모르겠다”며 냉소적으로 말하던 남자 골퍼들은 그가 데뷔 다음달에 가볍게 첫승을 거두고 그 다음해엔  최다 타수 차이로 마스터즈를 차지하자 더 이상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미셀 위는 내가 보기엔 타이거 우즈와 비교할 천재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능력은 있는 선수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전에는 5등만 해도 “아마추어가 그게 어디야”라고 너그러이 봐줬던 사람들도 그녀가 계속 우승을 못하고 5등 언저리에서 맴돌기만 한다면 그녀를 잊고 또다른 천재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다. 미셀 위에게 중요한 것은 이른 시간 내에 첫승을 거두는 것, 그게 올 시즌에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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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0-1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셀 위, 너무 이뻐요... 키크고 늘씬하고.. ^^
어린 나이니까 조금 더 안정되기만 한다면 잘 할수 있지 않을까요? (전 요즘 옆지기가 골프 새로 시작하는 바람에 골프만 보고 있습니다..ㅎㅎ)

니콜키크더만 2005-10-1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비범한 사람인 건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네살 때 나인홀에서 45타를 쳤다는 타이거 우즈만한 천재는 분명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