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넥 -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는가
댄 왕 지음, 우진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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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초강대국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를 향한 관심, 즉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극명한 차이점이야말로 21세기를 정의하는 경쟁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책의 저자 댄 왕은 중국 윈난성 태생으로 일곱 살에 캐나다로 이민, 로체스터대학교를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7년부터 홍콩, 베이징, 상하이 등에 거주하며 중국의 기술 야망과 산업 전략을 심층적으로 연구해왔다. 여기서 비롯된 인사이트를 담은 'China Annual Letters'를 매년 발표해왔으며 이는 오늘날 중국의 행보를 설명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총 일곱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공학자가 만드는 나라 vs 법률가가 이끄는 나라(1장), 숫자에 집착하는 베이징의 설계자들(2장), 중국은 왜 제조업에 목숨을 거는가(3장),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자녀정책(4장), 제로 코로나(5장), 벽을 쌓아가는 중국(6장),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7장) 등의 고발성 글을 통해 금융과 소트프웨어의 환상에서 깨어나 다시 공장을 돌리고 인프라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 책은 단순히 미국과 중국의 비교를 넘어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서구 문명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자 강력한 경고장이다. 그래서 다시 공장을 돌리고 인프라를 세워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패권 경쟁의 본질이 제조업과 하드웨어 역량이 국가 안보의 핵심이자 미래란 사실을 일깨운다. 

공학자가 만드는 나라 vs 법률가가 이끄는 나라

우리는 법률가 중심 국가와 공학자 중심 국가의 차이를 그저 기분만으로만 느끼지 않는다. 법률가 중심의 국가가 되어버린 미국에서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제조 업체를 찾아볼 수 없으며, 꼭 필요한 공공사업 역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렇게 미국의 사회 기반 시설은 초라한 상태로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퇴보하는 반면, 중국은 지하철과 교량, 고속도로 등 새로운 기반 시설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 제조 업체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미국의 자동차 회사나 반도체 생산 기업은 그만큼의 성취를 이뤄내지 못했다. 중국의 정치체제는 언제라도 대규모 건설이나 생산 계획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어서, 경제 분야에서 아주 작은 변동만 일어나도 베이징에서는 우선 새로운 공공사업과 관련된 거창한 계획부터 발표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주택 위기’라는 말이 흘러나올 때마다 중국에서는 주택 가격 폭락을, 그리고 반대로 미국에서는 주택 가격 급등을 떠올리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은 공학工學에 대한 열정을 잃었고, 중국은 사회 모든 분야에 공학을 적용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사실상 단순한 토목이나 전기 기술 관련 전문가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회공학자다. 고대 중국 황제들은 새로 획득한 영토로 대규모 이주를 명령하거나 만리장성 혹은 대운하 건설을 위해 백성을 강제로 동원하는 등 개인의 사회적 관계를 철저히, 그리고 마음대로 재구성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지금 중국 통치자들은 과거 황제들보다 야심이 훨씬 더 크다. 과거 소비에트연방은 베이징의 공산당 지도부에 중공업에 대한 열정은 물론, 인간과 사회를 다루는 새로운 공학자가 되겠다는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었다. 인간과 사회를 다루는 새로운 공학자란 과거 소비에트연방의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했던 말로 시진핑 주석도 이 말을 인용했는데, 여기에는 결국 중국 전체를 현대적인 국가 그 이상으로 뒤바꾸겠다는 야심이 깔려 있다.

숫자에 집착하는 베이징의 설계자들

넓은 중국 땅을 여행하다 보면 궁금한 점이 시야에 들어온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를 떠나 멀리 떨어진 지방을 찾아가노라면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조차 미국의 가장 부유한 지역보다 더 우수한 사회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음을 목격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임에도 중국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 바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대규모 공공사업을 펼치는 수 있는 사회주의 공학자 중심 국가의 특징이다.  

이렇게 고립된 지역이면서 중국에서 네 번째로 가난한 성, 그러니까 가구 소득이 미국 뉴욕주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구이저우성이지만 고속도로 길이는 뉴욕주의 3배에 달하며, 고속철도망 역시 잘 운영될 정도로 사회 기반 시설은 대단히 우수하다. 그런데 구이저우성의 사례가 중국에서는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니다. 공학자 중심의 국가인 중국은 전국에서 쉴 새 없이 비슷한 공공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이저우성은 중국 성장 전략의 결과물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 할 것이다.

중국은 왜 제조업에 목숨을 거는가

<뉴욕 타임스>에 실린 한 기사(2012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생산 초기에 약 9,000명의 산업공학 전문가를 채용해야 했다. 분석가들은 미국에서 그렇게 많은 전문가를 한꺼번에 찾으려면 9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2주 만에 모든 채용이 끝났다. 우수한 인력이 충분할수록 설계와 생산 기간이 단축된다. 팀 쿡도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서 금형 전문가를 모은다 해도 당장 회의실 하나를 채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국에서라면 축구장 여러 곳을 채우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애플과 폭스콘은 품질 기준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자 확보말고도 광둥성 남부에 위한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선전의 또 다른 장점을 발견했다. 선전에서라면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부품들을 찾아낼 수 있으므로 이런 접근성이 곧 효율성과 이어진다는 점이다. 즉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관련 공급 업체 대표를 한자리에 모을 수 있기 때문다.

선전의 노동자들은 그렇게 음악 재생 장치며 스마트폰, 그리고 여러 전자 제품을 조립하며 기술을 배워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 관리자와 일부 전문가는 화창베이의 폐기장을 돌아다니며 남는 부품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러한 부품들은 매년 성능이 향상되었는데, 월간지 <와이어드>의 전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은 이를 두고 ‘스마트폰 전쟁을 통해 얻은 부수적 이득’이라 불렀다. 스마트폰 부품 공급망에 수천억 달러가 투자되면서 카메라, 센서, 배터리, 모뎀 등 전자 부품의 가격이 급락했고, 우리는 한때 소수의 부유한 강대국이 특별한 용도로만 사용하던 첨단 장비를 주머니에 넣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1993년 부시 대통령의 수석 경제 고문이었던 마이클 보스킨Michael Boskin은 이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컴퓨터 칩? 그게 무슨 감자칩 같은 건지?” 이는 미국에서 제조업이 사라져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지도층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예인데, 그 때문인지 공장의 해외 이전을 반대하는 노조 지도부와 소수의 비주류 경제학자를 감상주의자로 몰아가기도 했다. 클린턴 행정부와 뒤를 이은 부시 행정부 모두 미국 기업의 공장이 중국으로 옮겨 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업 이탈로 미국이 경제적, 정치적 파멸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불과 20년 전, 외국 기업들이 선전 같은 지역에서 성장을 위한 씨앗을 뿌렸다. 이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향후 선전 같은 공동체의 홝가 줄어들 것이다. 다만 그런 날이 그렇게 빨리 오지 않는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애플의 2023년 최신 공급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0개 공급 업체 중 156곳의 생산 공장이 중국에 있다. 그리고 그중 72곳이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데 미국, 베트남, 인도의 생산 공장을 합친 것과 거의 맞ㅁ먹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중국 지도자들은 산업 고도화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다시 말해 중국에 더 이상 필요 없는 노동 집약적 산업이나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는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완벽주의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저사양 산업’조차 중국에서 퇴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환경오염 때문에 선진국이 회피하는 희토류 채취를 거낌없이 채굴해 이를 지원 무기로 활용한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이 어느 정도 인정한 논리, 즉 인건비가 낮은 국가로 제조업이 몰리는 경제 논리를 따르는 것과는 별개로 시진핑 주석은 각각의 산업 분야가 계속해서 국가 경제 규모를 따라 옮겨 가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

한 자녀 정책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행정의 복마전처럼 변해갔다. 이 정책이 시행된 후 약 35년 동안 여기에 영향받지 않은 중국 가정은 거의 없었다. 1990년까지도 첫아이를 가지려면 여성은 직장을 비롯해 당 간부들에게 최대 12가지의 서류를 확인받고 피임에 동의하는 동의서도 제출해야 했다.

베이징 중앙정부는 인민해방군 장성 출신 첸신중을 국가가족계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마치 군사작전처럼 치밀하게 정책 시행을 위한 초기 단계를 계획했다. 우선 가족계획 담당 공무원을 중심으로 구성한 순회 부서를 이른바 ‘충격 부대’로 임명하고 이 대규모 ‘전투’를 위해 ‘일대일 전술’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 

작전 계획의 핵심은 ‘충격 공격’이었는데, 원래는 결정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정치적 동원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운동에서 유래한 용어였다. 이 부대는 공무원 및 당 간부, 지역 집행관, 그리고 마을을 순회하는 의료진으로 구성되었다. 각 지역 병원은 자궁 내 장치 삽입, 나팔관 결찰술, 정관수술, 그리고 임신 중절이라는 ‘네 가지 수술’을 언제든 시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국가 안보의 핵심은 제조업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라는 공산당식 통제를 통해 시진핑 정부가 벌인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인민 전쟁을 비판하고, 벽을 쌓아가는 중국 이야기를 통해 미국산 반도체 없이도 버티는 방법을 찾은 중국 기술 기업과 미국과 중국간에 벌어질지도 모를 전쟁 발발시 양국의 군수물자 양적 격차를 폭로한다. 특히 보유 선박이 취약한 미국이 MASGA 프로젝트를 발동해 한국 조선업에 기대려는 의도를 느끼게 한다. 

#정치외교 #브레이크넥 #댄왕 #웅진지식하우스 #미중패권대결 #미국제조업민낯 #변호사의나라미국 #엔지니어의나라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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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2-23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등록이 안되네요.ㅠㅠ
 
내세우지 않는 귀한 마음
유형길 지음 / 문장의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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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보내며 글이 나를 닮아가는지, 내가 글을 닮아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떤 한 해였는지 또렷하게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버텼습니다. 다만 분명한 마음 하나는 있었습니다. 다시는 내가 거두고 이뤄낸 것들을 앞세우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총 3장으로 구성된 책은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서라도 우선 행복해져야 한다(1장), 당신의 아침이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2장), 당신뿐 아니라 당신의 사랑까지도 사랑하고 있음을(3장) 등에 걸쳐서 작가 유형길의 168개 단상短想들을 담고 있다.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서라도 우선 행복해져야 한다 


행복은 일종의 에너지이자 자원이므로 충분히 채워져 있을 때 비로소 타인에게 흘러간다. 지키고 싶은, 지켜야만 하는 그들의 샘이 메말라갈 때 물을 떠다 주기 위해서는 내 삶이 먼저 가득 차 있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나의 잔을 먼저 채운 뒤에 넘침으로 타인을 데우는 일이다.   


행복은 늘 반 걸음 늦게 찾아온다


행복은 늘 반 걸음 늦게 찾아온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때에 순간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행복은 실제로 있는 감정이라기보다 깨닫는 감정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까. 행복은 흔히 무언가를 갖고 있을 때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사진)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말은 감정에만 매몰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쉽지만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어렵다. 그렇다. 사랑은 받아들이는 훈련이자 동시에 나를 다스리는 훈련이기도 하다.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함께 있는 시간보다는 상대방을 대하는 방식으로 증명된다.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사진)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으면 어떤 태도로 사랑에 임할 건지를 고민해야 한다. 무엇도 소용없다. 사랑 앞에서는 방법을 찾은 사랑보다 그러기로한 사랑이 중요한 것이다. 나의 명곡 리스트에 들어 있는 노래 중 김동률 가수가 부른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의 가삿말을 음미해 본다.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조금 멀리 돌아왔지만 기다려왔다고

널 기다리는 게 나에겐 제일 쉬운 일이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여전히 난 부족하지만 받아주겠냐고

널 사랑하는 게 내 삶에 전부라

어쩔 수 없다고 말야


뭐니 뭐니 해도 우선순위는 인성이다

인성人性이란 다정함, 무해함과 같은 축軸에 있는 '타인을 다루는 능력'
이다. 이제 '인성은 착한 사람'이라는 구식 표현으론 설명되지 않는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양해진 시대라서 그렇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들이 많을지라도 나는 여전히 인성이 모든 것의 바탕이라고 믿는다. 

다정함, 무해함, 배려, 신뢰 같은 단어를 한데 묶는 말. 결국 그것이 인성인 것이다. 이런 나는 구식인가?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부터 난 엄한 아버지로부터 천자문, 채근담, 명심보감, 소학, 논어 등 한문으로 가득한 고전古典을 배웠으니 말이다.(사진) 



그럼에도 난 옛것을 여전히 좋아한다. 욕심쟁이였던 내가 이제 늙어서 그 많았던 여러 취미들도 대부분 사라지고 남은 건 딱 두 가지, 이 중 하나가 바로 새벽 독서인데 이 시간에 손 때가 잔뜩 묻은 아버지의 유품이기도 한 '채근담'을 펼처 읽는다. 어릴 적 회초리를 맞으며 배웠던 채근담은 이제 늙은 나에게도 여전한 인성 교과서이기에.

최고의 복수는 잘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기준 삼지 않는 것이다 

마치 위로처럼 들리는 글귀이다. 우리 모두는 대체로 경쟁심이 강한 동물들이라 마음 속에 날카로운 칼 한 자루씩 품고 산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간에 나를 괴롭혔던 사람에게 언젠가 반드시 이를 사용하기 위함이다. 이를 일컬어 복수심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마음이 자신을 위로 끌어올린 원동력이었음을 안다. 흔히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조언들을 자주 접한다. 이는 심약心弱한 사람들을 위한 말이 아닐까. 마음 약한 사람들은 그런 상대방을 뛰어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란 트라우마에 사로잡힐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 이런 긍정적인 비교심이 없다면 오히려 자신을 겁쟁이로 추락시키는 게 아닐까 싶다. 저자 또한 복수심을 불러일으킨 그사람을 완전히 망각하라는 것은 아닌 듯하다. 단지 그사람이 내 삶에 들어와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을 금禁하란 조언인 것 같다. 이렇게 저자 자신의 단상을 남긴다. 

"그래서 우리는 관점觀點을 달리 해야 한다. 그때의 일은 한때의 일일 뿐,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방향이 될 필요가 있을까. 그러니 복수의 대상을 증명하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 진짜 복수란 복수심을 품게 한 그 사람에게서 중심의 무게를 내게로 이동하는 일인 것이다."(147쪽)

위로는 많지만, 끝내 용기를 건네는 사람은 귀하다

위로보다 용기를 주는 사람은 잘없다. 위로는 아픈 마음을 함께 바라봐 주는 일이다. 슬픔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다소 놓일 수 있다. 그래서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은 위로하는 사람으로 남으려 한다. 

반면 용기를 건넨다는 건 이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상처를 보듬어 주는 일을 넘어 실의에 빠져 어깨가 축 처진 사람이 다시금 알어나 걸어갈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야 한다. 말만 하는 위로보다 더 큰 책임이 따르고, 함께 걷는 각오까지 필요하기에 그렇다. 


#내세우지않는귀한마음 #책추천 #에세이추천 #한국에세이 #서평 #문장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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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스위치를 켜라 - 매끈한 피부부터 요요 없는 다이어트까지
이케타니 도시로 지음, 나지윤 옮김 / 향기책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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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이야말로 내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스위치입니다. 혈관 스위치가 켜지면, 피부에 생기가 돌고 머릿속이 맑아지고 몸의 맵시가 살아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간단한 '혈관 다이어트' 습관을 꾸준히 실천해서 여러분의 몸속 혈관 스위치를 켜시기 바랍니다. - '시작하면서'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이케타니 도시로는 의학박사로 이케타니병원 원장이다. 도쿄 태생으로 도쿄 의과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뒤 동교 대학병원 제2내과에서 혈관과 동맥경화 관련 연구에 매진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이케타니병원을 이끌며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책은 2부에 걸쳐 총 9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늙어 보이는 사람, 젊어 보이는 사람(1장), 혈관이 젊어지면 '얼굴'이 젊어진다(2장), 혈관이 젊어지면 '뇌'가 젊어진다(3장), 혈관이 젊어지면 '내장'이 젊어진다(4장), 누구나 20년 젊어질 수 있다(5장), 아침 루틴 4가지(6장), 점심 루틴 6가지(7장), 야간 루틴 7가지(8장), 마인드 컨트롤 5가지(9장) 등을 통해 건강한 혈관의 중요성을 다룬다.   

외모 변화와 노화 증상 3종 세트

대체로 나이 40을 넘기면 사람에 따라 외모 노화가 한꺼번에 찾아오는 시기가 있다.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다가 ‘예전보다 왜 이렇게 늙어 보이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말이다. 이런 변화는 왜 일어날까? 아래의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 역시 얼굴의 노화다.
두 번째 이유~ 불룩 나온 배다.
세 번째 이유~ 자세다.

등이 구부정하고 둥글게 말린 상태를 ‘ET 자세’라고 부른다. 자세는 단순한 외형을 넘어 그 사람의 정신 건강과 신체의 건강 상태까지 비추어 주는 거울이다. 등을 곧게 펴고 똑바로 서기만 해도 겉모습이 10세, 어쩌면 20세까지 젊어 보일 수 있다. 과장이 결코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

20년 전 나이로 되돌릴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체험해서 그 효과를 입증한 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식사와 운동, 일상적 움직임과 더불어 호흡, 목욕, 수면, 스트레스 관리까지 생활 습관 전반을 아우르며, 누구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경제적 부담도 거의 없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익힌 후에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매일 꾸준히 이어 가기’이다. 그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혈관 나이를 20년 젊게 되돌려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건 물론이고, 아래와 같은 변화가 찾아온다(아래 사진 참조).


혈관도 나이들면서 점차 변한다

혈관 나이가 젊을수록 혈관은 부드럽고 탄력적이며 혈류도 원활하게 흐른다. 그 결과 영양분과 산소가 피부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전달되어 피부 표면이 탱탱해지고 윤기가 돈다. 피부에 공급되는 혈액은 '미용 에센스'
인 셈이다.

하지만 혈관도 나이가 들면서 점차 변한다. 혈관 내벽이 두껍고 단단해져 젊었을 때처럼 유연하게 늘어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혈류가 서서히 둔해지고 피부를 비롯한 말초 조직에 도달해야 할 영양 공급이 막히기 시작한다. 이렇게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으면, 세포가 제때 필요한 에너지를 받기 어려워진다. 

무서운 것은 그다음이다. 혈관이 딱딱해지고 혈류가 약해지면, 모세혈관 속 혈액 흐름이 점차 느려지고 마침내 끊기고 만다. 제 기능을 잃은 이런 모세혈관을 ‘고스트 혈관’이라고 부른다. 혈액이 흐르지 않는 채로 방치된 혈관은 실제로 유령처럼 사라져 버린다. 물이 말라버린 강이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고스트 혈관은 피부 노화를 비롯한 여러 신체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모세혈관 수는 20대에 가장 많고 나이가 들면서 고스트 혈관 현상으로 점차 줄어든다. 60대가 되면 20대의 약 40퍼센트 수준만 남는다.

오메가6는 줄이고, 오메가3는 올리고

염증은 혈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피부, 간, 신장, 뇌 등 거의 모든 기관에서 세포 손상과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체내 염증을 조절하는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산의 균형에 있다는 것이다.

즉 오메가6계 지방산 섭취는 줄이고 오메가3계 지방산 섭취는 늘리는 것, 이 단순한 변화만으로도 몸속 염증이 차분히 가라앉고 혈관과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고기를 섭취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참고로 오메가6계와 오메가3계는 아래 사진을 참조하세요. 


(사진, 오메가6계 & 오메가3계)

일산화질소는 '혈관 회춘 스위치'

일산화질소는 혈관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유연성과 탄력을 유지하게 해 주는 물질로 이른바 ‘혈관 회춘 물질’이라고 불리는데, 이의 구체적인 역할은 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원활하게 만들고, 혈관을 유연하게 유지하며, 혈압을 낮추고,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킨다. 

이제부터는 기적의 혈관 다이어트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로 꾸준히 실천할수록 몸이 달라지고 기분도 좋아질 것이다. 자연히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므로 효율이 좋은 투자임에 틀림없다. 즉 
‘내장지방을 줄이고 혈관 나이를 20세 젊게 만들기’엔 2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엄격한 식사 제한은 하지 않는다.
둘째, 과격한 운동이나 힘겨운 트레이닝은 하지 않는다. 

과격한 운동은 하지않기

혈관을 젊게 만들기 위해 반드시 힘든 운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운동의 기본 원칙은 '운동은 쪼개서 해도 충분하다', '단 5분, 좀비 체조'이다.생각날 때마다 그 자리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좀비 체조’(아래 사진 참조)라 동작은 단순하다. 다리를 가볍게 움직이고 상체의 힘을 빼고 이리저리 흔들어 보라. 그 모습이 꼭 좀비처럼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저자는 이 체조를 감히 ‘궁극의 운동’이라고 자부한다.


(사진, 좀비 체조)

좀비 체조는 언제 하든 괜찮지만 특히 혈당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식후 30분부터 한 시간 사이에 하면 가장 좋다. 이때 몸을 움직여 주면 먹은 당질이 곧바로 에너지로 쓰이고 흡수 속도가 완만해져 식후 혈당이 서서히 오르게 된다. 


기적의 혈관 다이어트

책은 22가지의 습관을 통해 혈관 다이어트법을 제인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오늘 무엇을 하나라도 실천했는가'이다. 말하자면 '벡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임을 강조하는 셈이다. 작은 변화를 즐기며 매일 조금씩 이어간다면 어느 날 문득, 달라진 몸과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간소개 #책추천 #다이어트비법 #젊어지는스위치를켜라 #향기책방 #이케타니도시로 #유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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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욱(필통밴드) 지음 / 필통뮤직스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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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여는 당신, 그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한 권의 이야기가 열한 개의 멜로디가 놓여 습니다. 음악과 함께 기억되지 않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듣다'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김용욱(필통밴드)는 단순한 노래를 넘어, 이야기를 품은 음악을 만들어간다. 'B.S.T'(Book Sound Track)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한 권의 책에 담긴 세를 음악으로 확장하고, 그 감정의 결을 독자이자 청자에게 입체적으로 전하고 자 한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삽입되는 음악을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라고 말한다. 흔히 주제곡이라고도 부르는데, 대체로 해당 작품의 배경이 되는 연주곡이나 또는 보컬곡曲을 일컫는 말이다. 이 소설은 이와 유사한 개념의 BST(북 사운드 트랙)라는 독특한 구조를 우리들에게 내보인다.

영혼들의 쉼터

"나는 배가성이란 별에 있다가 왔어요"

이 작품 속엔 나, 수호천사(여고), 타냐, 로타, 히바로드, 영혼(나오스) 등이 등장한다. 마치 공상소설 속으로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흔히 우리 인간들은 머나 먼 우주의 별에서 푸른 행성인 지구라는 이곳에 와서 살다가 죽으면 고향인 그 별로 돌아간다고 말하지 않던가. 그렇다. 배가성은 작품 속의 별이름이다.

영혼들의 쉼터는 이번 생을 마감하고 다음 생을 준비하는 곳이다. 대략 700번이 넘는 환생을 해 왔던 나, 전에 노르웨이 로보텐에서 어부로 살았을 때 만났던 로타가 지나가다 나를 알아보더니 눈을 찡긋댔다. 이 단편엔 환생還生이란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어! 벌써 다시 돌아왔어요?” 이번엔 이집트에서 피라미드 돌을 쌓을 때 만났던 히바로드였다. 이에 멋쩍은 미소로 답했다. 시야에 초록색 가득한 쉼터가 들어왔다. 길 양 편의 이팝나무, 벤치나 잔디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영혼들의 모습과 왁자지껄한 소리 가득했다.

배가성에서 시간은 의미가 없다. 이곳의 존재들은 지구 나이로 425년을 살지만, 아무도 오늘이 며칠인지 몇 년이 지났는지 같은 걸 세지 않는다. 오직 기억으로 삶을 쌓아간다. 지구인들처럼 시간에 쫓기거나 늙어간다는 개념 자체가 아예 없는 곳이다. 또 이곳에선 어느 누구도 다투질 않는다.

BST 배가성

머나먼 저 별에 그곳에는
신비한 또 누군가들이
살고 있을까?
숨결처럼 부서지는 기억들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끝없는 별이 춤을 추네
(중략)

노란 캡슐을 타고 미지의 별로 향했다. 이 별은 생과 생生 사이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미지의 별이었다. 순식간에 캡슐은 그 별의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별의 내부 공간은 마치 지하철 터널을 연상케 했다. 공간은 거대한 둥근 원형의 통로였다. 드디어 도착했다. 캡슐과 문이 동시에 열렸다.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다.


(사진, BST 목록) 

얼마전 재미있게 시청했던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내(김혜자)는 아픈 남편(손석구)의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하지만 결국 사별한다. 이후 아내(김혜자)도 죽어서 이승을 떠나는데,이때 지하철 같은 이동 수단에 승차한다. 승차한 영혼들은 내려야 할 곳에 이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밖으로 빨려나간다. 이를테면 천국과 지옥으로 향할 영혼들의 행선지가 이렇게 구분되는 셈이다.  

신비로운 색감을 지닌 공간의 천장엔 무수히 많은 별과 별자리들이 가득했다. 유리 카펫을 따라 걸어가자 커다란 원형 모양의 서가書架가 한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고 마치 살아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 안엔 꽤많은 책이 놓여 있었다. 이는 바로 나의 인생이었다. 책을 들춰보고 싶었다. 수호천사 여고는 말했다. "책이 허한다면 열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열리지 않을 거예요. 한번 시도해 봐요"

처음, 그리고 선물

그림을 그리는 소영과 버려진 애완견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진국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다. 하루는 진국이 별관 옥상으로 끌려갔다. 소위 '일진'으로 보이는 동급 여학생 세희가 벌인 짓이었다. 세희는 도서관보다 헬스장에 가는 덩치 큰 여학생이다. 담배를 사오라는 요청에 돈이 없다고 버티다가 진국은 세희 무리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때마침 3학년 퀸카인 소영이 이 광경을 목격하곤 이를 제지한다.

어느 금요일 오후, 미술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소영을 찾아간 진국은 개를 좋아하면 주말에 유기견 보호센터에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이에 소영도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진국은 미술실을 나오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일요일 오전,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한 진국은 자신의 애완견 곤이와 함께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중 거울을 꺼내 얼굴을 살폈다. 그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데 어제부터 좀 가라앉은 상태였다. 사실 이런 피부염증엔 개와 고양이를 멀리해야 한다. 아무튼 일행은 택시를 타고 유기견 센터로 향했다. 견사犬舍에서 진국은 배설물에 아랑곳않고 청소와 소독을 했다. 이런 하루를 함보내며 소영과 진국은 자신들의 마음 속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끈적하고, 재즈한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햇살은 가득했다. 향긋한 꽃냄새가 바람을 타고 물결을 이루는 듯 진국의 코를 자극했다. 소영이 옆에서 눈을 감고, 고요하게 하늘을 바라봤다. 진국은 한쪽 이어폰을 빼 소영의 귀에 가져다 댔다. 눈을 뜬 소영이 진국을 바라보며 입가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침대 위. 진국은 눈을 떴다. 옆엔 소영이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소영에게 입 맞추려 다가갔다. 소영은 '똥 냄새. 큭 큭'이라고 장난을 치며 이불 속으로 몸을 돌돌 말았다. 진국은 꿈 얘기를 했다. '푸른 눈을 가진, 바닷속 존재, 빛 구슬' 얘기를 듣던 소영은 미소를 지으며 아기 태몽이란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소영은 침대에 누웠다. 의사는 초음파 기계를 조정하면서 화면으로 아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쿵.쿵.쿵.쿵.쿵.쿵.쿵, 작지만 분명한 소리는 아기의 심장 소리였다. 진국은 소영의 배 위에 손을 얹고 아기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예쁜 딸 별이가 선물처럼 찾아왔다. 북 사운드 트랙에 노래가 흘러나온다.


(사진, 그대라서 참 좋은걸요)


(사진, 선물)

애가哀歌

소영은 복지센터에서 힘든 주민들을 돕고 있었고, 진국은 택배기사로 일했다. 횡단보도 신호들이 녹색으로 바뀌자 소영은 딸을 안고 건너기 시작했다. 굉음과 함께 차 한 대가 질주해 오고 있었다. 위험을 직감하고 소영은 몸을 돌렸지만 공중으로 튕겨 올라 차량 앞 유리창에 강하게 충돌했다. 음주운전이었다. 

내 세계는 다시 멈춰가고 있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자연스럽고 당연했다. 우주 속에서 내가 존재했던 시간은 늘 찰나였다. 그렇게 짧은 순간만큼 존재하다 그렇게 사라졌다. 북 사운드 트랙에 음악이 흐른다.


(사진, 'We’re all crying')

새벽 공기가 차갑게 얼굴을 스쳤다. 물류센터엔 택배 상자들이 가득했다. 진국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구역의 박스들을 챙겨 목적지로 향했다. 내동 617-1, 그린빌 4층. 손수레를 끌고 익숙한 건물 앞에 섰다. 지난 8년 동안 수없이 찾아왔던 곳이다. 숨을 고르며 택배 상자를 문 앞에 내려놓았다. 문 옆에 음료수, 소보로빵, 그리고 작은 쪽지가 놓여 있다.

"추우신데 감기 조심하시고, 명절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작은 쪽지가 진국에겐 하루를 버틸 큰 힘이 되었다. 한번도 대면한 적 없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동 중간에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빌라 단지의 좁은 골목을 따라가며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이젠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백년 아파트', 오래된 글자가 바랜 페인트 위로 드러났다. 

두 다리를 살짝 벌리고 엉거주춤 걸어가는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형이다. 6살에 멈춰 더 늙지 않고 있는 형은 동생인 진국에게 오히려 형이라 부른다. 간질이 시작되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마는 사람이다. 돌봐 줄 사람이 없을 때 이런 아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은 요양원이리라. 

마지막 아파트를 돌면 오늘 일이 끝난다. 주머니 속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건양대 병원 응급실입니다. 이소영 씨 보호자 되시죠?" 순간적으로 진국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교통사고를 당한 상황이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소영과 별이는 하늘 나라로 떠난 후였다. 작은 쪽지의 기분좋은 하루가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처럼 이렇게 허망할 줄이야.

B.S.T. 고백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랑주며
살 수 잇을까? 내가...
아픔주고 상처받고 쓰러지는
우리 인생이
눈물이 나요
이젠 버리리


#한국소설 #책추천 #소설추천 #STOP #김용욱 #필통밴드 #필통뮤직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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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관심 있습니다 - 연방대법원 판례로 본 헌법과 대통령제 이야기
김애경 지음 / 가디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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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로 미국의 연방정부를 규율하는 헌법과 대통령제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주와 연방과의 관계를 다루는 판례를 설명하거나 맥락적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국' 혹은 '연방'이라는 용어는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방정부의 기관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혹은 대통령, 의회, (대)법원으로 표현하였다. - '머리말' 중에서



책의 저자 김애경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로스쿨에서 미국법을 공부 법률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법의 공부 과정에서 미국 헌법, 회사법, 증권거래법 등에 가장 큰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및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했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미국 대통령제, 삼권분립과 견제, 균형의 미학(1장), 대법원 판례로 본 대통령 권력(2장), 대법원 판례로 본 입법부 권력(3장), 대법원 판례로 본 사법부 권력(4장), 대법원 판례로 본 팽창하는 행정권력(5장) 등에 관해 설명한다.


대통령제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분립과 상호 견제를 통해 궈력의 균형을 이루는 대통령제를 담은 최초의 헌법이 미국 헌법이다. 1787년 미국 헌법을 제정한 회를 필라델피아 회의 또는 제헌회의라고 한다. 여기에 참여한 대표들을 헌법 설계자들이라고 부른다.


헌법 설계자들은 절대왕정을 거부했다. 이는 영국 식민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영국 국왕 조지 3세의 강압적 통치는 미국 독립혁명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그들은 권력의 집중이 언제든 자유를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식민지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17세기 영국의 사상가 존 로크는 절대왕정의 전제적 통치를 비판하며, 인간의 지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 원리를 제시했다. 로크 사상의 출발점은 인간이 그 어떤 권력에도 예속되지 않는 생명, 자유, 재산과 같은 천부적인 자연권을 갖는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자연상태에선 이 자연권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으므로 사회계약을 맺고 정치공동체를 구성해 개인은 자신의 자연권 일부를 정부에 위임하고 정부는 그 위임을 통해 정치적 권력을 자연권 보호라는 목적 하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즉 '정당한 정부 권력은 통치받는 자의 동의에 기반한다'



헌법 설계자들이 추구했던 삼권분립과 견제균형의 원리는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의 생각에서 찾을 수 있다. 몽테스키외는 권력의 남용 위험 때문에 권력을 분산시켜 서로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권력분립론'을 제시했다. 즉 '권력은 권력으로 견제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권력


남북전쟁과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국가안보 영역은 전통적으로 대통령에게 비교적 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분야로 자리잡아 왔다. 특히 현대 국가에서 국가안보는 더 이상 군사영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경제 제재, 금융 거래 통제, 수출입 제한, 외국인 입국 규제 등과 같은 조치들 역시 국가안보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ㄱ 러나 대통령의 국가안보 관련 판단이 정치적, 전문적 재량응 포함할지라도 그 정당성은 어디까지나 법률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행사될 때에만 인정된다. 국가안보라는 명분은 권한 행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헌법이나 법률이 설정한 한계를 대체할 순 없다.



미국 헌정사는 대통령 권한의 범위와 한계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정부 권력 간에 일어난 대립의 역사였다. 이런 논란은 국가안보 영역뿐만 아니라 행정 및 사법 등과 같은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통령이 발하는 명령과 판단이 어느 경우엔 고유 권한으로 존중되고, 어느 경우엔 법원과 의회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대통령 권력과 관련해 메우 중요한 헙법적 쟁점이라 할 수 있다. 책 속엔 여러 판례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대통령은 법 위에 있는가"란 물음에 대해 헌법적 답변을 제시하는 셈이다.


두 번째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는 줄곧 화제의 중심에 있다.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해 전세계 모든 국가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군사작전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 법정에 세운다. 더구나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66게 국제기구, 협약 및 조약에서 동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법 위에 있는 존재'의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미국 전역에선 '노 킹스'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책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권력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소개하고 있다. 총 29가지 판례들을 통해 미국 헌법이 추구하는 대통령, 입법부, 행정부 권력의 위임 범위와 견제균형이라는 권력분립에 대해 이해를 높힘과 동시에 대한민국 대통령제에 관해서도 성찰하는 기회가 된다. 


#정치 #미국정치 #미국헌법 #미국대통령제 #연방대법원판례 #미국에관심있습니다 #김애경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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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2026-02-22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6년 2월 20일 오전 10시(현지 기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위법·위헌이라는 취지의 역사적 판결을 내린 직후
그 내용을 전격 해부하는 저자 김애경 북토크가 개최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knowhow.or.kr/center/program_detail.php?seq=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