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마당에서 현대와 손잡고 놀아보세 - 2024년 연우당 일기
변인복 지음 / 보민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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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게 해주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정립시켜 주고, 우리나가 아름다운 문화로 세계의 등불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민족의 사명감을 불러일으켜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한국의 역사와 사계절이 뚜렷한 '삼천리 금수강산'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끼게 되고, 우리나라에 대어난 것에 자긍심을 갖게 되리라고 본다. - '추천사 2'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변인복은 34년 동안 중고등학교 국어교사로 몸 담았던 교직생활을 퇴임하고 현재 연우당에서 24절기에 맞추어 텃밭을 가꾸고 옛 선조들의 전통문화인 세시풍속을 즐기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뜰엔 우리 들꽃인 야생화를 심어 이를 감상하며 글을 쓰고 있으며, 뒷산엔 살구, 사과 등 유실수를 심어 기족과 지인들에게 맛보이려는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2024년 한 해를 '연우당 일기'로 보여주고 있다. '난중일기'나 '안네의 일기'처럼 매일 쓴 일기가 쌓여 글쓴이의 인생이 되고 그것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즉 일년 365일의 하루하루를 잔치하는 기분으로 살면서 옛 마당에서 현대문화와 손잡고 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의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함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독서의 계절(1월 25일)


지금은 교직 생활을 마치고 한가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치열한 전쟁을 치르기도 하고, 가끔은 사랑의 갈등 속에 가슴 아파하며 간접적인 제2의 인생을 살기도 한다. 한번 짧게 살다 가는 인생이지만 책을 통해 수많은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보기도 하고 수만 년의 긴 세월을 살아보기도 하니 독서는 너무 매력적이고 행복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41쪽)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독서중인 저자의 모습과 새벽 독서를 즐기는 내 모습이 오버랩 됨을 느낀다. 진한 향이 풍기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독서삼매경에 빠진다면 스스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 영웅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하지만, 밤이 긴 겨울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계절이 아닐까 싶다.


겨울밤엔 하늘의 별도 더욱 반짝이고 잘 보인다. 이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된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이 방해를 덜 받기 때문인데, 겨울엔 이동성 고기압과 차갑고 건조한 공기들이 하늘을 가득 채워 습기나 먼지에 의한 빛의 산란 현상이 여름철에 비해 덜하다고 한다. 


도시에선 이 현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강원도나 경북 산간지대에선 이를 현저히 경험할 수 있다. 반짝이는 별 속엔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젊었던 총각 시절 하루라도 못보면 궁금해서 보고 싶었던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곤 했다.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밤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둔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세시풍속


세시풍속은 일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고유의 풍속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은 달의 변화를 중심으로 태음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달은 한 달을 주기로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달을 기준으로 모든 일을 결정했으며, 특히 예전에는 농업 국가였기에 농사일과 관련하여 계정의 변화에 다른 풍속들이 전해지게 되었다.(62쪽)


이 대목에선 저자의 관심 사항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IMF 사태 이후, 꾸준하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나 또한 입춘, 경칩, 단오, 칠월칠석, 한가위, 동지 등 유의미한 절기節氣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농촌 출신이라 이런 개념에 더 익숙해서 아버님 기일은 단오 다음날, 어머님 생신은 칠월칠석 다음날로 기억하고 있다.


과거엔 연말연시면 절기가 표시된 달력을 구해 벽에 걸어두곤 했다. 시절이 바뀌어 지금은 은행, 공공기관 등도 달력 제작을 크게 줄일 정도로 절기나 세시풍속 등은 점점 잊혀져가는 느낌이다. 올해엔 달력을 구하지 못해 포기하고 있다가 동네 주민센터에서 협찬 들어온 12장짜리 벽달력을 얻을 수 있었다.


책엔 이런 날도 소개되었다. 머슴날(3월10일)이다. 지금껏 이런 날이 있는 줄 전혀 몰랐기에 이를 소개한다. 어릴 적 머슴형과 함께 소 꼴 먹이려 우리집 산에 가거나 화원유원지 인근 낙동강변에 나가 멱감고 조개 캐면서 어울려 지냈는데 이런 날이 있었다니 말이다.


세종실록에 머슴을 '외롭고 가난한 사람으로 의탁할 곳이 없어서 남의 고공雇工이 되는 자'라고 기록하고 있다. 머슴은 부잣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농사일은 물론, 궂은일을 도맡아 하다가 일 년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새경'이라는 수고비를 받았으나 경제지립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일 년 내내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다.


주인들은 이런 머슴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위로해 주려는 마음에서 하루만이라도 음식을 대접하고 즐기도록 해주었다. 바로 그 날이 음력 2월 1일 '노비일' 또는 '머슴날'이다. 겨울엔 '농한기'라 할 일이 별로 없지만, 음력 2월부터 본격적인 농사 준비가 시작되기에 머슴에게 이런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교롭게 내 생일과 같은 날이라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가족의 머슴임을 상기하면서.


할미꽃 전설(4월 2일)


나이 마흔에 결혼한 사위를 장모님은 편애하셨다. 나보다 네 살 연하인 셋째 딸의 사는 모습이 늘 궁금해 서울에도 종종 나들이 오셨다. 공부를 위해 프랑스로 떠나던 딸의 발목을 잡고 결혼해서 떠나라며 나와 맞선을 잡았다. 중매자는 처가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사촌 형수였다.


서로 인연이 되려고 결혼은 뒷전인 삶을 살았던 모양이다. 맞선을 보고 한달 만에 결혼이 성사됐다. 양가 부모님도 늦은 결혼이라 '쇠뿔은 단숨에 뺀다'는 심정으로 서둘렀다. 연로한 장모님은 심장이 좋지 않아 장기간 병원 신세를 졌다. 퇴원하고 일주일 만에 대구 인교동 본가에서 생을 마감했다. 장모님 산소엔 할미꽃이 핀다.   


어느 마을에 딸 셋을 둔 어머님이 남편을 여의고 형편이 어려워 고생을 하면서도 잘 키워 시집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된 어머니는 시집간 딸들이 보고 싶어 사나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날 먼 길을 떠나 첫째, 둘째 딸을 찾았으나 문전박대당하고 셋째 딸을 찾아가다가 눈길에 쓰러져 돌아가시게 되었다. 이를 발견한 셋째 딸이 슬피 울며 어머니를 잘 묻어드렸는데, 이듬해 봄 무덤 위에 허리가 굽은 모습의 붉은 꽃이 피었다.(135쪽)


훗날 세인들은 이꽃을 '할미꽃'이라 불렀다. 이를테면 잔혹동화인 셈인데, 현대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갈수록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변질됨에 따라 부모님 섬기기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닐지라도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사진, 할미꽃)


옴니보어(11월 26일)


'옴니보어'라는 말이 있다. 라틴어에서 유래항 용어로, omni(모두)와 vore(먹다)가 결합한 단어로, 모든 것을 다 먹는 동물 즉,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잡식성雜食性 동물을 의미하는 말이다.(428쪽)


요즈음은 이런 사전적 의미보다는 사회학적 개념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어던 특정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은 문화 취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누구나 나이, 성별, 직업을 초월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간다면 오히려 멋진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에세이 #2024년연우당일기 #옛마당에서현대와손잡고놀아보세 #변인복 #보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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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해내는 뇌 - 작심삼일의 쳇바퀴에서 당신을 구할 뇌 과학 솔루션
카이라 보비넷 지음, 유지연 옮김 / 갤리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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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신 뇌 과학을 활용한 세 가지 단계의 ‘처방’을 제공해 당신을 갇힌 상태에서 끝까지 나아가는 사람으로 바뀌도록 도와준다. 이 마법의 약을 마음속에 받아들이면 과거에 가로막히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올 때 타고난 동기를 회복하는 해독제가 되어줄 것이다. - '당신은 뇌에게 완전히 속았다'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카이라 보비넷은 의사이자 행동과학지로 지난 30년간 헬스케어 기업에서 행동변화와 습관 형성을 연구했으며, 성과주의에 기반한 자가계발 산업의 한계를 넘어 뇌과학 이론을 통해 더 나은 동기부여의 전략을 제시하는 선구적 이론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책은 3부에 걸쳐 총 여덟 개 장으로 구성되어 포기하는 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동기부여 차단기' 하베눌라의 스위치를 꺼라, 끝까지 해내는 뇌 시스템 설계하기 등을 큰 주제로 다룬다.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패에 통제당하는데, 이는 그동안 믿도록 조건화되어온 성과 기반 접근 방식을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성과보다 진전에 초점을 맞춘 반복적 접근과 사고를 선택함'으로싸 지금껏 '작심삼일'이란 덫에 빠진 우리들은 강력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지속작인 변화를 달성한 사람들의 마법(책 3부에 소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포기하는 뇌

신경과학의 판도를 바꾼 '하베눌라'라는 뇌 부위가 있다. 이는 인간 행동을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이며 지금까지 해독解讀이 어려운 비밀로 감춰져 있었다. 뇌에서 불과 0.5센티미터를 차지하는 이 강력한 해부학적 구조는 실패를 인식할 때마다 활성화되어 재차 시도하려는 동기를 무의식적으로 하향 조절한다. 즉 '실패 감지기'인 셈인데, 해로울 수 있는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막음으로써 인간의 생존을 돕는 진화적 임무를 수행한다. 

활성화된 하베눌라는 동기를 억제하는 차단기로 작동한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있는 '학습된 무기력'을 설명하는 신경 해부학적 근거로 떠오르고 있다. 코카인에 중독된 쥐는 7일 동안 하베눌라 활동이 증가했는데, 이는 약물 투여 중단 후 장기적 갈망 상태(금단증상)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베눌라는 투여량에 따라 점증적으로 퇴화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는 쥐가 코카인을 많이 투여할수록 코카인 투여를 막는 '브레이크'가 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헤로인 중독자들의 사후 하베눌라가 정상보다 작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헤로인 때문에 하베눌라가 브레이크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베눌라는 도파민 조절 외에도 세로토닌과 노프에피네프린을 조절하는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 이와 관련된 모든 연구가 가리키는 것은 하베눌라가 중독을 유발하는 세 가지 위협인 중독성 물질에 대한 갈망을 유발하고, 중독성 물질 사용에 대한 보상을 낮추고,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려는 충동을 높이는 데 깊이 관여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희생한다. 
그리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희생한다. 
- 달라이 라마

오늘날 다이어트 회사들은 사람들의 기대치를 훨씬 높여 놓았고, 엉터리 물건을 파는 판매자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행동과학 기반의 마케팅 전술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매우 능숙하다. 비키니 입은 사진이나 빅 사이즈 바지를 입고 님는 부분을 펼쳐 보여주는 사진 등이 그런 예이다. 이런 제품들은 빠르고 쉬운 결과를 약속한다. 바로 성과주의 방식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당 프로그램이 끝나면 예전의 습관과 생활 방식으로 돌아가고 만다. 

악질적인 다이어트 회사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베눌라 조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 회사들은 소비자가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느낄 만큼의 실패, 수치심, 자책감을 불러일으키며 하베눌라와 섬세한 균형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자신들의 프로그램이나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하베눌라의 스위치

하베눌라의 힘을 극복할 준비를 갖출 수 있도록 책은 마음이 실패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고, 이같은 실패를 무효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병을 부르는 8가지 유형

'모 아니면 도'~결과보다 진전에 초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해~내면의 심판자
저 사람에 비하면~과거의 나를 떠올리기
예전엔 했었는데~지금의 나로 업데이트
어차피 안 될거야~'나는 알고 있다'는 벽 깨기
내겐 어떤 것도 효과 없음~배터리 게임
이미 다 해봤어~노력의 재구성
난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아님~자아와 함께 춤을

위 유형 중 여섯 번째 실패병을 살펴보자. 거창한 목표보다는 매일 여덟 잔의 물을 마시는 것처럼 좀 더 쉬운 목표라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여기에서 실패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작은 목표를 실천하지 못하면 망치가 더 세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 여덟 잔 마시는 것도 못하는데 내가 뭘 하겠어? 이거 봐, 내게는 아무것도 효과가 없어. 가장 간단하고 쉬운 습관조차 말이야!” 

저자는 이런 종류의 실패에 갇혀 있는 사람의 마음과 씨름하며 수많은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에게 아무것도 효과가 없다는 생각은 가장 물리치기 어려운 실패 사고의 유형 중 하나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버거워도 빠져나갈 방법은 항상 있다! 

수감된 청소년들에게 인생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한 뒤 배터리 게임을 시작했다. 과거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얘기할 때마다 배터리를 부여했다. 여기서 배터리란 '힘을 잃었던 상황에서 되찾은 힘을 상징'한다. 각 배터리는 그들에게 미래로 가져간 과거의 큰 교훈이었다.

습관을 만들려면 반복이 필요하다. 이는 신호, 루틴, 보상을 연결하는 일종의 '습관 고리'를 통해 끊임없이 지속된다. 좋든 나쁘든 습관은 습관 고리 프로세스를 따른다.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고 싶어서 했다면 보상이 연결된 후 뇌에 새로운 신경망이 형성되는 신경 가소성에 도달할 때가지 그 행동을 최대한 반복하게 된다. 


(사진, 습관 고리)

새로은 습관을 더해서 오래된 습관의 뿌리를 뽑을 수는 없다. 그러려면 지금 당장 새로운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오래된 길은 이미 익숙해서 일을 처리하는 기본 방식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 오래된 길은 여기저기 움푹 패이겠지만 여전히 지나가는 하나의 선택지로 존재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오래된 습관을 반복하는 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이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이며 필요한 부분이다. 핵심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습관을 형성하는 데 21일이 걸린다는 믿음을 버려라.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 가장 빨리 일어나는 습관 자동화도 습관을 반복한 지 8~10주 후에 시작된다고 말한다.

끝까지 해내는 뇌 시스템의 설계

연습과 반복이 성과 목표와 추적을 대체하는 방안임을 기억하자. 반복은 변화하는 데 필요한 더 깨끗한 연료이며 장기적으로 더 오래 지속되고 안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또 점진적이기 때문에 뇌가 따라올 시간을 준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은 신경 가소성을 지원해 습관을 형성한다. 

맥가이버들은 타인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창의성을 위한 재료로 여긴다. 그들은 규범적인 프로그램을 그만둘 때 ‘내가 그만둬서 실패했어’, ‘그 프로그램이 효과가 없었던 건 내가 나빴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프로그램은 좋았지만 한 시즌밖에 효과가 없었어’. ‘그건 나한테 맞지 않았어’라는 태도를 보인다.

맥가이버들은 애플 워치를 이용한 걸음 수 추적, 스포츠 경기, 목표 설정과 같은 성과 지향적 도구로 실패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런 도구를 삶과 학습의 연장선에서 개별적인 실험과 반복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디 보자’ 식의 연습이나 또 다른 반복으로 모든 것에 접근한다. 

다른 사람들이 원래 습관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하며 시간을 낭비할 때 맥가이버들은 실패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다. 이것이 그들이 성공하고, 새로운 습관으로 향하는 길을 좋아하며 장기적으로 원하는 결과와 라이프사이클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들의 하베눌라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거나 유연하고 신속하게 물러난다. 

맥가이버들에게서 발견한 자연스러운 행동 중 하나는 가능한 한 자주 대체할 만한 것을 찾는다는 것이다. 흰 빵 대신 통밀 빵, 설탕 대신 스테비아, 지방 대신 살코기, 일반 우유 대신 식물성 우유, 일반 국수 대신 호박 국수 등이 바로 그런 사례이다.

대체나 교환은 뇌에 익숙한 감각 경험을 제공한다. 내면의 자기 자신을 알면 이것이 얼마나 똑똑한 방법인지 알 수 있다. 대체를 통해 뇌를 속일 수 있는데 왜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경험을 없애서 뇌를 놀라게 하는가? 대체를 반복할 때 브레인스토밍을 촉진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행동을 즐기려면 어떤 감각적 경험을 해야 하는가? 그 경험을 좀 더 건강하고 나은 방식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로움을 줄일 수 있는 대체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는 할 수 있다. 어떤 강력한 도전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아닌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상이 아닌 현실주의적 접근이다. 결국 우리가 실제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반응이다. 반복하는 것과 도전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것은 간디, 테레사 수녀, 넬슨 만델라, 틱낫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우리가 존경하는 인물의 공통점이다.

뇌의 실행을 돕는 가장 강력한 처방

새해가 되면 우리는 다짐한다.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하고, 영어 공부를 위해 교재를 구매하고 학원 수강권을 결제하며, 또 금연과 절주를 결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이 결심은 흐지부지 용두사미가 된다. 소위 '작심삼일' 현상이다. 이 책은 '계획-포기-실패-좌절'이라는 악순환을 끊어낼 강력한 처방을 제시한다. 반복되는 실패로 무기력함을 겪는 이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자기계발 #끝까지해내는놔 #카이라보비넷 #뇌과학솔루션 #갤리온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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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황금 로드맵 - 부의 초격차를 만드는 레버리지 투자 시스템
김원철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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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크게 변한 부동산 환경을 적극 활용해서 부를 일구는 '부동산 사이클링 가법'을 소개할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겠지만, 명확해진 부동산 사이클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재산을 키우는 방법이다. '부동산 사이클링 기법'을 활용하면 적은 재산만으로도 극적인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여는 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부동산 김사부(김원철)는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에게 큰 영향을 준 '고수들의 스승'이자 부동산 투자 자문과 교육 및 부동산 개발회사의 대표다. 그의 스테디셀러 <부동산 투자의 정석>은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 필독서로 꼽힐 정도이다. 


책에 나온 투자법을 실천하면 노후를 걱정하는 대신에 돈을 충분히 쓰면서도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다. 여태껏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이고, 가장 탁월하게 현금을 만들어내면서도 자산을 계속 카워가는 방법이다. 단언컨대 이 책에서 소개하는 투자법은 평범한 사람도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 이제는 당신 차례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황금 숫자인 4년에 100%, 부동산 사이클링 기법, 수익형 전세 레버리지 기법, 성공률 90% 돈 되는 부동산 고르기 등을 차례로 설명한다. 공부를 잘 하려면 친절한 가졍교사를 만나야 하듯이, 부동산 투자 또한 '쉬운 길'을 만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길을 소개하는 셈이다.  


약세장 알아보는 법


사람들은 대체로 약세장에 관해 '부동산이 계속 하락한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부동산의 움직임은 등락 사이클이 있으며, 이를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짜장면값이 30년 전과 지금 다른 것과 똑같은 원리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자산 가격은 상승한다(더 정확히는 통화팽창 때문이다). 그런데 부동산은 희소한 자산이다 보니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의 몇 배를 뛰어넘는다. 어쨌든 결국 부동산은 우상향한다. 그래서 하락을 멈추게 된다면 다시 완만한 상승을 한다.


이 ‘완만한 상승’을 오해하면 안 된다. 완만한 상승이라고 해도 부동산은 단위가 크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상승이다. 10%만 상승했다고 해도 3억 원이면 3000만 원이고, 30억 원이면 3억 원이다. 부동산은 6개월 만에 3억 원이 오를 수도 있고, 약세장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


강세장이 다시 반복될 수 밖에 없다


과거의 부동산 강세장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다시 예전과 같은 강세장이 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절대 그렇지 않을 거 같다”라고 답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지금도 이미 부동산이 비싸다고 생각하기에 여기서 더 비싸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지금도 일부 부동산은 계속 오르는데 다시 강세장이 와서 폭등한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확 풀어줄 것 같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최근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다.


이와 같은 생각은 부동산 가격의 원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갖는 오해다. 부동산에 사이클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견해 때문이다. 대중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항상 같은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을 때도 있고, 반대로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을 때도 있다. 이렇게 그 시각은 냉탕, 온탕처럼 완전히 뒤집힌다. 


대중이 부동산을 통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부동산 투자를 쉽게 할 수 있을 때가 있고, 마음을 먹었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없는 때가 있다. 강세장과 약세장은 여러 가지 특징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명확한 차이점은 바로 이렇게 ‘대중’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시점이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똘똘한 한 채의 덫


부자의 덫에 빠지게 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똘똘한 한 채’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일단 똘똘한 한 채를 갖게 되면 목표를 달성한 것 같지만, 문제는 그 똘똘한 한 채를 절대 매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언젠가는 노후에 그것을 팔아서 이렇게 쓰고 저렇게 써야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 왜냐면 ‘똘똘한 한 채’가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내가 어떤 줄을 꽉 잡고만 있으면 계속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그 줄을 놓고 떨어진 돈들을 주워서 써야 하는데, 줄을 잡고 있는 이상 하늘에서 계속 돈이 떨어지니 그 손을 놓지 못한다. 늙어 죽을 때까지.


게다가 똘똘한 한 채가 계속 가속화되고 있으니 이제 내가 소유하는 아파트,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가 나의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리는 현상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러니 ‘나중에 팔아서 써야지’ 하는 생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까지 하고, 부동산을 매도한다는 것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버리는 꼴이기 때문에 실행하기 매우 어렵다. 그야말로 정말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절대 실현되지 않으니 그야말로 자식 좋은 일만 시키고 인생을 마감한다.


부동산 투자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원리를 ‘일찍’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언젠가 그 원리를 모든 대중이 알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수익률은 평범해진다. 마치 전세 레버리지 기법을 이제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고, 하다못해 정부까지 알게 되어서 규제가 중첩되는 바람에 처음 나온 전세 레버리지 기법을 쓸 수 없게 된 상황과 마찬가지다. 


분양권의 위력을 일찍 알았던 사람들 역시 엄청난 부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따라 하고 싶어도 높은 경쟁률, 전매제한 등으로 분양권 투자를 쉽게 할 수 없게 되었다. 신축이 약간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샀어야 한다고 후회를 해봤자, 너무 벌어진 구축과의 차이 때문에 소용없는 일이 되었다. 일찍 알아야 한다. 대중보다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큰 기회를 잡는다.


거품인지 헷갈릴 때의 투자법


비싸게 느껴지는 것과 거품은 다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비싸게 느껴졌다고 해서 시장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시장은 기어코 거품의 지경까지 이르게 되어 있고, 그 상황에서 매수하지만 않았다면 언제나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거품의 상황은 그야말로 대중들 대부분 부동산에 몰두하는 상황이고, 말도 안 되는 대상에도 투자 열기가 몰린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아직은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그런데 막상 그러한 시기를 지날 때는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거품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확실한 투자 팁이 있다. 그건 바로 누가 봐도 좋은 곳에 투자해야 한다. 누가 봐도 좋은 곳은 구체적으로 이런 곳이다. 서울의 대단지 아파트, 수도권의 대단지 새 아파트, 강남 아파트 등이다. 누가 봐도 좋은 곳이다. 문제는 딱 하나다. 이런 곳들은 매우 비싸다. 그럼에도 이런 시점에서는 비싼 아파트를 사야만 하고, 만약 본인의 형편상 비싼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한다.


(사진, 이젠 당신 차례)


#재테크 #부동산투자 #부동산투자황금로드맵 #부동산김사부 #김원철 #부동산사이클링기법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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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삼국지 - 4050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삼국지
허우범 지음 / 생능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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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삼국지'의 주요 장면들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삶의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갈 수 있을지를 함계 생각해 보고 독자 스스로 자신만의 방안을 찾아보도록 안내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 '머리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허우범 박사는 인하대학교 교수로 문사철文史哲을 현장과 접목하는 융합적인 연구를 중시한다. 20여 년에 걸쳐 중국 전역의 '삼국지' 현장을 답사하여 발간한 <삼국지기행>은 역사와 문학을 현장과 융합한 대표작이자 동아시아 최초의 연구 실적으로 꼽힌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난세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가, 시대는 언제나 준비된 장의 것이다,뜻을 세운 자만이 길을 만든다, 어떻게 성취하고 지킬 것인가, 어떤 주인공이 될 것인가 등의 주제로 '삼국지'

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위기, 성장, 용기, 관계, 지혜를 순차적으로 이야기한다.


위기


제갈량이 1차 북벌에서 기산을 차지하고 마속에게 중요한 요충지인 '가정'을 지키게 했지만 마속의 전략 실패로 가정을 허무하게 빼앗기고 만다. 이에 제갈량은 형세의 위태로움을 깨닫고 즉각적인 철수명령을 내린다. 이때 사마의는 15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왔는데, 제갈량의 병력은 고작 2,500명 뿐이었다. 제갈량의 최대 위기였다.


위급한 상황에서 보여준 제갈량의 침착함은 빛이 났다. 그는 학창의를 입고 윤건을 쓰고 성 위에 올라 향을 피우고 거문고를 연주했다. 이 광경을 본 사마의는 제갈량이 복병을 숨겼을 것이란 의심과 함께 오히려 군대를 급히 후퇴시켰다. 이에 제갈량은 안전하게 군대를 철수시킬 수 있었다.


(사진, 제갈량의 침착함)


성장


관도대전에서 원소군을 물리치고 승리한 조조는 승전을 축하하고 병사들을 치하하기 위해 전리품인 금은보배와 비단을 상으로 지급했다. 그런데, 전리품 속에 조조 몰래 원소에게 조조의 상황을 알려준 편지들도 있었던 것이다. 관련된 사람들을 모조리 숙청할 만한 사건임에도 조조는 오히려 관련 편지를 모두 불태워 버렸다.


이같은 조조의 결정은 원소와 내통한 자들을 크게 뉘우치게 했으며, 이후 더욱 조조의 충신으로 거듭나게 했던 것이다. 수많은 인재들이 조조의 통큰 리더십에 감명을 받고 그를 따랐다. 내통한 자들을 모조리 색출해서 엄벌을 내리는 것이 상례임에도 조조는 남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한 셈이다. 소위 '조조 way'인 것이다.


(사진, 조조의 '인재구함' 방문)


용기


곽가는 원소를 만나 자신이 의탁할 만한 인물인지를 살펴보았다. 한 번 만나 보고도 그럴 만한 그릇이 아님을 알았다. 당시 원소가 강력한 세력가인 반면 조조는 신진 세력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조조가 곽가를 부르자 아무런 주저도 없이 곧바로 조조에게로 갔다. 27살의 곽가는 조조와 마주 앉아 천하의 일을 논의했다. 참고로 곽가는 제갈량과 같은 나이다.


조조는 곽가를 참모로 영입한 후 중요한 논쟁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과가의 의견을 경청했다. 모두가 유비를 죽여 후환을 없애라고 할 때 곽가는 어진 사람을 죽였다는 오명을 쓰면 천하의 인재들은 언제든 등을 돌릴 것이라고 반대했다.


중년의 나이는 자신의 꿈을 가꾸고 설정한 목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기이다. 이를 위해선 뜻이 같은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인재를 찾는 게 어렵다. 제갈량과 곽가처럼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과 지혜를 기른다면 수어지교水魚之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관계


유비는 수경 선생(사마휘)을 통해 와룡(제갈량)과 봉추(방통) 중 한 명만 참모로 삼을 수 있다면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이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던 중 서서가 참모로 역할을 하면서 조조군을 무찔렀다. 그러자 조조는 서서의 약점(孝子)을 간파하고 어머니가 위독하니 급히 오라는 가짜 편지를 서서에게 보냈다.


이 서신을 받은 서서는 유비에게 떠나야 하는 자신의 사정을 말했다. 유비의 참모들은 서서를 보내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유비는 의롭지 않은 일을 할 수 없다며 결국 서서를 어머니에게 보내기로 결심했다. 서서가 떠나기 전날 밤, 두 사람은 주안상을 마주했다. 하지만 유비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슬픔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이에 감동받은 서서는 유비에게 제갈량의 위치를 자세하게 알려 주었다. 유비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신뢰를 통해 삶의 목표를 앞당길 수 있었다.


지혜


제갈량은 사마의가 자신의 건강을 훤히 내다보고 있는 것을 탄식했다. 자신의 사후에 사마의에 대적할 만항 후임자에 없었기에 다가올 촉의 운명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장수치고 술을 좋아하지 않는 자도 드물다. 대표적인 애주가는 장비인데, 그는 수차례 유비로부터 이를 지적받았음에도 술에 곯아 떨어져 부하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건강을 잃는다면 세상을 다 가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조조는 늘 두통에 시달렸다. 수술하면 고칠 수 있다는 말도 믿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의심이 많았다. 결국 그는 두통을 고치지 못하고 죽었다. 장비가 유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입으로만 끊겠다고 한 것이나 조조가 두통을 가볍게 생각한 것이나 오십보 백보인 셈이다.


중년은 제갈량처럼 업무의 강도기 높을 시기이다. 혼자서 모두 처리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루려는 욕심은 늘 건강을 해친다. 건강을 우선시하며 단계별로 나아가려는 장기적 시각이 요구된다. 행복한 삶은 건강한 생활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자.


어떤 주인공이 될 것인가


삼국지엔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한다. 냉혹한 현실주의자 조조, 넓은 포용력을 가진 인본주의자 유비, 치밀한 균형감을 갖춘 손권, 뛰어난 전략가 제갈량, 충의와 지조의 상징 관우, 냉정한 승부사 사마의 등은 혼란한 시대를 살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한 영웅들이다. 책은 어떤 주인공이 되고 싶은지 우리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인문 #인문교양 #초역삼국지 #허우범 #생능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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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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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는 염치의 실종에 기인합니다. 염치란 무엇일까요? 부주의한 실수에 사과할 줄 알고, 타인의 선행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입니다. 효율과 이윤만을 강조하다 보면 염치가 사라집니다. 염치가 사라진 나라의 참혹한 결말은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죠. 가문의 영광과 자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팔아넘기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자들이 득세하기 때문입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김재완은 역사 덕후이자 한국사 보부상이다. 그는 경북 상주 출생으로 생전 처음으로 써본 역사 이야기가 <딴지일보>에 인기리에 연재되면서 여전히 덕후 몰이 중이다. <찌라시 한국사>, <찌라시 세계사> 등의 저서로 작가 반열에 합류했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국사 곳곳에 숨겨진 수수께끼, 조선사를 관통하는 무덤 이야기, 끝나지 않은 독립운동에 대하여, 1,500년의 시간을 건너는 음모론의 실체, 이런저런 직업을 가진 이들의 기막힌 신세 등의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찾아오기

'추사 선생님의 <세한도>가 일본에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한도>를 다시 모셔 오리라.'


추사 김정희의 작품 <세한도> 원본은 일본인 후지츠카의 손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1944년, 당시 42세였던 조선 최고의 서예가 손재형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찾아오기로 결심한다. 손재형은 ‘서예’라는 말을 탄생시켰으며, 당시 겸제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보유했을 정도로 우리 문화재에 애정이 높았던 인물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손재형은 후지츠카의 집 인근에서 머물며, 수시로 그의 집을 찾았다.


“돈은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드리겠소이다. 〈세한도〉만이라도 돌려주십시오.”


후지츠카는 손재형의 제안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매일같이 자신을 찾는 손재형에게서 젊은 날 추사를 향한 자신의 열정과 진심을 보며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는 손재형의 지극 정성에 감복해 돈마저 거부하고 <세한도>와 추사의 예술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던 것이다. 그러나, 손재형은 정계 잔출 목적으로 <세한도>를 담보로 잡히고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뒤 이를 갚지 못해 되찾지 못했다. 


유랑하던 <세한도>는 개성상인 손세기, 손창근 부자에 의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치되었다. 손세기(1903년 개성출생)는 인삼 재배와 무역업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전쟁의 발발을 감지하고 야밤에 인삼밭의 인삼들을 모조리 트럭에 싣고 남하를 감행했다.


이후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장남 손창근이 아버자의 사업에 가세해서 모은 돈으로 한국의 문화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손세기는 칠순을 맞아 정선과 김홍도 등의 그림 200점을 서강대학교에 기증했다. 이 기증으로 서강대는 박물관을 신축해야만 했다. 대를 이어 아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장남 손창근은 88살 미수연을 맞아 카이스트에 50억 원 상당의 현금과 부동산을, 아흔살엔 300점이  넘는 우리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렇게 기부를 펼치면서도 오직 한 작품 추사의 <세한도>를 손에서 놓지 못하던 그는 2020년 12월 9일, 부인 김연순 여사의 조언에 힘입어 <세한도>마저 기부했다. 데한민국 정부는 그에게 문화유산 보호유공자 포상 이래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광개토대왕릉비와 일제의 만행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역사 속 인물 세 명을 꼽으라면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과 더불어 광개토대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인 광개토대왕릉비가 2004년에 중국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4세기경 일본이 신라와 백제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이고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 민족 최대의 영토를 구축했던 왕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지경이다. 도대체 광개토대왕릉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려고 광개토대왕릉비의 글을 훼손하고 나아가 중국인들은 쇄도하는 탁본 요청에 석회까지 바르는 등 역사적인 문화재를 오염시키는 것도 부족해 아예 아전인수격 해석을 남발했다. 대왕릉비 4면에 총 1775자가 기록되어 있는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돌비석은 현재 중국 지안 지역에 있는데, 중국에선 이를 '진호대왕비'라는 제목을 달고 중국 동진 시대의 진나라왕의 비라고 주장하며, 중국 정부가 유리를 씌워서 학술적 연구가 어려운 실정이다.


세종대왕릉의 이전


새 왕이 처음으로 자신의 권력을 행사한 것 또한 능에 관한 것이었다. 새 왕(예종)은 할아버지 세종대왕의 천릉遷陵을 시행했다. 죽은 왕의 염원이자 왕가를 지키기 위한 가장의 본능이며, 신하들에게 자신이 왕임을 알리는 첫 날갯짓이었다. 죽은 자의 무덤을 옮기는 천릉이 산 자의 정치가 되는 순간이었다. 


왕은 할아버지의 새 무덤을 찾고자 지관 안효례에게 명해 한양 인근 100리를 두루 살피게 했다. 안효례는 세종부터 성종까지 무려 여섯 왕의 재위 기간 동안 지관으로 일한 조선 최고의 지관 중 한 명이다. 세조의 능 선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기에 세종의 천릉에도 나선 건 당연한 절차였다.


세종대왕릉은 여주로 옮겨져 영릉으로 조성되었다. 두 명의 왕이 바라던 천릉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다. 문종부터 이어진 조선 왕가 장자의 사망 고리는 끊어졌지만, 새 왕(단종)은 재위 13개월 만에 승하했다. 어린 왕이 사사된 지 240여 년이 흘러 숙종은 그의 무덤을 왕릉으로 추존했다. 엄홍도가 만든 돌무덤 자리에 장릉이 조성되었다.


우범선을 살해한 고영근


죽은 왕비(명성황후)의 자리에 친일 내각이 들어섰고, 전국에 단발령이 내려졌다. 백성의 저항은 의병 운동으로 이어졌고, 왕은 궁녀의 가마를 타고 러시아 대사관으로 향했다. 을미사적 중 살아남은 이들은 일본으로 향했고, 그 무리엔 왕실과 민심의 복수가 두렵디만 했던 우범선도 끼어 있었다. 우범선은 일본군의 지휘를 받는 경복궁의 훈련대 대장이었다.


일본에서 순조로운 망명 생활을 즐기던 범선은 조선에서 온 형님네 집에서 실로 오랜만에 술을 한잔하고 오겠다며 아내와 어린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같은 말을 쓰는 선한 사람과의 술자리에 범선은 금세 취기가 돌았다. 술이 취하자 그날의 일이 떠올랐다. 


고영근의 생각이 궁금해 물었다. 노윤명(고영근의 노복)은 노기怒氣를 드러냈고, 영근도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대에게서 살기 어린 분노를 감지한 범선은 술에서 깨고자 찬물을 거푸 마셨다. 


정신을 집중하자 모든 우연이 필연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어리석음과 연민을 자책했다. 늘 경계하던 죽음의 순간은 예상보다 짧았다. 뭔가를 하기에는 늦었고, 안도감에 취해 있었다. 고영근의 칼이 목에 닿고, 노윤명의 둔기가 쓰러진 우범선의 머리를 내리쳤다. 두 사람은 시체를 남겨두고 집에 불을 지르고 경찰서로 향했다.

경종은 독살되었을까?


연잉군은 경종의 이복동생으로 왕위(영조)에 오른 인물이다. 경종의 병세가 보름간 이어지던 8월 20일, 연잉군은 생감과 간장게장을 경종에게 진상했다. 그날 밤 갑자기 복통과 심한 설사에 시달렸던 경종에게 인삼과 부자를 사용하라는 명이 떨어지자 이에 어의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세제世弟의 불호령 앞에 어의는 뜻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인삼과 부자를 먹은 경종의 눈동자가 안정되고 콧등이 따뜻해지며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자 연잉군이 말했다.


“보아라! 내 비록 의술을 잘 알지 못하나, 기력을 잃은 이에게 인삼이 특효인 건 알고 있다.”


다음 날 새벽 3시, 경종은 곶감과 게장을 먹은 지 5일 만에 어의의 반대에도 인삼을 복용한 다음 날 승하한다. 교묘한 독살인가, 무지에 의한 사고사인가, 게장이나 인삼과 상관없이 경종에게 주어진 운명이었을까. 


영조는 즉위하던 해부터 경종 독살설의 배후로 지목되어 수많은 소문에 시달린다. 영조 3년, 전주를 시작으로 팔도에 걸쳐 벽서가 붙는다. 그 내영은 실록에 전해지지 않지만, 영조는 이례적으로 범인을 잡고저 현상금가지 내걸었다. 당시의 독살설은 현재 우리들이 체감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했던 이슈였다. 

조선 궁녀의 사생활


궁중에서 일하는 여성 관리인 궁녀는 후기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궁에서 일하는 환관과 궁녀의 수를 각각 335명, 684명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고종실록>엔 대전, 중궁전, 대비전에서 일하는 궁녀가 각 100명, 세자궁 60명, 세자 빈궁 40명, 세손궁과 세손 빈궁에 각 50명과 30명으로 기록하고 이있다. 이처럼 궁녀의 숫자는 시기마다 달랐겠지만, 조선 시대 궁녀의 수를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평생을 왕의 잠재적 여자로 살아야 했으며, 죽거나 혹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궁을 나올 수 있었던 한 많은 전문직 궁녀. 시대의 비운에 울었지만 궁도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이었기에 다양한 인생사가 그들에게도 펼쳐졌었다.


궁내에서의 금지된 사랑은 성인의 궁녀에겐 가히 숨이 막힐 노릇이었다. 왕을 제외한 남성과의 교제가 허릭되지 않는 법도는 동성애를 즐기는 궁녀들을 만들고야 말았다. 궁녀들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감찰상궁이 있었으나, 수백 명에 달하는 궁녀들을 어찌 일일이 다 참견할 수 있었겠는가. 궁녀들의 쌓인 한을 풀어줄 대책은 바로 '출궁出宮'이었다.


나라에 극심한 가뭄이 들면 궁녀들을 출궁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궁 밖으로 나가서도 궁녀들은 <경국대전>에 명시된 법에 따라 혼인을 불허했다. "궁녀가 밖의 사람과 간통하면 남녀는 즉시 참수한다. 임신한 자는 출산 후 100일을 기다렸다가 즉시 집행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기묘한 한국사에 빠져보자


책은 소설보다 재미있고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스무 편의 미스터리 한국사가 펼쳐진다. 저자가 이같은 이야기들을 채집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더 깊이 풀어낸 기묘한 한국사에 빠져보길 권한다. 


#한국사 #기묘한한국사 #김재완 #역사덕후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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