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타트 - 실리콘밸리의 킬러컴퍼니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나
브래드 스톤 지음, 이진원 옮김, 임정욱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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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람들은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기술 엘리트의 극단적 오만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비평가들은 그들이 기본적인 채용 규칙을 파괴하고 교통체증을 늘리며 평화로운 거주지를 망쳐버린다는 데서부터 시작해 자유민주적 도시들 안에 무자비한 자본주의 논리를 끌어들였다는 사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걸 비난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과장되기도 했지만, 그것은 우버와 에어비앤비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대혼란의 중심에는 젊고 부유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트래비스 캘러닉과 브라이언 체스키 같은 CEO들이 있다. 그들은 앞선 세대의 기술 리더들을 상징했던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처럼 숫기 없고 내성적인 혁신가들과는 전혀 딴판인 새로운 기술 CEO를 상징한다. 그들은 자기가 세운 기업들이 인류를 위한 극적인 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하고, 많은 기술자들뿐 아니라 운전사와 집주인, 로비스트와 입법의원들을 자신들이 표방하는 명분에 동참시킬 수 있는 외향적 성격의 이야기꾼이다. - '머리말' 중에서

 

 

지독한 스타트업들의 생존 분투기

 

크게 성공한 스타트업 우버에어비앤비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2008년이다. 두 회사 모두 이 해에 설립됐다. 바로 전년에 아이폰이 시판됨으로써 사람들이 조금씩 스마트폰의 가능성에 눈뜨기 시작할 때다. 또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로 실리콘밸리가 상당히 위축될 때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에서의 속담으로 '무덤 위에 장미꽃이 핀다'라는 말이 있듯이 절체절명의 위기와 변화의 시기에 위대한 기업도 태어나는 법이다.

 

또 두 회사 모두 기존 규제에 맞서면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세계 각국 정부와 치열하게 대립하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했다. 무서운 성장세와 함께 열정적인 고객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규제공세를 해쳐나갔다는 것도 비슷하다. 물론 두 회사는 여전히 논란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걸어온 길은 새로운 기술 프랜차이즈 회사나 실리콘밸리 기업에 애정과 비판의 눈길을 가진 사람들,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역경과 승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일반인 모두에게 4차 산업혁명이 낳은 새로운 경제 형태인 공유경제의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지독한 스타트업의 생존 분투기를 소개하는 이 책의 저자 브래드 스톤은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뉴스위크>, <뉴욕타임스> 등에서 15년 넘게 실리콘밸리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3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와 2,000명의 페이스북 구독자, 5,000명의 구글플러스 커넥션을 갖고 있는 영향력 있는 기자다. 2010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입사한 이래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 구글, 야후 등 세계적인 기업과 중국의 IT 대기업 디디, 텐센트, 바이두 등에 관한 기사를 쓰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 이미 소개되었던 저자의 책으로는 2013년에 발간한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가 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저널> 등이 선정하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그해 <파이낸셜타임스>와 골드만삭스 선정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에 올랐다. 당연히 국내의 경영인들에게도 크게 사랑받았던 도서다.

 

 

 

 

에어비앤비의 초창기

 

에어비앤비는 에어베드앤드브렉퍼스트의 약어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의 동창인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는 의기투합하여 '공유경제'라는 신개념의 회사를 창업했다. 자신들이 거주한 룸에 에어 매트리스의 침대가 비치되어 있기에 이를 어필하고자 회사명에 '에어베드'라는 말을 사용했다. 즉 그들은 에어 매트리스 침대를 갖춘 방에다 아침조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표방했다. 이후 하버드 출신 엔지니어인 네이선 블레차르지크가 이들의 사업에 합류했다.    

 

마운틴 뷰에 있는 YC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는 사실상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세 사람이 숙박공유 개념에 대해 설명하자 그 프로그램의 전설적인 공동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걸 원하다고요? 왜요? 진짜로 말입니까?"라고 물었다. 당시 44세였던 그레이엄은 훗날 자신이 숙박공유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소파에서 자는 것도, 다른 사람이 내 소파에서 자는 것도 원하지 않았거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가려 했을 때 게비아는 시리얼 상자 두 개를 꺼내 그레이엄에게 건냈다. 네이선 블레차르지크는 놀랐고 그레이엄 역시 당연히 황당해했다. 이어 그들은 작년에 일어났던 복잡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디자인 콘퍼런스에서 받은 영감에서부터 시작해서 끔찍했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콘퍼런스를 거쳐 여러 대회들 및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 같았던 시리얼 도박에 이르기까지 모두 말이다. 그레이엄은 마침내 "와우, 당신들 참 바퀴벌레 같은 사람들이군요. 쉽게 망하지는 않겠어"라고 말했다.  

 

 

우버의 초창기

 

샌프란시스코에는 아무 표시가 없는 검은색 세단을 몰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승객일 것 같은 사람들에게 접근한 뒤 전조등을 깜빡이며 탑승을 유도하는 식으로 몰래 영업하는 차량들이 있었다. 대부분의 샌프란시스코 거주자들, 특히 여성들은 그렇게 아무 표시가 없는 차를 타지 않는다. 일단 검증되지 않아 무섭고, 미터기를 켜지 않고 운행한다는 특성상 애매한 요금을 내야하는 것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프는 이런 차량들 대부분이 청결하고 운전사들도 친절하다는 걸 알아냈다. 이런 운전사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승객을 태우는 사이사이에 생기는 빈 시간을 채우는 일이었다. 그들은 보통 호텔 밖에서 무작정 대기했다. 캠프는 이 운전사들의 휴대폰 번호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한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고의 검은색 차를 운전하며 영업 중이던 운전사들의 전화번호 10~15개를 저장해놓기도 했었죠"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그는 이 시스템을 좀 더 잘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는 차를 이용하기 몇 시간 전에 자신이 선호하는 운전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약속한 시간에 레스토랑이나 술집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또 어느 날 밤에는 이런 차를 한 대 빌려서 저녁 내내 친구들을 태운 채 몰고 다녔다. 그것은 1,000달러의 돈이 들어간 사치이자, 동 트기 전 도시를 돌아다니며 모든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줘야 한다는 점에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바로 그때,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열〉에 나온 초현대적 이미지가 개릿 캠프의 머릿속에서 불쑥 떠올랐다.

 

 

우버의 CEO가 되다

 

우버의 일원이 돼서 느끼는 흥분과 즐거움이 온몸에서 솟구칩니다. 우버가 미국과 전 세계 모든 주요 도시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면 전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택시를 타려다 겪는 좌절감이 줄어들 거고 도시 교통의 신뢰성, 효율성, 책임감, 전문성은 올라갈 겁니다. 우버가 진출한 모든 도시는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했을 때 더 좋은 곳으로 변할 겁니다. 당신이 우버가 진출한 도시에 산다면 그곳의 교통 세계는 영원히 변할 것이며, 그런 변화가 도래할 때 우버의 진가가 드러날 겁니다.

 

이는 우버의 웹사이트에 라이언 그레이브스가 올린 글의 일부이다. 그가 표현한 '흥분과 즐거움이 온몸에서 솟구칩니다'라는 글이 우버 직원들에게 동기와 활력을 주입시키는 표현이 되었던 것이다.

 

 

공유경제, 이젠 우리 삶의 일부이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빠르게 움직이며 파괴하라"는 페이스북의 좌우명을 가장 잘 실천한 기업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들은 타인과 함께 차를 같이 타거나, 같은 숙박 시설을 나눠 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기업이 단시간 내에 달성한 혁신의 결과로 공유경제는 우리들의 일상 깊숙히 파고들어 생활 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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