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하게 쓸모있는 경제학 강의 -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지금 여기 시민을 위한 경제학
유효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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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의 홍수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대체 '오늘의 나' 혹은 '내일 의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 거인의 발밑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혹해하고 있는 꼴입니다. 과연 우리 시대를 무겁게 규정짓는 이 4차 산업혁명,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일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준비를 위한 시민 경제학

 

책의 저자 유효상은 경제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며 그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현실과 이론의 접목을 꾀하는 경제학자로, 동국대 MBA, 건국대 경영대학,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앙트레프레너십 MBA 과정을 개설해 경제 경영계의 시선을 끌었으며, '베스트 티칭 교수'로 여러 번 선정되는 등 실물과 이론에 두루 정통하다는 평가를

 

 

 

 

 

 

 

인공지능이란 쉽게 말해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을 다 잘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학생도 모든 과목을 다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공부를 하려면 교재가 있어야 할 텐데, 이렇게 인공지능이 공부를 하기 위해 필요한 교재가 빅데이터다. 데이터 양이 많아질수록 공부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공부하는 방법을 짜는 것을 '알고리즘'이라고 말한다.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를 더하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심리학을 더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세계적인 식자재 배달 서비스 업체로 요즘 핫한 블루 에이프런은 유명 셰프가 만든 요리의 레시피와 셰프가 만든 요리를 사진으로 찍은 후에 레시피의 내용과 함께 식자재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회사이다. 블루 에이프런 이전에는 유명 셰프가 만든 요리를 그대로 포장해서 배달해주는 모델이 있었지만, 이런 업체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왜일까?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을 그대로 배달해주는 것과 그 요리를 따라 만들 수 있는 식자재를 배달해주는 서비스의 가격이 같다고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요리된 음식을 그대로 배달하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선택은 반대였다.

 

식자재 배달 쪽이 성공한 이유는 SNS 때문인데, 사람들은 식자재와 함께 레시피가 오면 직접 요리한 뒤 레시피에 있는 사진과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싱크로율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먹어본 맛은 어떤지를 공유하고 즐거워한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케아 효과'라고 말한다.

 

"자신의 노력이 개입되면 객관적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현상이 바로 이케아 효과이다"

 

 

무인 자동차 사고의 법적 책임

 

무인 자동차를 타고 길을 가다 사고 위험에 맞닥뜨렸다고 가정해 보자.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상황인데,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주가 사망하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 길을 가던 행인이 죽는다는 그런 상황이다. 

 

무인 자동차가 어떤 명령을 수행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옳을까? 만약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으라는 명령을 프로그램에 입력시켜 행인을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한다면 법적 책임은 프로그램을 입력시킨 기업에 있을까, 아니면 차에 탑승하고 있던 차주에게 있을까? 정답을 찾기가 참 어려운 문제다. 이는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전원 동의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투자를 이끌어내는 핵심

 

4차 산업혁명의 저변에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과학기술의 융복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기술 자체가 경제적 성공을 만들지는 않는다. 기술 중심의 사고를 갖게 되면 기술 중심의 투자와 지원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공한 유니콘 기업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신기술의 개발과 도입이 그들을 성공시켜준 핵심 이유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

 

오히려 기업의 가치, 미래의 성공 가능성의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유니콘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공유경제와 추천(큐레이션), 정기구독(서브스크립션)을 기반으로 한다. 모두 지금 있는 물건과 현재의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것이다. 우버는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게으른 자들의 천국

 

웹 기반의 파일 공유 서비스로도 유명한 '드롭박스'의 창업자 드루 휴스턴은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코딩 작업에 필요한 USB를 집에 두고 온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귀찮고 화가 났다. 휴스턴은 그때 'USB 메모리 없이 언제 어디서든 파일을 꺼내 쓸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USB 메모리 스틱이 아닌 네트워크로 모든 파일을 공유한다면 더 이상 USB를 깜빡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드롭박스는 창업자 휴스턴의 사소한 실수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은 1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일 공유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렇듯 큐레이션이든, 서브스립션이든, 어떤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이든 4차 산업혁명에서는 '어떤' 상품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큐레이션을 통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결정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함께 질 높은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요즘 시대의 '취저(취향 저격)'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리 원'으로 승부하라

얼마 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인기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신직종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꼽혔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으로, 한마디로 슈퍼맨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부터 데이터 처리 방식, 알고리즘 설계, 비즈니스 모델 분석 등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어야 한다.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특별히 학위와 경력을 쌓지 않아도 누구나 데이터를 가지고 원하는 분석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마케팅 업무를 한다면, 마케팅에 대한 능력과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도 있어야 한다. 인공 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대화가 통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 비전문가 상관없이 분야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분석가가 될 수 있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량을 갖춘 인재상이 요구될 것이다.

 

 

이젠, 공유의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강력한 네트워크와 고객에게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여 모든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독식의 경제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처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플랫폼을 먼저 장악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혁명은 우리들의 행동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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