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풀다 - 구글X 공학자가 찾은 삶과 죽음 너머 진실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날 이후로 엄청난 성공과 부를 거두었고, 그 결실로 크나큰 인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불행이란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에서 일하던 사회 초년병 시절에는 자기 만족감과 지적인 만족감을 얻었다. 물론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라는 축복이 더해질수록 행복의 수준은 점점 떨어져간다는 걸 깨달았다. 삶이 복잡해진 때문에만 행복이 멀어진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짐작하듯이, 1990년대의 랩 노래처럼 "돈이 많아질수록 문제도 많아졌다." 심리적인 보상만이 아니라 금전적인 보상까지 누렸지만 삶에서 어떤 즐거움도 찾지 못한다는 게 문제였다. 내게 내려진 가장 큰 축복이던 가족마저도 내게 별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지 못했지만, 그 이유는 내가 가족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책의 저자 모 가댓은 의료사고로 아들 알리를 잃었지만 행복 방정식을 찾아낸 공학자인데, 행복을 연구하는 글로벌 기업 구글의 비밀 병기로 불리는 인물이다. 또한 뛰어난 사상가이며, 구글 최고의 브레인 집단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꿈의 공장'구글X의 신규 사업 개발 총책임자CBO다. 그는 남다른 논리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행복이라는 문제에 적용함으로써, 우리 뇌가 즐거움과 슬픔을 받아들여 처리하는 방법을 근거로 삼아 행복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행복이란 주제를 다룬 책을 닥치는 대로 구입했고, 눈에 띄는 모든 강연에 참석했으며, 모든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그런 다음, 학습을 통해 배운 모든 것을 열심히 분석했다. 행복이란 주제를 계속 연구하는 한편, 행복이란 문제를 최소 구성단위로 분해하며 공학적 분석법을 적용했다.

 

행복의 해법을 찾으려는 여정은 약 10년이 소요되었는데,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행복 방정식을 개발하고 정리를 한 때는 2010년 쯤이었다. 이 방정식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도록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낸 때도 그즈음이었다. 그리고 개발한 시스템을 테스트하며 점검했고, 다행히 그 시스템은 효과가 있었다. 쉽게 말해서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에 빠진 그의 가족에게도 여지없이 들어맞았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사고로 죽은 대학생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행복 메시지로, 저자인 아버지가 아들을 잃은 비극과 이로 인한 고통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통찰과 신념이다. 그는 우리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심리적 고통의 근원적인 이유를 파헤치며 영구적인 행복과 지속적인 만족을 얻기 위한 방법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어떤 현상의 결과를 수치로 풀어보이는 것이 바로 공식이다. 우리들은 산수나 수학 그리고 과학을 배울 때 이런 공식들을 많이 접해왔다. 그런데, 만질 수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조차 맡을 수 없는 실체인 행복을 저자는 공식으로 풀어 내보인다.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정말로 행복은 공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싶을 정도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우리의 생각을 흐릿하게 뒤덮는 환상들에서 벗어나 뇌의 맹점을 바로잡고, 5가지의 궁극적인 진실을 쫓아냐 한다는 것이다.

 

6가지 큰 환상

 

생각~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목소리, 잘못된 믿음

자아~ 자아의 환상

지식~ 오만과 교만

시간~ 과거와 미래를 이해하려고 몸부림친다

통제~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 이를 모두 완벽하게 안다는 믿음

두려움~ 두렵다는 것을 인정하라 

 


 

 

행복 방정식

 

공학자는 자료를 받으면 일단 이를 그래프로 표현해서 일종의 추세선을 찾아내려 애쓴다. 그리고 이를 타인의 행복에 적용한다. 우리들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과 저자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무척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목록은 '삶이 자신의 뜻대로 진행될 때 행복하다'라는 일반론에 수렴된다. 달리 말하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움직이면 누구나 행복을 느낀다는 뜻이다.

 

정반대의 경우, 즉 우리의 현실이 기대와 바람에 어긋나면 불행하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예컨대 우리들은 대체로 결혼식 날엔 화창한 날씨를 바란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비가 내리면 마치 배신당한 것만 같은 암울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에 따른 불행은 영원히 사그라지지 않고, 기분이 울적하거나 배우자가 미워질 때마다 '그래서 우리 결혼식 날에도 비가 왔던 것이야'라고 소리치며 그날의 비가 마치 전조였던 것처럼 불행한 기분을 해소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공학자에게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 방정식으로 행복을 정의할 수 있다. 그 방정식이 바로 행복 방정식이다. 아래 그림을 참조하면 된다. 우리들에게 일어난 사건이 기대와 일치하거나 그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면 우리들은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렇다. 적어도 불행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가 대장인가?

 

끊임없는 생각의 늪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현상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행복은 정말 중요하다! 왜 우리는 때때로 생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행복을 상실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일까? 기계적인 기능에 대해서는 뇌를 반박할 여지가 없는 리더로 인정하더라도 생각은 ‘당신’이 완벽하게 장악해야 한다. 뇌의 임무는 당신에게 고려해야 할 논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이 끼어들더라도 ‘누가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이 대장이다. 결정권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 즉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 뇌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언제라도 뇌에게 무엇에 집중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스스로 책임을 떠안고 대장답게 행동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철학자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를 이렇게 바꿀 수 있다.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내 뇌'가 생각한다"

 

 

7가지 맹점~ 여과, 추정, 예측, 기억, 분류, 감정, 과장

5가지 진실~ 지금, 변화, 사랑, 죽음, 설계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하지만 나는 열심히 일했지만 승진하지 못했습니다.

장래성이 없는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장인들이 사직하는 이유에 대해 이런 식의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장래성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물론 자신의 노력에 비해 승진을 못했다는 사실이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자신의 실력은 예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되었고,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추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처럼 의미없는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는 것은 현재의 행복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렇다. 우리들의 생각을 냉정히 점검할 때마다 우리를 괴롭히는 생각은 어김없이 과거나 미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과거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고, 미래는 우리의 기대와 완전히 다른 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과거나 미래를 잊고, 지금 행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 더 낫다. 현재만이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현재에 충만하게 살아라! 그러면 나머지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삶이라는 게임

 

진지한 게이머는 항상 게임의 난이도를 최고에 맞춘다. 저자의 아들 알리는 홀로 게임을 할 때 난이도의 수준을 최고인 '전설'에 맞추었다. 알리는 저자와 함께 게임할 경ㅇ에만 난이도를 '영웅'으로 낮추었다. 사실 게임이 지나치게 쉬우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게임은 점점 어려워야 비로소 우리들이 흥미를 느끼고 뭔가 새로운 스킬을 배운다. 

삶이 어려워지더라도 미소로 받아들이자. 삶이라는 게임이 그런 식으로 설계된 것일 뿐이다. 음향효과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가짜 폭발음에 겁먹을 것도 없다. 게임하는 동안 요란한 폭발음이 들리고 연기가 피어오르면, 알리는 어김없이 그곳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보냈다. 저자가 알리에게 아바타를 어디로 보내는 거냐고 물으면, 알리는 신나는 액션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라 대답했다. 게임에서는 시끌벅적하고 까다로운 부분이 가장 재밌고 흥미진진한 부분이다. 

 

 

설계를 수용하고 인정하라

우리 우주는 복잡하기 이를 데 없어서 어느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우리 능력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설계에 순응해야 자유로워진다. 그 자유로 우리는 환희를 얻는다. 각자의 운명을 개척하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쪽으로 바꿔가려고 노력하라. 하지만 위대한 설계와 관련된 방정식들에 우리가 끼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하라.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은 저자의 개인사個人事를 알려주는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그가 제시하는 행복 방정식은 나름 보편성을 띠는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책의 내용 중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큰 줄거리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인간은 애초에 행복하게 살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가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6가지 환상과 7가지 맹점을 극복하고, 5가지 진실을 받아들일 때 행복을 얻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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