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와 민첩성을 연결하라 - 1등 기업이 되는 성장의 조건
데이비드 버틀러.린다 티슬러 지음, 윤태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규모와 민첩성. 오늘날처럼 유동성이 강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2가지 주요 조건이다. 기성 대기업은 '규모'라는 조건을 달성한 효과를 바탕으로 보스턴에서 방갈로르까지 쉽게 확장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꿈도 못 꿀 강력한 자산, 즉 전문 지식, 브랜드, 소비자, 유통망, 관계를 오랜 세월 구축한 덕분이다. 대기업의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민첩성'이다. 동종 업계에 진입한 스타트업에 밀리지 않으려면 더 영리하고 빠르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1등 기업이 되는 성장의 조건

 

저자 데이비드 버틀러는  2012년부터는 코카콜라 글로벌 혁신·기업가정신 부문 부사장으로서 회사의 '파괴적 혁신'을 이끌었으며, 초기 고성장 신사업 모델을 만드는 가속 프로그램을 책임졌다. 또한 코카콜라 파운더스 플랫폼과 초기 단계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총괄 관리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기업으로 규모를 키우고, 기업가들이 스타트업처럼 민첩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공저자 린다 티슬러는 경영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 편집장으로서 디자인과 경영을 접목한 기사를 썼다. 2009년 전문 디자이너들을 블로거로 초대해 <패스트 컴퍼니>의 디자인 웹사이트인 코디자인(FastCoDesign.com)을 개설하고 초대 편집장을 역임했다. 코디자인은 현재 인터넷 최대 디자인 사이트다.

 

모든 스타트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규모다. 스타트업은 2가지 규모를 키워야 한다. 하나는 '제품 판매량'이고 다른 하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대다수 스타트업이 이 난관을 넘지 못해 90%가 망하기 때문이다. 규모를 달성하려면 기업 내의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해야 한다.

 

1886년 설립 당시 코카콜라 사는 오늘날의 대다수 스타트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창업자는 성공 열망이 가득했지만 자본이 거의 없고 여러 가지 경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코카콜라는 규모를 성장시키려는 목적을 위해 단순화, 표준화라는 통합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코카콜라임을 알아볼 수 있고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제조법, 로고, 병, 간판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한 것이다.

 

이 책은 코가콜라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면서 그 내용을 2부로 나누어 총 6장으로 구성했다. 세부적으로 1장에서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찰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과 목적 지향 디자인에 관해 설명한다. 2장에선 코카콜라가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브랜드를 창조하는 과정을 소개하며, 3장에선 오늘날의 시장을 특징짓는 고약한 문제, 인터넷이 초래한 변화, 공유가치의 창조 등을 분석한다.

 

이어서 4장에선 빨리 실패하는 방법을 배우고 경쟁사보다 우위를 유지하는 디자인 활용법을 설명한다. 5장에선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민첩성을 유지하는 모듈러 시스템 디자인 방법의 설명과 함께 성공 사례로 글로벌 주스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살펴본다. 6장에선 코카콜라가 개방형 시스템을 이용해 디자인 머신을 개발한 과정 등을 소개한다. 

 

 

  

 

 

규모와 민첩성

 

스타트업의 특징은 민첩성에 있다. 스타트업 경영자는 시장의 요구에 재빨리 대응해 제품을 수정하고 필요하면 제품을 전면 재검토해야 겨우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 경영자가 불철주야로 고민하는 문제는 바로 규모다.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로 진화해 기업으로서 궤도에 오르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화해야 한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자본, 직원, 고객을 비롯해 모든 것이 더 많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중견 기업은 상재적으로 규모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중견 기업 경영자에 오른 사람들은 규모 있는 기업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 성공한 중견 기업 경영자는 규모를 지렛대로 활용해 고도의 효율과 능률을 달성하는 방법을 안다. 어쩌면 현재 규모에 만족하지 않고 매출을 늘리거나 사업을 확장하려 할 수도 있지만, 중견 기업 경영자가 걱정하는 주요 문제는 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급변하는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기존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하는 스타트업들이 여러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규모와 민첩성을 동시에 창조할 수 있다"

 

 

 

 

단순화, 표준화, 통합

 

디자인의 목적은 '규모'의 성장이다. 디자인의 방법, 즉 프로세스는 '단순화, 표준화, 통합'이다. 골든 서클 프레임으로 생각해보면 디자인의 목적(왜)은 성장(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디자인 방법(어떻게)과 디자인 대상(무엇을)은 성장 전략의 일부분으로 성장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때만 유효하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경상 경비 증가를 억제할 방법과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도 품질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 디자인이 필요해진다. 규모 문제의 해법은 결점 없는 업무 진행이 전부다. 최대한 원활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의 모든 부분을 디자인해야 한다. 정확하게 업무를 진행하려면 모호성, 잉여, 낭비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규모를 달성하려면, 가장 작은 부분과도 통합되도록

기업 내의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해야 한다"

 

기업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경영자는 '완벽한' 해법을 개발해야 한다. 표준화학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람보르기니는 모든 부품이 완벽하게 맞물려 무결점 작동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었다. 각 부품은 다른 부품과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도록 세심하게 제작된다. 마치 스위스 시계처럼 말이다. 

 

 

해결에 나서기 전에 문제부터 최대한 학습하라

 

스타트업은 해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실제 문제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즉 해법 개발 과정에 착수하기에 앞서 최대한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해당 문제가 사람들에게 유발하는 고통의 크기를 파악한다. 코카콜라가 중남미에 소매 머천다이징 시스템을 디자인할 때 바로 이와같은 접근법이 필요했다.

 

그들은 콜롬비아 보고타 차피네로 동네의 가게들을 살펴보았다. 수년 전 코카콜라는 현금인출기 옆에 잘 들어맞는 선반을 디자인했다. 상점 주인들이 이 선반을 활용해 코카콜라나 환타 캔을 판매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상점 주인들은 고객과의 대화에 방해된다고 이 선반을 치워버렸다. 중남미 상점 주인들은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유대감이 형성돼야만 동네에서 장사를 할 수 있다.

 

2009년 코카콜라는 선반, 카운터 진열대, 냉장고, 광고 게시판 등 제반 요소를 포괄해 모든 필요에 대응할 모듈 시스템으로 '엑스모드 리테일 디자인 시스템'을 출범했다. 코카콜라 중남미 사업부는 연구원, 지역 판매 인력과 함께 현지를 돌아다니며 하루에 60~80 곳을 방문, 상점 주인들의 일상을 파악해서 이 시스템을 개발했던 것이다.

 

코카콜라 임직원은 단번에 최종 버전의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으리란 환상에 빠지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반복해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엑스모드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수석 디자이너인 에리카 고메즈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목표는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흡해도 일단 시제품을 만든 다음 개선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색상(signature color)을 정하면 물건을 찾아 돌아다니는 소비자가 쉽게 제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색은 빨간색이다. 탄산음료를 사려는 소비자는 빨간 냉장고를 찾는다. 녹색은 주스 브랜드를, 파란색은 생수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색이다.

 

연구원들은 중남미 소비자들은 신선한 과일이 풍부하고 싼 지역에 살고 있기에, 인공 재료나 미심쩍은 재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이러한 중남미 소비자 성향은 특히 주스 사업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회사는 소비자들이 코카콜라의 주스를 구매할 때 주스 원료 원산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스트로브잣나무로 주스 진열대를 디자인했다.

 

 

모듈 시스템의 특징

 

고정 요소와 가변 요소로 구성된다

모든요소가 같은 방식으로 연결된다

개방적이도록 디자인된다

 

 

개방형 시스템의 장점

 

개방형 모듈 시스템 디자인은 여러 사람과 함께 계속 디자인 과정에 참여한다. 이런 방식을 채택하면 신속하게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여러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다. 여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이 시스템을 소유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개방형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목적은 공유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개방형 시스템은 장점이 있지만, 약점도 있다. 개방형 시스템은 통합 시스템보다 훨씬 복합적이다. 따라서 복합 시스템을 작동하려면 사람들이 기여하고 싶어 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아무도 덧붙이지 않으면 개방형 시스템은 생존하지 못한다. 그리고 개방형 시스템은 모든 사람에게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약간의 혼선이 늘 존재한다. 즉, 대량의 버그가 발생할 여지가 있고, 일이 잘 못될 잠재적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단 모든 사람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하면, 참여가 개방형 시스템에 막대한 활력과 열기를 불어넣는다. 참여자 모두가 자신이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사가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적용한 디자인 머신이 바로 그러한 사례이다. 2006년에 시작한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이었지만 자카르타 편의점에서는 코카콜라 간판을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었기에 현지화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다시 디자인했던 것이다.

 

디자인 머신의 기능

 

첫째, 고정된 표준을 통해 브랜드 자산을 형성한다

둘째, 개방형 모듈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창의성을 발휘, 브랜드에 기여할 수 있다

 

 

창업은 쉬워졌지만, 성장은 어려워졌다

 

스타트업 위크엔드의 공동 설립자 프랭크 뉴이리갓은 2013년 <포브스> 홈페이지에 스케일업(scale-up)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스케일업을 "최대 확장성을 찾는 목적을 가진 사업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과거에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기울인 만큼 앞으로는 스케일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도 이에 동의한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특히 다국적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유형의 벤처를 창조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협력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조언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각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새로운 일을 함께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협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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