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 부동산 애널리스트가 알려주는
채상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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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많이 듣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새 정부 이후 부동산 시장이, 참여정부 시절처럼 폭등할지 아니면 학습 효과를 충분히 거친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가격을 잡을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특히 2014~2016년, 부동산 상승장에 집을 사지 못했던 사람들은 지금이 사야 할 시점인지 아닌지, 같은 시기에 집을 산 사람들은 지금이 팔아야 할 시점인지 아닌지 궁금해한다. 입장은 다르지만 결국 집을 사고파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 어떻게 바뀔까?

 

책의 저자 채상욱은 현재 하나금융투자 건설, 부동산 애널리스트로서 국내 건설, 부동산 시장을 분석, 전망하고 있고, 꾸준한 분석 리포트를 통해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양한 주택, 부동산 포럼과 민간 협력 단체 등에서도 활동 중이다. 첫 책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은 데이터와 정책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빅픽처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변화가 적을 때 오히려 더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 국내 주택 시장의 아이러니다.

 

이 책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나타날 변화와, 특히 아파트를 거래할 때 앞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다루었다. 집은 자산이기 이전에 삶이 담기는 공간이다. 그래서 시장을 전망하고 평가하기란 항상 조심스럽지만 저자는 애널리스트의 직업윤리와 자존심을 걸고,

 

 

 

 

 

사실 아파트 수요자 입장에서 걱정해야 할 것은 '입주 폭탄'이 아니라 '임대료 급등'과 '분양 급감'이라는 점이다. 2014~2016년 동안에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는데, 이 기간에 집을 살 수 있었음에도 매입을 미루었던 사람들은 엄청난 박탈감을 느끼고 말았다. 2016년 여름을 기준으로 말이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했음에도 그들은 10%의 추가 지출을 망설였다. 왜 그랬을까? 집 값 폭락을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 들어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슬슬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될 시점인 2017년쯤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2016년 여름, 기습적인 집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그해 여름에만 집값이 10% 이상 올랐다고 체감했을 텐데, 그런 상승장에서 전세입자들은 마치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것과 마찬가지 신세였다. 이같은 상실의 시대에 2017~2018년 부동산 하락설이 스멀스멀 들려온다. 한 번 집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다시 올 하락장을 기다리며 전문가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언제 집을 사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기다리면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까? 단언컨대 고대하는 집값 폭락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 현상에 걸맞는 주식 시장의 유명한 격언 '모두가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가 떠오른다. 더구나 공급이 부족한 재화가 폭락한다는 것은 수급 논리상 불가능에 가까운 법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한국 주택임대시장에 안정적인 물건이란 찾을 수가 없다. 2년 단위로 임대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신규 아파트의 분양 물량은 감소될 예정이므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면 받는 것이 좋다. 신규 분양 시장 이외에도 약 1천만 호에 이르는 기존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이런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판단일 것이다.

 

다만 올해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매도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제도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언뜻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만 영향을 주는 제도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제도는 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 분양권에까지 모두 영향을 줄 것이다.

 

이 제도를 기준으로 전국에 존재하는 모든 아파트를 단 4개의 그룹으로 재편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보지 않으려면 이 제도에 대해 철저히 알아두어야 한다. 부동산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입지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올해만큼은 입지 위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수보다 매도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특정 자산을 매수하고 매도하는 과정에서, 매수 시점의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 소멸되면 매도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식 시장이 좋은 점은, 이처럼 매수 시점의 투자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거나 소멸되는 것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1990년대 초에 준공된 1기 신도시 아파트에 갭투자하고 있다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후 장기적인 투자 목적에 맞게 보유하면 될 것이다. 서울 서북부권의 주택재개발로 인해 서울의 임대 물량이 부족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할 것을 기대하여 1기 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대가 실현됐을 때 매도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집을 살 때 가졌던 어떤 기대, 즉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투자 성공) 혹은 소멸된다면(투자 실패) 그 투자를 종료시키는 것이다. 즉,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 소멸하는 시점이 바로 매도 타이밍이다.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관성으로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재개발을 할수록 집이 줄어든다


대규모 주택재개발, 뉴타운과 같은 사업을 하면 주택 수는 어떻게 변화할까? 혹시 이런 재개발 사업 후, 주택의 수가 증가할지 감소할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마도 당연히 주택 수가 개발 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혹자는 이런 질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재개발하면 주택 수는 감소한다. 그것도 꽤나 많이.

대체 재개발을 하면 왜 주택 수가 줄어드는 걸까?

 

오래된 집의 구조와 신축한 집의 구조를 상상해보면 이해가 쉽다. 오래된 집, 특히 오래된 단독주택의 평균면적은 약 30㎡로, 요즘 집보다 면적이 작다. 이런 집들을 허물고 요즘 집의 일반면적으로 지으려면 똑같은 하나의 집을 짓더라도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택 수가 감소한다.

 

2017년 2월, KBS 뉴스에서 "서울 인구 감소 19년 만에 최고"라는 소식이 보도됐다. 서울의 주거비용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여, 높은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경기가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인구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인구 감소를 다루는 보도는 '주거비 상승→서울 탈출'이라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재개발 때문에 주택 수가 줄고, 이에 따라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 가구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왜 말하지 않는 것일까?

 

주택 수가 자연히 감소하기 때문에 100가구 중 22가구는 반드시 그 지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이주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타 지역, 즉 서울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 재백발주택의 소유자 입장도 난감해진다. 이런 추가비용의 분담금을 낼 형편이 못되므로 정비사업 자체를 반대하기도 한다. 심지어 주택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정비구역 지정의 해제를 추진하며 재개발 반대위원회를 결성한다. 한남뉴타운, 장위뉴타운, 신길뉴타운, 성수동 지역 등이 이런 예이다. 서울에는 집이 부족한데 오히려 주택보급률을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사건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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