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메일함은 강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서 온 메일로 가득하다. 주로 나와 함께 훈련한 덕분에 직장에서 자신감이 생겼고, 승진에도움이 되었고, 회사 경비를 수십만 달러 절감햇고, 모금액이 두세 배로 늘었으며, 시험 점수가 올랐고, 자녀를 불피요한 특수교육 수업에 보내지 않았다는 사연이다. 중요한 것을 보는 법을 배우면 당신의 세상도 달라질 것이다. - '서론' 중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 에이미 E. 헌트는 미술사가이자 변호사로 프릭 컬렉션에서 교육 책임자로 일하며 의대생들의 관찰 기술을 향상한 프로그램 '지각의 기술(The Art of Perception)'을 만들었다. 뉴욕의 7개 의과 대학에 프로그램을 확대한 후 10년이 넘도록 의사들에게 환자기록이 아니라 환자를 직접 관찰하는 법을 가르치고, 경찰에게는 범죄 수사 때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도록 도와주며, 그 밖에 FBI, 미 국무부, 포천 500대 기업, 군인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더 명확히 지각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강의는 우리가 놓칠 법한 물리적 대상 그 이상을 강조하고 날마다 우리

 

 

 

 

 

 

 

 

 

얀 페르메이르의 이 그림 <여주인과 하녀>는 더 오래, 더 주의 깊게 볼수록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르주 드 메스트랄, 벳시 코프먼,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두 발명은 창조라기보다는 발견에 가깝다고 믿었다. 발견은 눈을 뜨고, 뇌를 굴리고, 귀를 열고, 주의를 기울이기만 해도 가능하다. 누구나 다양한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관찰과 발견의 재능을 타고나지만, 그전에 우선 볼 준비부터 해야 한다.

 

"내가 가치가 대단한 뭔가를 발견한 게 있다면 다른 어떤 재능이 아니라 끈기 있게 집중하는 재능 덕분일 것이다" - 아이작 뉴턴

 

 

 

 

기본 기술 - 관찰력을 연마하라

 

"자네는 귀가 있어도 듣지 않고, 눈이 있어도 보지 않는군!"

 

이는 예리한 관찰력에 의존하는 진단 방법인 '메소드'를 강의할 강연자가 진단을 잘못 내린 학생을 꾸짖는 말이다. 강연자는 (의학이나 형법이나 전반적인 삶의) 발견에서 정교한 관찰력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사실이라도 놓치지 않고 남들이 관찰하지 못하는 정보(문신, 억양, 잔주름, 흉터, 옷, 심지어 신발에 묻은 흙 색깔까지)를 찾아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을 보면 그 사람 얼굴에 국적이 적혀 있습니다. 그의 손에서 생계 수단이 보이고, 걸음걸이와 버릇과 회중시계 쇠줄 장식과 옷에 붙은 보푸라기에서 삶의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리한 감각과 추론을 속사포처럼 전달하는 강연자의 모습에서 셜록 홈스가 떠오르는가? 그렇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홈스의 실제 모델로 외과의이자 다작의 작가이자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친척인 조지프 벨 박사다. 아서 코난 도일의 스승이었던 그는 초자연적이고 특이하지만 그의 표현대로는 "기초적인" 재능으로 젊은 도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벨은 강의 시간에 "눈으로 봐, 눈으로 봐"라고 자주 외쳤다. 그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수동적으로 보는 것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단순한 능력이다.

 

"사람들은 보기는 해도 관찰하지 않는다"

- 조지프 벨

 

 

사방을 주시하라

 

"그분 병실에 들어선 순간 병실이 너무 하얗고 삭막하고 텅 비어 보여서 무척 놀랐어요. 그곳과 똑같은 병실에서 수십 명의 환자를 만나 보았지만 그 환자의 환경은 다르게 다가왔어요", 이는 암병동의 사회복지사 주디 갤번이 저자에게 한 말이다. 미술작품을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면서 여자 바텐더의 눈과 빈민가 주민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주디는 그 환자의 뒤로 가서 환자의 관점에서 보았다.

 

"저는 안경을 벗어 놓고 잠든 환자를 바로 알아보았어요. 담요를 덮어 주자 붉은 담요와 병실의 흰색이 대조를 이루어서 환자의 말이 선명하게 전해졌어요. 춥다는 말이요. ‘춥다’는 그저 온도가 낮다는 뜻만은 아니에요. 텅 빈 벽에는 활동이 적힌 작은 달력 하나만 달랑 걸려 있었고, 그 달력마저도 환자의 시야에서는 벗어나 있었죠. 작은 창이 하나 있기는 했지만 단조로운 도시 풍경만 내다보였고요. 환자의 창백한 모습이 그 병실과 어울렸죠"

 

주디는 담요 한 장 이상의 온기를 불어넣기로 하고 환자에게 보이는 공간에 색색의 물건들을 갖다 놓아서 시각적으로 좀 더 흥미로운 병실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간호사들과 의논해서 환자를 자주 병원 정원으로 데리고 나갔다. 풍경이 달라지자 환자의 마지막 시간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되었다.

 

관점을 바꾸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도 하고,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사소한 부분을 볼 수도 있고, 경천동지하고 패러다임이 바뀔 만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관점'의 마지막 정의는 사물을 진정한 중요성에 비추어 바라보는 능력이다

 

 

 

 

 

 

무의식적 편향 - 흑백논리는 없다

두 남자가 달리고 있다. 왼쪽의 백인은 제복을 입고 영국 경찰관들의 전통적인 경찰모를 쓰고 있다. 경찰관으로 짐작된다. 앞에 달려가는 흑인은 평상복 차림이다. 두 사람은 부서지고 낙서가 있는 콘크리트 건물 옆을 지나고 있고, 도시로 보이지만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두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은 백인 경찰이 도주 중인 흑인 범죄자를 쫓고 있다고 대답한다.

 

경찰관이 보인다고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가정할 수 없으며, 흑인이 어떤 죄를 저질렀다고 미리 짐작해서도 안 된다. 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쫓고 있다고 가정할 수도 없다. 사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모두 경찰관이다. 오른쪽 흑인 남자는 비밀수사관으로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용의자를 쫓는 중이다.

 

이처럼 우리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거나 설명할 수 없다. 주관적인 해석에 의존하거나 고정관념에 의지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제대로 보지 않으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자칫 사람들과의 잘못된 의사소통을 겪게 된다. 이런 일들은 작게는 실수로, 크게는 한 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보는 법을 알면 세상이 달라진다


시각 지능을 활용하면 유능한 형사도 되고, 사회복지도 되고, 수호천사도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그림을 발견하면서도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섣불리 단하지 말고, 뒤로 물러서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한 번에 한 겹씩 벗겨 보라. 객관적인 사실만 취급해야 한다. 감정과 가정 때문에 지각이 막히지 않도록 무엇이 보이는지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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