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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인데, 1도 모릅니다만
스티븐 더수자.다이애나 레너 지음, 김상겸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조직 생활에서 맡겨진 일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알이야 한다'는 압박감을 직접 겪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압력을 주었던 경험 또한 있을 것이다. 특히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해답을 알아야 하고 지시와 보호, 명령 등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긴다.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곱만큼도
모르고 있을 때조차 말이다. - '마틴 린스키 서문' 중에서
'모르는 것'의 장점에 대하여
저자 스티븐
더수자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경영 교육자이자 영국 런던에 소재한 경영 컨설팅 기업인 디퍼 러닝의 이사다. 애쉬리지
경영대학원에서 조직컨설팅 석사 학위를 받고, 서른 살이 채 되기 전부터 투자 은행의 부사장을 역임하며 기업의 인사, 관리, 리더십, 체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이러한 기업 경험을 교육 부문에 접목한 컨설팅 능력으로 세계 MBA 랭킹 1위로 꼽힌 IE 경영대학원의
경영연구원이 됐다.
이후 시카고 대학 부스
경영대학원, IE 경영대학원 국제 고위경영자
프로그램, 국제경영자 경영학 MBA 교육 과정을 조직했다. MIT의 오토 샤머 교수와 'U 이론(Theory U)'을,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데이비드 쿠퍼라이더와 강점탐구 이론을 공동연구했으며, 세계 여러 곳의 교수진과 경영과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울러 하버드 대학 케네디스쿨의 적응적 리더십 프로그램, 런던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런던 경제대학의 조직, 관리 석사과정, IE브라운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MBA 과정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 골드만삭스,
파이낸셜 타임스, 유로스타, 아멕스, 바클레이 은행, 크레딧스위스 등 세계적 기업에서 최고경영자와 임원진을 위해 경영 컨설팅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다이애나
레너는 국제적 컨설팅 기업인 언차티드 리더십연구소의 공동 창립자이자 낫노잉연구소(Not Knowing Lab)의 소장으로 경영
컨설턴트이자 강사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여러 나라를 망명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미지의 세계에 부딪히며 적응하는 삶을 살아온 경험은 그녀의
리더십 연구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복잡성 이론과 행동심리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리더가 적응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버드 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 애들레이드 대학, 텍사스 대학
LBJ 행정대학원에서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전 세계 리더십 학술대회에서 스타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모르는 것이
힘이다"
아이로니하게도 저자들은 이 책에서 '모르는 것'의 장점에
대해 논하고 있다. 모든 걸 알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우리를 지치게 하고, 솔직하지 못하게 하고, 그로 인해 때로는 더 큰 위험을 불러온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현대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제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오히려 '모르는 것이 힘'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모든 걸 다 아는 전문가들이 빠지는 함정, 의견이 지나치게 확고해 팀원들을 무기력하게
하는 팀장, 똑똑한 리더가 아닌 '모르는' 리더가 오히려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을 읽어 가노라면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해방감을 느낄 것이다. 미래는 아는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의 것이다.

전문성의
한계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어느 조직이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찾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공부나 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지식의 폭을 깊게 만들려고
애쓴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폭을 넓게 한다는 것보다, 즉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데 투자하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의
전문성을 더 갈고닦는 데에 있다.
이처럼 전문가의 지식은
소위 '지식의 저주'의 희생양을 만들기 쉽다. 지식의 저주란 아는 게 많을수록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간단한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타인에게 전달하기가 어려워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전문가 자신은 충분히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설명함으로써 지식을 전달받는 사람은 이를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복잡한 용어나 전문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 또한
진정한 지식을 가려버릴 수 있다. 비전문가들이 전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유식하다는 인상을 주려 할 때처럼 말이다. 사실 이럴 때 듣는 사람만 더
비참해지는 셈이다. 또한 전문가의 지식은 복잡한 문제에 대한 참신한 생각을 손상시킬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지식이 있을 경우, 그 지식이 없으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란 불가능하다" - 칩 히스와 댄 히스의
<지식의 저주> 중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을수록 우리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중립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문제를 정의할 때부터 이미 그 속에 자신의 관점이 내재되기 때문이다. 학식과 전문 지식이 다양한 관점과 가능한
해법의 탐색을 제한하기 때문에 우리는 수평적 사고를 하기 어렵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행동
경제학자들은 이를 기준점 편향이라고 부른다. 기준점 편향에서는 기존 지식에 의해 문제의 특성이 이미 규명돼 있거나
"고정돼 있다" 이처럼 기준점 편향은
똑똑하고 유능한 전문가가 빠지는 함정이다.

우리들은 사실 모르는 게 훨씬 더 많다
사고방식이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
스탠퍼드 대학의 캐롤
드웩 교수는 왜 어떤 이는 성공하는 반면,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한가를 연구해왔다. 그녀는 지능과 재능, 그리고 성공 간의
상관관계에 매우 관심이 많았던 것이다. 자신의 저서 <성공의 심리학>에서 그녀는 능력보다는 사고방식이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우리들은
'사고방식(마인드셋)'이라는 말에 주목하자. 이는 우리의 지능과 학습 능력, 성격, 재능 등에 관해 우리들
자신에게 말하는 자기 암시적 독백으로, 우리가 아는 것을 고수할지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영역에 들어가 새로운 기술을 익힐지를 구체화한다. 그래서
그녀는 기본적 사고방식을 '고정형 사고방식'과 '성장형 사고방식'이라는 두 가지로 구분한다.
고정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의 지능과 재능, 특성 등은 이미 태어날 때 정해진다고 믿고, 이를 유전자나 문화적 조건화,
양육된방식의 유산이라고 간주한다. 따라서 이런 사고방식에 따르면 인간이 점차 향상될 수 있다손치더라도 그렇게 많이 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한다. 반면에 성장형 마인드셋은 개개인의 타고난 재능과 특성이 다를지언정 순전히 연습과 끈기 있는 노력을 통해
이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성공할까 아니면 실패할까?"
"내가 이길까 아니면 질까?"
드웩의 주장에 따르면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에게 능력을 입증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방식을 갖게 되면
우리는 자신이 잘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일은 피하게 된다. 무언가 처음 시도할 때 우리는 완전무결하기를 원하고, 만일 결점이 있으면 당연히
그것을 숨기고 싶어 한다.
고정형 사고방식의 사람은 실패를 했을
때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과 비교가 될 만한 사람들보다는 자신을 더 나아 보이게 할 사람들을 주변에 두고 싶어 할 것이다. 고정형 사고방식은
지식의 경계에 도달했을 때 치명적인 장애물이 된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실험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초심자의 마음가짐을
가져라
'모르는
것'은 참선 수행에서 강조되는 사항이다. 이를 '초심자의 마음'이라고도 한다. 전문가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 스스로 깊이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자신이 가진 선입견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초심자들은 참신하고 편견 없는 눈으로 이를 볼 수 있다. 즉 초심자의 마음으로 실천한다는 것은 사전에 만들어진 생각이나 해석, 판단 등에
얽매이지 않고 충족하는 능력을 기른다는 의미인 셈이다.
사실 우리가 자신의 생각으로 가득할 때면,
새로운 배움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나 그대로의 현실에 대응할 능력을 잃게 된다. 초심자의 마음은 우리의 경험과 지혜를 없애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신선한 관점에서 상황을 보는 데 우리의 경험과 지혜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돕는 마음가짐이다.
더 큰 성공을 거둘수록 우리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안다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프로젝트와 모든 문제는 각각 다르다. 그러므로 우리가 전에 본 적이 있는 문제인 양 새로운
도전 과제에 접근해서 이미 알려지고 검증된 해법을 적용한다면 결국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다. 어리석게도 이렇게
말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모든 걸 다 알아요.
나는 오랜 경력을 쌓아왔고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란 없어요"

통제하지 말고
신뢰하라
런던 웨스트민스터 경영대학원의
기업경영학 교수인 블라트카 흘루픽은 전통적인 명령과 통제 방식의 접근법에서 협력적인 접근법으로 전환한 조직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그녀는 오랜 연구를 통해,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심에 따라 조직을 자체적으로 편성하고 새로운 생각을 실험할 수 있는 자유를
주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과를 내려는 동기를 부여받을 뿐 아니라 조직의 최종 결과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통제와 힘을 포기하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을 창출할 수 있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다루는 우리의 능력은 기꺼이 통제력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다루려는 마음가짐과 관련 있다. 우리의 도전 과제는 전문
지식만큼이나 무력함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이것은 허무주의의 공간이 아닌 겸손의 공간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전문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이 아는 것의 경계를 넘어서야만 이전에는 몰랐던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낫 노잉,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기술
일찌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우리들에게 무지함을 일깨우려고 "너 자신을 알라"라는 델포이 신전의 경귀를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다녔다. 스스로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바로 진정한 앎의 시작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 제목 '낫 노잉Not Knowing'도
마찬가지다.
크게 성공한 리더들은 불확실성, 즉
'모르는 것'을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여기서 길을 찾는다. 그런데, 1도 모르면서 '모르는 것'에
대한 탐구를 하지 않고 아는 척 하는 리더들이 많다. 비단 이는 리더들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