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 - 저주가 아닌 선물
린다 그래튼.앤드루 스콧 지음, 안세민 옮김 / 클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삶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길어졌다. 지금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본보기로 삼는 롤모델보다, 현재의 관행이나 제도적 합의보다 더 오래 살 것이다. 앞으로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고, 이러한 변화의 과정은 이미 진행 중에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쓰게 된 목적이다. - '서문' 중에서

 

 

100세 인생, 저주가 아닌 선물이 되려면

 

책의 저자 린다 그래튼리버풀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 실무를 가르치며, 현재 <일의 미래>라는 과목을 담당하면서, '인적 자원 전략'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특별회원으로 활동했고,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싱커스Thinker 50에 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최우수 강의 교수로 뽑혔다.

 

그녀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글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기대 여명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대 여명과 건강 기대 여명에 집중하면 한국은 세계 3위에 해당한다" 라고 말한다. 참고로 '2017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 기대수명은 82.2세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인의 기대 여명은 28년 늘어났다. 실제로 100세 이상 인구가 최근 5년 동안 거의 2배 증가해 3,500명에 달하며, 2030년에는 1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처럼 빠르게 증가한다면 오늘 태어난 한국인 대다수의 기대수명은 107세를 넘게 된다. 아마도 현재 오십세 미만인 사람도 100세 인생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의 최근 이슈는 저출산, 저성장, 고령화 등이었다. 그런데, 고령화에 대한 논의는 주로 기대 여명이 길어진 데 따르는 문제에만 집중한다. 이에 따라 우리들의 수명이 늘어난 것을 선물이 아닌 저주로만 여겨질 때가 많다. 즉 몸이 아프고, 기억력은 떨어지고, 살림살이는 팍팍하고, 사회는 고령자를 외면하고 있으니 오래 살아도 사는 게 지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방향은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발맞추어 정부가 정책을 잘 세우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개개인이 이렇게 길어진 삶에 대응하여 적절하게 변화해야 한다. 나아가 이런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 말고는 확실한 것이 없다"

- 벤저민 프랭클린

 

 

 

 

건강하게 나이들 것인가?

 

과거에는 장수란 오랜 세월 동안 늙은 상태로 지내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은 이런 의미가 완전히 반전되어 사람들이 젊음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징후는 첫째로 18~30세의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의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둘째로 유연성과 적응성을 통해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며 셋째로 나이와 단계가 일치하지 않으므로 세대 간의 교류가 더 많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환갑, 즉 나이 육십을 넘기면 잔치를 벌이고 축하햇다. 하지만 요즈음은 환갑 잔치라는 말자체가 없다. 그만큼 노인들의 수명이 과거에 비해 훨씬 길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과 건강 보험 등으로 인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진료함으로써 향후 기대 수명은 점점 더 늘어날 게 분명하다. 따라서 이젠 과거의 지표가 별로 의미가 없다. 길어진 수명에 걸맞게 건강을 유지하는 삶을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노동 환경

 

우리들은 이제 과거에 비해 더 오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삶을 누리는데 필요한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는 기간을 반드시 늘여야 한다. 이처럼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고용 환경도 급격하게 변할 것이다. 따라서 길어진 삶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대로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자면 급변하는 고용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예로부터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은 개개인에게 숙명과도 같은 과업이다. 하지만 미래에 다가올 고용 환경의 변화는 불확실하다. 다만 지난 100년을 돌이켜보면 전기, 냉장고, 세탁기, 자가용, 진공청소기 등 커다란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기에 앞으로의 삶을 예상한다는 게 무의미할지라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스스로에게 재교육과 재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당신이 모든 것에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아니라면, 아무것에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 폴 오스터, 미국 소설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것들

 

돈으로 무형 자산을 살 수는 없지만, 무형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돈과 재정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헬스클럽 회원권을 구매하거나 가족과 휴일을 보내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가 시간을 즐기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무형 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이러한 무형 자산이 재정적인 성공을 이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중요한 연관 관계이고, 이 두 가지의 적절한 조화는 100세 인생을 설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생산 자산~ 기술과 지식 등 직장에서 높은 소득을 얻게 한다

활력 자산~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웰빙(행복한 삶의 결정적 요소)

변형 자산~ 자기 인식, 다양한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능력, 개방적 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삶

 

앞으로 100년을 사는 동안 우리들은 최소 2~3개 이상의 직업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다양한 도시 심지어 다양한 국가에서 살게 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다. 20세기에는 교육을 받고, 직업 활동(고용)을 하고, 이후 퇴직을 하는 3단계 삶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다단계의 삶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삶이 길어지면서 3단계의 삶은 확실하게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많은 기회가 있다. 이에 저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을 그려보면서 무형 자산과 유형 자산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들은 단순한 예시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가능하고도 바람직한 삶이 무엇인지, 이러한 삶이 시나리오의 세부 내용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성찰해보아야 한다. 결국 이는 개개인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새로운 일을 감행할 기회  

새로운 단계는 새로운 일을 감행할 기회를 창출한다. 그렇게 새로운 일을 감행하면 경험을 통해 배울 기회가 생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행위를 통해 배우는데, 이러한 새로운 단계는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고 나서 그것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곰곰이 생각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된다.

 

3단계의 삶에선 교육에서 고용, 고용에서 퇴직에 이르는 두 차례의 과도기가 있었다. 다단계의 삶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과도기가 있다. 즉 교육, 고용, 퇴직이라는 단계가 각자의 인생에서 여러 번 나타나고, 2~3개의 서로 다른 직업 활동이 겹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에서 평생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변형 자산'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시간의 재창조

 

책의 중심 주제는 추가로 주어지는 시간의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열할 것인가, 특별한 시간 속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시간을 한 덩어리가 아니라 1주, 1일, 1시간 심지어 1분 단위로 생각해 볼 것이다. 즉 추가로 주어지는 주, 일, 시간, 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있다.

 

시간을 돈으로 전화하기 위하여 일을 할 것인가,

기술로 전환하기 위하여 강의를 들을 것인가,

그냥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볼 것인가.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시간이 고정되어 있고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시간에 대한 인식은 사회 관습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 관습은 삶을 단계로 나누는 일반적인 시간 모델에서 분명하게 나타나지만, 이보다 작은 단위의 시간에서도 나타난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 1주일에 일하는 날의 수, 주말의 유무, 휴일의 수, 여가 시간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변해갈 것이다.

 

1930년, 저명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우리 후손의 경제적 가능성>이라는 글에서 경제가 발전하면 여가 시간이 많아져서, 인류에게는 이러한 여가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혜안인가. 물론 케인스가 주장한 바는 장수長壽가 초래한 뜻밖의 횡재는 아니었지만 우리의 여가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여가를 재창조의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래에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다양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100세 인생이라는 선물은 이러한 다양성에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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